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소백산에 오르다.

바위산(遊山) 2006. 3. 6. 01:52

소백산은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제1연화봉(1,394m), 제2연화봉(1,357m), 신선봉(1,389m), 형제봉(1,177m), 묘적봉(1,148m)등의 많은 영봉들이 어울려서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로 수려한 경관을 보여 주고 있는 산이다.

소백산맥의 주산으로 주봉인 비로봉은 야생화의 보고로 희귀식물인 에델바이스가 자생하고 있는 지역으로 봄이면 철쭉이 만개하여 그 은은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제1연화봉에서 부터  비로봉 사이의 북서 사면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주목 군락지가 있으며 연화봉에서 이어진 희방계곡은 높이30m의 웅장한 희방폭포와 더불어 뛰어난 경관을 보여 주고 있으며, 북으로 흐르는 계곡들은 단양팔경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오르는 아흔아홉 구비의 죽령은 영남의 3대 관문 중 하나로서, 그 옛날 과거길 선비들의 수많은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봉인 비로봉은 나라가 어려울 때 이 고장 선비들이 한양의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는 국망봉과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과 옛날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솔봉 등 많은  산봉우리들이 연이어져 있다.
연화봉에서 바라본 소백산 전경이다.

바로 앞이 제1연화봉이고 저 끝에 위용을 자랑하는 곳이 비로봉이며 그 뒤로 국망봉의 봉우리가 보인다.

 

오늘의 산행은 풍기 쪽 희방사 입구부터 등산을 하기로 하였다.

희방사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입장료 1인 3,200원, 소형차 주차료 4,000원 좀 비싸다는 느낌이다)

단체일 경우 싼 곳을 택하려면 단양쪽으로 10분(차량)정도 조금 더 올라가 죽령매표소에서(입장료 1,600원, 주차료 무료) 올라 희방사 쪽으로 내려오는 것도 좋다. 다만 차량 이동은 별도로 할 사람이 있어야 겠지만......

 

 

소백산 관리사무소 앞에 주차를 한뒤 희방계곡을 기점으로 등산을 시작하면 된다. 희방계곡엔 아직도 백설이 분분하나 투명하리 만치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덜 녹은 눈길을 조금 오르다 보니 희방폭포가 나타난다. 영남 최고의 폭포라는 희방폭포는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였지만 수량이 풍부하여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희방폭포를 지나 완만한 경사지를 오르다 보면 희방사가 나온다.

 

 

희방사는 643년(신라 선덕여왕) 두운조사가 소백산 남쪽 기슭 해발고도 850m에 창건한 사찰로 절 입구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림이 빽빽이 우거져 있으며, 절 바로 밑에 내륙지방 최대 폭포인 높이 28m의 희방폭포가 있다. 
1568년 선조때 새긴 "월인석보" 1·2권의 판목을 보존하고 있었는데, 6·25전쟁으로 법당과 훈민정음 원판, 월인석보 판목 등이 소실되었으며 1953년에 중건해 오늘에 이르며 경내에 희방사 동종과 월인석보 책판을 보존하고 있다.
월인석보는 수양대군이 세종의 명으로 석가세존의 일대기를 국문으로 엮은 "석보상절"과 세종이 석보상절을 보고 석가세존의 공덕을 찬송하여 노래로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합친 책이란다.
불경언해서로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글자와 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1권 머리에 훈민정음 판 15장, 30면이 얹혀 있어서 국어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희방사 7층 석탑의 모습

 

 

계곡길에서 능선길로 오르는 길은 눈 쌓인 급경사로를 올라야 한다.

이 곳의 경사로는 장난이 아니다. 아직 덜 녹은 눈과 45도(?) 이상은 될 듯한 경사로가 쉼없이 이어진다.

 

 

능선길에 오르면 이 곳 부터는 경사가 완급을 거듭하여 피로를 덜 느낀다. 3월의 초순이지만 이 곳의 눈은 아직도 겨울인가 보다.

 

 

멀리 소백산 정상이 보이나 갈 길은 아득한 듯.....

 

 

희방사 쪽에서 오르다 만난 유일한 소나무 군락지다.

이 곳은 거의 낙엽관목으로 뒤덮혀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보는 소나무를 보기는 매우 힘들다.

 

 

정상으로 다가가니 키 작은 관목과 철쭉나무들로 덮혀 있다.

 

 

드뎌, 정상이다.

연화봉 정상비가 우뚝 서 있고 정상에 서면 소백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다, 바람이 좀 거세나 오늘 날씨가 화창하고 기온이 높아 찬 기운은 이미 세력을 잃었다. 다만, 부지런히 다녀와 맛있는 것 사 먹자고 마늘을 꼬셔 점심을 가져오지 않았더니 뱃속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난다. 배낭을 뒤져보니 나오는 것은 �콜릿 2개 뿐....안 고픈척하고 마누라 먹으라 했다.

 

 

앞에 보이는 것이 제1 연화봉이다. 연화봉에서 약 0.8키로 정도를 더 가야 한다.

 

 

제1연화봉을 지나 비로봉이 보이고 비로봉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국망봉이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시원하게 뻣어 내린 능선들이 일품이다. 3월의 초순이지만 아직도 백설이 분분하다.

 

 

연화봉에는 소백산 천문대와 한 봉우리 떨어져 중계탑이 있다.

 

 

소백산의 정상은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지고 작은 낙옆교목과 철쭉꽃나무로 뒤 덮혀 있다. 철쭉꽃을 보러 3년전과 작년에도 비로봉을 올랐지만 철쭉꽃을 보는 것은 실패 하였다. 먼저는 너무 이르게 �아 왔으며(5월말 부터 철쭉제가 시작되나 6월 10일 전후가 좋을 듯 하고 나중은 가뭄으로 철쭉의 개화가 시원치 않음이다.) 철쭉꽃을 보기에는 비로봉 보다는 연화봉이 나을 것 같다.

 

 

눈 쌓인 부드러운 정상의 철쭉나무들.

 

 

 음식을 준비하고 시간이 충분하면 비로봉으로 향하고 싶으나 창자 사정도 별로 좋지 않고 이미 오후가 되니 눈이 녹기 시작하여 등산로가 장난이 아니다. 몇년 신어서 그런지 완전 방수라던 등산화 속은 이미 양말 세탁장이 되어 버렸다. 

 

 

능선길에서 계곡길로 내려오는 급경사로는 올라 올때 힘깨나 빼 놓더니 내림길에는 반쯤 녹은 질척이는 눈으로 인하여 아이젠의 효과도 반감한다. 미끄러져 내려가고 엎어지는 사람의 괴성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 몸도 미끈하고 엉덩방아를 찧는 순간 자동으로 미끄러져 내리는데 십여미터는 제동 없이 그대로 날랐다. 재미도 있지만 돌뿌리라도 다리 사에에 걸리는 날엔 마늘을 워찌보고 살꼬?

 

 

등산을 마치고 희방계곡에 도착하니 물소리가 정겹다. 다음엔 구인사쪽에서 올라 국망봉을 가 보고싶다.

 

 

오는 길에 길옆에서 직접 과수원을 하는 가계에서 사과를 한박스 샀는데 맛이 좋고 당도가 짙다. 상품가치 덜한 사과도 덤으로 반박스는 얻은 것이 후한 인심 탓도 있겠지만 이놈의 입심 영양 탓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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