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에는 ’조선 전기의 문신 강희맹(1424~ 1483년)이 쓴 시가 전한다.
‘별은 술로써 하늘에 이름이 있고,
땅의 신령은 액체를 빚어서 샘물에 흘려보낸다.
몽매한 풍속이 어찌 다 헛말임을 알겠는가.
기괴한 이야기가 되어 지금까지 전해진다네.
원성 부곡 옛 고을 서쪽에 깎아지른 듯한 높은 봉우리 우뚝 솟아 창연히 섰네.
벼랑 아래에는 물이 깊고 맑아 굽어보면 검푸른데,
돌 술통이 부서져 강가에 가로놓였네.
사람들이 말하기를
“술통이 높은 벼랑 위에 있을 때에는
맑은 술도 탁주도 저절로 솟아오르고 술값은 말하지 않았다네.
천 종을 마시면 요堯가 되고, 백 괵斛을 마시면 공자가 된다” 하더니
옥산이 봄바람 앞에 스스로 무너졌네. (후략)
옛 선비들이 술 마시는 자리는 누각이나 정자가 있기 마련이고, 주변 경관은 수려한 곳이 많다. 망산 끝자락에 주천이란 지명을 유래하게 만든 주천샘이 있을 뿐 아니라 바로 그 아래 주천강이 흐른다. 강 옆의 망산에는 빙허루가 있다. 누각에 앉아 술 한 잔 마시며 경관에 취하고 술에 취해 풍월을 읊지 않았을까? 망산은 글자 그대로 주변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산이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사방이 내려다 보인다. 망산을 끼고 흐르는 주천강에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강변과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은 오르고 내림이 적어 걷기가 좋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에는 두개의 전설이 있다. 주천(酒泉) 망산(望山)기슭의 샘터는, 농사일에 지치고 배고픈 천민이 오면 힘을 샘솟게하는 탁주가 나오고, 과거시험 준비에 심신이 피곤한 양반이 오면 정신을 맑게하는 약주가 샘솟는 영험한 샘물 있었다. 어느날 천민이 양반복장을 하고 샘을 찾아 갔지만 탁주가 나오자 이를 곡해한 천민이 샘터를 부순 이후 술이 나오지 않고 찬 샘물만 나오게 되었다고 전한다.
또하나의 설은 마을에 부인을 잃고 상심하여 마냥 술타령만을 일삼는 사람이 있었다. 돈이 없는데도 아이들에게 술을 받아오라고하여. 자식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어느날 또 술을 받아오라고 하자 막내아이는 할 수 없이 이 샘물을 퍼담아 갖다 드렸다. 그랬더니 아버지는 맛좋게 마시고 나서 더 가져오도록 하였다. 돈이 없는데도 아이들이 술을 가져오는 것이 의아해서 몰래 뒤를 따랐다. 그런데, 아이는 샘물을 퍼오고, 그것을 마시니 술이 아닌가! 이러한 조화를 보게 된 아버지는 마음을 고쳐먹고는, 가정을 잘 돌보게 되었으며, 그러자 그후부터는 술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주천강 강변으로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울창한 숲이 들어선 강변을 따라 걷기가 좋다.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다. 주천교에 도천교를 지나 불정사가 나온다. 불정사 뒷산으로 오르면 커다란 기암이 우뚝 서있다. 무엇을 닮긴 닮았다만~ 기암에 올랐다가 오던길로 원점 회귀한다. 오는 도중 밤도 줍고 주천 들머리 맛집으로 소문난 주천묵집에서 묵밥을 먹고 돌아온다. 주천강변으로 나즈막히 늘어선 망산을 같이 올라 보는 것도 좋은 트레킹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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