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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선암골 생태유람길-물소리길(소선암~하선암)

바위산(遊山) 2016. 4. 28. 16:58

<식기봉>

화창한 날씨에 건조한 봄바람이 분다. 단양의 식기봉 산행을 해볼까 하여 찾아 간 별천리 등산로 입구에는 산불감시원이 떡하니 버티고 서서 출입을 저지하고 있다. "아자씨! 슬그머니 다녀올테니, 못 본척 할 수 없나요?" 나의 도발적인 질문에 아자씨의 명답 "지금 내입장에 들어가라 할 수도 없고...." , 그래서 찾아간 곳이 별천리에서도 산속으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도락산 남쪽에 자리잡은 내궁기를 찾아간다. 그곳에 사모를 닮은 사모바위와 사모폭포를 보기 위함이다.  

<도락산>

도락산 남쪽 골짜기 안으로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민왕이 이성계에게 쫓겨 평민으로 가장해 머물렀다는 궁터골이 있다. 고려가 망할 무렵 도락산성 절골 현 벌천리 내궁기 절골에서 짚신을 만들어서 팔아가며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가 있었다. 산아래 마을사람(외궁기)들은 이 할아버지를 '이인'이라 불렀다. 욕심이 없어 남과 다투거나 화를 내지 않으며, 마음이 내키거나 기분이 좋을때에 부탁하면 명당이나 집자리를 잡아주며 살아갔다. 

<사모바위>

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공민왕이 어지러운 정국의 난을 피하여 평민복장으로 현 도락산 근처를 지나가다 날이 저물어 짚신 할아버지 집을 찾아서 잠시 묵어 갈 것을 청하였다. 이에 짚신 할아버지는 공손히 안내하며 안으로 청하여 안방 아랫목에 앉히고 박서방네 집에 가서 쌀 한말만 꾸어 오라고 하였다. 할머니는 5Km 쯤 떨어진 박서방네 집을 찾아 갔으나 박서방은 가난뱅이 짚신 할머니에게 쌀을 꾸어주질 않았다.

<사모폭포>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거절당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섭섭함을 토로하자 할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 허허. 내가 그 사람 벼 50섬할 명당양택을 잡아주었는데 쌀 한말 꾸어 달라는데 그것마저 거절하는 구만 " 그래서 "그 사람 그릇이 그것밖에 안돼서 벼 50석 밖에 자리가 안 나더라 " 하니 왕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렇게 풍수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 하필 짚신만 삼고 이 벽촌에 살고 있소"하고 이야기하자 짚신 할아버지는 "내가 사는 이 집터는 돈 없고 권세 없고 알아주지 아니하는 집터이지만 이 집터는 궁궐이 될 터입니다.

오늘 임금님께서 반드시 하루를 우리 집에서 유하고 가실 테니까요" 하고 대답했다. 왕이 깜짝 놀라서 어떻게 그리 잘 아느냐 했더니, 도락산 정상에 모여있는 빛과 왕의 인자하신 모습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결국 왕이 이 집에 하룻밤을 묵었으니 짚신 할아버지의 풍수지리가 맞아 떨어졌고 초라하던 집이 행궁이 된 셈이다. 그 후 할아버지는 아무리 없어도 왕의 마음으로 한 세상을 살았다 한다. 그래서 이곳을 예전에는 절골이라 했는데 공민왕이 하루를 유하고 간 후 부터는 궁기둥, 내궁기, 외궁기가 되었다고 전한다.

사모바위와 사모폭포를 보고 찾아간 곳은  충북 단양군 단성면에 조성 중인 ‘선암골 생태유람길’의 개통 구간인 물소리길이다. 최근 트래킹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성면 소재지부터 방곡도예촌, 사인암까지 모두 46.4㎞의 순환 코스로 현재 조성 중에 있으며 현재는 물소리길 일부 구간만 개통 중에 있다. 현재 개통 중인 물소리길은 단성생활체육공원부터 소선암을 거쳐 하선암까지 5.9㎞의 구간으로 선암계곡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매력적인 구간으로 꼽힌다.

소선암 오토캠핑장과 소선암 자연휴양림 등 다양한 숙박시설과 포토존,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단양팔경 중 한곳인 하선암과 소선암 등 명승지의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 등 수려한 자연 풍광이 병풍처럼 펼쳐져 가족 단위 봄 나들이 트래킹으로는 안성맞춤이다. 계곡과 절벽을 나무로 만든 다리로 잇고 주차장 등 부대시설도 자연훼손을 최소화해 숲 속을 걷는 느낌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조성해 대자연속의 트래킹 묘미를 맛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이 구간의 또 다른 묘미는 ‘샛길’과 ‘물맛’이다. 오토캠핑장 뒤쪽에 있는 2시간 코스의 ‘샛길’ 두악산과 덕절산 등산로를 걷는 것도 좋고, 단양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에게도 ‘물맛’ 좋기로 입소문이 난 냉천(冷泉)약수터에서 트래킹에 지친 갈증을 해소할 수도 있으며, 단양팔경을 관광하다 자투리 시간이 난다면 물소리길을 걸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생태유람길은 모두 4개 구간으로 1구간은 ‘물소리길’(단성생활체육공원∼벌천삼거리 17km), 2구간 ‘고개넘어길’ (벌천삼거리∼방곡삼거리 8km), 3구간 ‘숲소리길’ (방곡삼거리∼사인암 10.6km), 4구간 ‘농촌풍경길’(사인암∼단성생활체육공원 8km)으로 조성 중에 있다. “선암계곡일대는 산세가 수려해 예로부터 선조들의 칭송을 받던 곳으로, 생태길 전 구간이 준공되면 국·내외 트래킹 마니아는 물론이고 많은 관광객들로부터 사랑받는 관광명소가 될 것 같다.

 

 

 

 

 

 

 

 

 

 

 

 

 

 

 

 

<하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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