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진달래 군락지 비슬산에 오르다.
여행기간
2008.04.19(토) 맑음
나의 평가
봄이 오면 산객들은 으레이 봄꽃 산행지를 찾아 간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산수유와 벗꽃과 진달래산행이 그 대표적인 것 같다. 원내산악회에서 진달래 산행을 하고자 비슬산을 찾아간다. 날씨는 초여름 만큼이나 화창하고 따끈하다. 비슬산은 대구 달성군 유가면과 가창군에 걸쳐있다. 해발 1,003.6m의 대견봉을 중심으로 조화봉(1,058m)과 관기봉(990m)이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비슬"이란? 인도 범어의 발음을 그대로 표기한 것으로 신라시대에 인도의 스님들이 이 산을 구경한 뒤에 이름지었다 하고, 비슬산 정상의 바위 모습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형상과 같다고 하여, 비파의 "비"자와 거문고 "슬"자를 따서 비슬산이라 부른다는 설도 있다. 북쪽으로는 대구의 영산이라는 팔공산과 남쪽으로는 억새와 진달래로 유명한 화왕산을 이웃하고 있다.
산행은 소재사가 있는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한다. 넓은 주차장이 잘 정비된 자연휴양림 앞에 주차를 하고 소재사를 지나 콘크리트포장길을 타고 오른다.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계곡이 보인다. 겨울에는 이곳에 얼음동산을 만들어 놓는다고 하는데 계절이 계절인만큼 얼음동산은 없고 커다란 얼음동산 사진이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진달래로 유명한 비슬산 등산로는 산객들로 만원이다.
오르다 보면 암괴지대가 나온다. 커다란 바위돌들이 굴러내려 계곡을 바위로 가득 채운 암괴지대는 비슬산의 진달래와 더불어 또 하나의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암괴지대는 산을 오르다 몇개 더 만나게 된다.
길옆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으며, 통나무 그네도 보인다. 궂이 한번 타보고 싶다는 여자분들의 소원을 거역하지 못하고, 여자들은 올라타고 남자들은 미느라.... 헉~헉~
난 유난히도 여자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 같다.......ㅎ
그러나 모두가 즐거워 하니 보는 마음도 함께 즐거워진다.
콘크르트 포장길이 끝나면 본격적인 등산로로 들어서게 된다. 활엽수림이 연록의 싹을 틔우고 군데군데 진달래가 만개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야 한다. 오르다 우측을 보면 거대한 암괴지대가 보이고 산상으로 대견사지터 삼층석탑이 오똑하게 올려다 보이고 길게 능선으로 뻗어나가 마루금을 이루고 있다.
산상에 오르면 임도와 등산로가 합쳐지는 대견사지터 앞으로 오르게 된다. 구불구불한 임도를 타고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도 올라 오기도 하고, 하드를 파는 장사꾼의 모습도 보인다. 대견사지 앞으로 코끼리 바위가 올려다 보인다. 한사람이 올라 앉아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방향을 잘못 잡은 탓인지 아무리 보아도 코끼리를 닮은 구석이라고는 찾아 보기 힘들다.
대견사지터 능선으로 올라서면 북으로 비슬산의 정상인 대견봉이 멀리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조화봉으로 향하는 부드러운 능선이 뻗어 나간다. 조화봉은 무슨 공사를 하는지 정상을 벌겄게 까 놓았으며, 출입을 금하고 있다. 능선의 중간에는 바위들이 모여 꽃을 피운 것 같은 바위 무더기가 있다. 사람들은 이 바위를 "칼바위" 또는 "톱바위"라 부른다 한다.
대견사지터는 진달래 군락지와 더불어 비슬산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기암들이 늘어서 있어 아름다운 이곳에는 빈 절터만이 광장을 이루고 있으나 오늘은 산객들로 만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휴식도 취하고 점심을 먹기도 한다. 우리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쉰다. 홀로 산행을 할때는 먹거리 챙기기를 소홀히 하여 늘 빈곤한 오찬으로 때우는데 여럿이 준비를 하다보니 진수성찬이나 다름이 없다.
암봉군락의 절벽위로 넓게 닦여 있는 대견사지터는 낙동강 일원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이곳에서 낙조를 즐기면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인다고 한다. 절벽 끝으로 삼층석탑이 서있어 예전의 융성했던 대견사를 연상케 한다. 대견사지 삼층석탑은 무너져 내린것을 1986년에 다시 세워 놓았다고 한다. 이곳까지 오르느라 수고도 하셨고 주위의 풍광이 수려하니 다같이 기념촬영 한번 한다. 오늘 처음 참석한 영양사님들의 애교포즈까지 더하여 울병원 여직원들은 진달래꽃보다 아름다운 것 같다....ㅎ
대견사지터에서 계단을 타고 오르면 광활한 진달래군락지가 펼쳐진다. 30여만평의 넓고 부드러운 완경사 평원에는 진달래와 싸리나무가 혼재하여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진달래군락지의 끝으로 대견봉이 우뚝하게 바라 보인다. 그러나 진달래는 아직도 몽우리만 탱탱하게 부풀어 있을 뿐 개화되지 않았다. 여수의 영취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고의 참꽃군락지는 아직 숨을 죽이고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벼르고 별러서 찾아 왔건만.....ㅠㅠ
조화봉은 출입금지를 하여 오르지 못하고 대견봉으로 향한다. 조화봉에서 대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부드럽고 완만하여 걷기가 아주 좋다. 가파른 된비알을 오르고 내리는 힘든 산행중에 이러한 부드러운 능선은 산행의 즐거움과 함께 피로를 덜어준다. 광활한 진달래 평원 끝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그래도 꽤나 많은 진달래가 피어 있어 나름대로 진달래산행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능선길도 진달래꽃을 보러 온 마음 급한 산객들로 꽤나 붐빈다. 비슬산은 진달래를 빼어 놓는다 하여도 그리 뒤지지 않는 산이다. 산림청 선정 100대명산중에 26위라 하니, 암봉과 넓은 평원과 기암과 억새군락만 본다고 하여도 좋은 산인 것이 틀림없다. 겨울철 상고대가 피어날때 눈쌓인 능선길을 걷는다면 더없이 좋은 산행이 될 것 같다.
잠시 바위지대를 만나게 되고 밧줄구간이 나온다. 그러나 위험하거나 어려운구간은 없다.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 대견봉 사이의 안부에 내려 섰다가 다시금 송림이 빼곡한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한다. 송림이 끝이나면 메마른 억새가 군락을 이루는 대견봉이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이곳에서 용천사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대견봉은 억새군락지로 멀리서 보면 떡시루를 뒤집어 놓은 듯 부드러운 능선이 억새로 덮혀있다. 정상에 올라 서면 용천사로 이어지는 안부쪽으로도 진달래 군락지가 한 곳 내려다 보인다. 약간은 개화 되었지만 아직 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따끈한 날씨가 땀깨나 흘리게 하는 날이다. 흐르는 땀을 연신 닦다 보니 더위와 함께 얼굴이 벌것게 달아 오른다. 헉헉대며 대견봉에 오르면 사람키만큼이나 커다란 정상표지석이 암봉위에 올라서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을 즐긴다. 비슬산의 부드러운 능선과 광활한 평원은 거칠 것 없는 조망을 틔워 놓아 시원함을 가져다 준다.
이곳에서 부드러운 북릉을 타고 가면 등산로는 갑자기 가파라 진다. 유가사로 향하는 이곳으로 오른다면 다리심께나 써야 할 것 같다. 된비알길은 하산하는데도 그리 녹녹치 않다. 하산중에도 군데군데 숲을 뚫고 내려다 보이는 조망은 일망무제라 할 수 있다. 군데군데 산벗꽃이 화사하고 연록의 푸르름은 꽃보다 아름다워 보인다. 봄은 볼것이 많아 봄이라 한다더니, 생명의 힘이 분출하는 산야는 온통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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