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솔솦과 월대따라 걷는 평창강 "절개둘레길"

바위산(遊山) 2017. 9. 26. 12:49

언   제 :2017.09.09(토)

누구와 : 마누라

어데에 : 평창강 둘레길 "절개 둘레길"(4.5km-2시간)

절개산

평창 여행하면 이효석의 고향인 "메밀꽃 필무렵"의 무대인 봉평을 떠 올리게 한다. 그리고 지금 한창 열리고 있는 백일홍 축제다. 평창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경치 좋고 걷기 좋은 곳이 있으니, 바로 "절개 둘래길"이다. 맑은 평창강 물줄기가 힘차게 솟아 오른 적벽 아래로 굽이굽이 흘러 내리는 곳이 바로 "응암리"다. 

아양정▲

평창강 너머로 절개산의 수직 직벽을 바라보고 있는 응암리는 ‘매화마을’로도 불리는데, 매화란 꽃 이름에서 딴 게 아니라 날짐승인 ‘매’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임진왜란 당시 왜병에 의해 노성산성이 함락되자 평창군수와 민·관군이 이곳으로 숨어들어 절벽 근처 두 개의 굴에 나눠 은신하며 매를 날려 서로 교신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다 군수는 발각돼 포로가 되고 처는 이 절벽에서 꽃잎처럼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메밀꽃▲

몇몇 농가와 팬션이 자리한 '매화마을'에 들어서니. 휘돌아 흐르는 강물이 제법이나 물소리가 하나 들리지 않고 적막하기만 하다. 응암리에는 솔숲길과 강변길을 이은  ‘매화마을 녹색길’이란 둘레길이 있다. 매화마을 진입로에서 시작해 소나무숲길을 지나 오솔길과 강변길, 여울목길, 아양정길을 거치는 4.5km구간으로 2시간 내외가 소요되는 둘레길은 적벽을 바라보며 걷는 강변길의 정취와 솔밭길을 걷다보면 강변 30m 높이의 절벽에 지어진 ‘아양정’이란 정자가 서 있어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적벽 앞 팬션▲



절개산 적벽▲



약수터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은 편안하다. 높낮이가 없고 시원한 강바람이 불러오는 강변을 따라 걷다 솔밭길로 오른다. 솔밭길도 그리 가파른 곳이 없어 걷기가 좋다. 솔향기 풍기는 빼곡한 숲길을 걷다보면 아양정이 나온다. 아양정에 잠시 쉬며 여유를 부려본다. 아양정 아래로 뚫린 터널을 드나드는 차량들의 소음이 매우 거슬리기는 하지만...ㅠㅠ




외대(월대)






'가을동화' 팬션 홍보는 제대로네...^^*


옥녀봉

강변에 김삿갓 시비가 서 있다. "뱃머리에 물고기 뛰어 오르니 은이 석자요 / 문 앞에 산 봉우리 높으니 옥이 만 층이라 / 창 바로 앞에 물 흐르니 어리아이는 늘 깨끗하고 / 떨어지는 꽃잎이 방으로 날아드니 / 늙은 아내까지 향기로원 진다"

이곳은 당산나무 3그루가 우뚝 솟아 있었다고 한다. 김병현(삿갓)이 영월의 김삿갓면을 들르는 길에 이곳 응암리를 지나다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시를 읊으며 하루를 쉬어 갔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1950대 이후 동네에서 널판지를 만들기 위하여 베어 내었다고 한다.

벼도 누렇게 익어가고~



솔밭길 오름길



마지리 동북쪽 산부리 밑에 있는 못. 옛날 고산골에 나주나씨가 살았다. 어느 날 이 집에 사내아이가 태어났는데, 난 지 사흘 뒤에 아이 혼자 있는 집에서 군사훈련소리가 났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방문을 열었더니 병정들은 없고 아이가 어른 키 높이의 선반 위에 앉아있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집안의 어른들은 역모죄로 몰려 3대가 멸족 당할 수 있는 장수가 났다며 두려워하였고, 결국 아이를 압사시켜 죽였다.                                                       마지리 전망대▼

아이가 죽은 지 3일이 지나자 마을에 갑자기 폭우가 한나절 가량 쏟아졌다. 비가 그치고 나자 마지 1리에서 응암리로 가는 길에 말과 커다란 못이 생겨났다. 말은 매우 사나워 마을 사람들이 잡을 수 없었고, 사흘간 말이 마을에서 울부짖으며 돌아다녔으므로 주민들은 두려워 밤에 나갈 수 없었다. 3일 뒤에 시동에서 말이 죽자 사람들이 말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 무덤과 말이 솟아난 못이 지금도 남아있다. 전망대에 서면 강 건너 맞은 편에 정자와 함께 말의 동상이 서 있다.(분명 찍었는데 사진이 없네..)




이게 모야??


아양정

아양정은 평창강을 끼고 우뚝 서 있는 높이 약 30m의 절벽 위에 세운 정자로, 자암정(紫岩亭)이라고도 한다. 1580년(선조 17) 지방 유생이었던 지대명(智大明) 등에 의해 창건되었다. 당쟁을 피해 관직을 버린 선비들이 찾아와 시를 읊었던 곳이고, 임진왜란으로 의병을 모집할 때에는 은밀한 연락처가 되었던 곳이다.

중국의 적벽(赤壁)과 흡사한 풍경을 지니고 있다 하여 이 부근 평창강을 적벽강이라고도 하는데 아양정이라는 이름 또한 중국 적벽강 기슭에 서 있는 정자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이다. 정자에 서면 산자락 사이에 형성된 작은 마을과 첩첩이 쌓인 산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또 정자 아래로는 평창강 푸른 물이 흐르고, 정자 뒤쪽으로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경치가 뛰어나다

아양정에서 내려다 본 평창강▲



전망대



이게 무슨 풀인디 강변을 덮어 놓았다.



이렇게 4.5km를 여유자작 걸으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부실허리와 내 나이에 적당한 운동) 강변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가을이라 말하고 강물에 발을 담그고 고기를 낚는 태공의 모습이 마냥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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