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레삽'호수의 수상가옥과 망그로브숲 보트체험

 

여행 마지막날 찾아 간 곳은 캄보디아의 가장 큰 자연호수인 톤레샵호수다. 톤레삽호수는 캄보디아에 위치한 자연호수로 주요 하천과 연결되어 있다. 톤레삽호는 인도아 대륙과 아시아대륙의 충돌에 의해 일어났던 지질학적인 충격으로 침하하여 형성된 호수이다. 동남아시아 최대의 호수이고, 크메르어로 톤레는 강, 사프은 거대한 담수호라는 의미가 있다.

<수상가옥으로 가는 선착장>

1년중 건기의 대부분은 수심 1m 이내로, 면적은 2700평방킬로미터로 우리나라의 제주도 면적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프놈펜과 시엠립을 연결하는 정기선이 암초에 부딪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생김새는 호리병박 형태이다.

<물이 빠진 호수: 벼 등 작물이 자라고 있다>

그러나 하계의 몬순 기간에는 호수에서 프놈펜 부근 메콩강에 흘러 들어가는 톤레삽강이 역류한다. 그 때문에 주위의 토지와 숲을 침수로 하면서 면적은 1만 6000평방킬로미터까지 확대되어 경상남북도를 합한 면적까지 넚어지고 깊이도 9m에 이른다.

이 호수는 육상에서 자란 식물의 유기물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다량의 플랑크톤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일시적 수역에서 번식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생선이 대량으로 자라고 잡힌다. 무게가 100kg이 넘는 메콩 오나마주 등을 비롯하여 600종 이상의 담수어가 서식한다.

우기가 끝나고 물이 빠지면, 번식을 마친 생선은 하류로 돌아간다.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우리나라 전체의 어획량보다도 훨씬 많다고 한다. 톤레삽 수계로 생산된 생선은 캄보디아 국민의 단백질 섭취량의 60%를 차지한다.

물이 빠지면 주위의 양분이 많은 퇴적물을 남기기 때문에, 우계 이외의 기간에는 농지가 드러나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물이 빠진 드넓은 토지에는 물이 빠지는 시기에 따라 농사가 시작되므로 이제 파종을 하는 곳과 한창 작물이 자라고 있는 곳, 추수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주로 벼 등이 재배되고 있으며, 톤레샵강이 역류하면, 메콩강 하류에 종종 홍수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톤레샵 호수에는 호수의 명물인 수상가옥촌이 있다. 주로 베트남에서 보트피플로 탈출한 가난한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보트피플’은 정치적·경제적 이유 등으로 국가를 떠나 해로(海路)를 통해 탈출하는 난민을 일컫는 말이다. 

1970년대 베트남 전쟁 전후 많은 난민이 선박을 타고 탈출을 시도했다. 북베트남이 무력 통일을 하면서 사상교육과 강제 노동 등을 통한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것이 주 요인이다. 탈출은 주로 다낭과 같은 상업 도시에서 발생했으며, 보트피플의 상당수는 남베트남의 관료나 군인, 교사와 같은 특권계층이었다.

이후 이어진 캄보디아와의 전쟁과 경제적 원인으로 베트남에는 1980년대까지 약 100만 명에 이르는 보트피플이 발생했다. 경제력이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 호주 등 여러 나라로 탈출하였으나, 힘없는 난민들은 인접한 이 곳 캄보디아의 톤레샵 호수에 수상가옥을 짖고 삶의 터전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 곳에 물고기가 많아 땅이 없어도 집을 짖고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물이 반쯤 빠진상태로 수위에 따라 이동을 하며 생활을 한다. 톤레샵호수의 물은 시뻔건 흙탕물이다. 이 곳 수상가옥의 사람들은 이 곳에 정화없이 배설하며, 이 물을 생활용수로 활용하며 식수는 사서 먹는다고 한다. 그래도 크게 질병이 생기지 않는 것은 저항력 강화에도 있겠지만 수질검사 결과 암모니아(대소변에 많은 성분) 성분을 제외하고 그리 오염되지 않았으며, 특히 중금속 등의 검출은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고 한다. 

수상가옥으로 배를 타고 가던 중, 수상가옥에 사는 어머니가 고기를 잡던 중 어린아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며 떠내려 가고 있었다. 다행이 주변을 운행하는 배들이 모두 몰려들어 곧바로 구조를 하였으나, 수영 잘한다고 큰소리 쳐놓고 뛰어 듬을 망설였음이 내내 자책으로 남는다.

수상가옥의 뒤쪽으로 아름드리 맹그로브 숲이 자리하고 있다. 이 맹그로브 숲 사이로 보트를 타고 수상가옥까지 둘러 보는 보트체헙장이 있다.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이 사업은 대박이 났다고 가이드가 말한다.

 

 

보트를 타고 맹그로브 숲을 빠져나가면 수상가옥마을이다. 불안한 것은 가옥을 받치고 있어 물에 뜨게하는 원리가 바닥에 드럼통을 부착한 것으로 매우 조악해 보인다. 이 수상가옥촌에도 상점도 있고 화려한 사원도 있으며, 좀 떨어진 곳으로 일본에서 지원 나온 병원선도 정박해 있다.  

 <보트를 타고 둘러보는 수상가옥>

 <수상가옥촌의 사원>

<수상가옥촌의 식당> 

 <수상가옥촌의 상점>

 

 <수상가옥촌의 아이들>

 

수상가옥을 둘러보고 다시 맹그로브숲으로 돌아온다. 맹그로브 숲에는 군데 군데 옥잠이 수북히 자라고 있다. 옥잠군락지에서 아낙네들이 옥잠의 뿌리를 채취하고 있다. 그 용도는 자못 궁금증으로 남아 있고, 한옆으로 쓰러져 고사한 맹그로브나무를 자르는 아낙도 보인다. 난방이 필요없는 곳이니, 취사용 연료를 마련하는 것 같다.

톤레삽 호수를 마지막으로 캄보디아 여행을 모두 마치게 되었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살고 있는 캄보디아 사람들과 찬란한 유적지를 둘러 보며, 흥망성쇠를 되풀이 하는 역사를 간과하여서는 아니될 것 같다. 우리는 단군 이래로 가장 잘 사는 시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미래를 보장받는다고 장담 할 수는 없다. 끝으로 보트를 타고 우리를 바라보며, 웃어주는 저 여인의 아름답고 순박한 미소가 캄보디아에 가득 퍼져, 번성기 앙코르의 영광을 다시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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