가은산은 제천의 진산 금수산을 마주하고 청풍호반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여섯 봉우리 암릉이다. 옛날 마고 할미가 이 산에 놀러 왔다가 반지를 잃었다. 그 반지를 찾으려고 산의 모든 능선과 골짜기를 샅샅이 찾아다니다가 아흔 아홉번째 골짜기에서 반지를 찾게 되었다. 마고할미가 반지를 찾고서는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한양이 들어설 골짜기인데, 내가 이곳에 눌러 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되니 떠나가겠다”는 말을 남긴채 떠났다고 해서 `가는 산`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골짜기가 많다는 뜻이다. 산이 그립다. 그렇지만 옆지기는 산행이 그리 달갑지 않은 눈치다. 그래도 배낭을 챙기니 기꺼이 따라 나선다. 아니 가본 곳도 찾기가 어렵고 가은산이나 올라볼까 싶어 상천을 찾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