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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무지와 시원한 조망을 자랑하는 <두악산>

바위산(遊山) 2016. 2. 23. 17:25


단양팔경으로 유명한 충북의 단양군은 산천의 경관이 빼어나 그 명성이 자자하거니와, 단양8경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사인암의 4경이 자리한 단성면은 항상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100대 명산인 소백산과 도락산, 황정산, 수리봉, 올산 정도로 주로 오른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별로 볼품없는 덕절산과 재미난 전설이 전해오는 두악산은 산쟁이에게 소외되어 있다.

그러나 한 번쯤 올라보면 주변의 명산들을 둘러보는 조망이 일품으로 등산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산이다. 멀리서 온 대부분의 산객들은 덕절산과 두악산을 연계하여 오른다.  그러나 가까이 있고 허리도 부실하여 간단히 두악산만 올라 보려고 단성을 찾아간다. 두악산 정상에 서면 금수산, 소백산, 황장산, 말목산, 구담봉, 월악산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 오며 충주호가 발아래 보인다.

<단봉사>

단양군이라는 지명의 단(丹)과 양(陽)이 모두 불을 상징하고, 단양의 주산인 단성면 두악산도 불꽃 모양을 하고 있어 예부터 불이 자주 났다고 한다. 한 번 화재가 나면 남한강에서 불어오는 세찬 강바람 때문에 큰불로 번지기 일쑤여서 이 지역에서는 불의 맥을 끊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주민들은 불의 기운(火氣)을 다스리려고 두악산 정상에 소금과 한강수를 각각 담은 항아리를 묻고 제를 올렸다.

두악산은 소금을 묻어뒀다 해서 일명 소금무지산으로도 불린다. 정월 대보름 전날에 제를 올려왔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올해도 대보름 전날인 21일 두악산 정상에서는 이런 전설을 향토문화 행사로 계승한 제23회 소금무지제가 열리고 있다. 제를 올리기 위하여 단양의 주민들이 바리바리 제물과 제수용품을 싸들고 눈쌓인 등산로로 힘겹게들 오르고 있다. 단양 부군수 등이 제사를 관리하는 헌관(獻官)을 맡아 소금과 물로 화마(火魔)를 달래며 지역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한다.

 

이날 두악산 서쪽 계곡에 있는 중방리 마당바위에서는 한해 풍년농사를 비는 풍년기원제가 열리고, 단성체육공원에서는 윷놀이, 달집태우기 등 세시 풍속 행사가 함께 열린다. 산행 기점은  단성치안센터에서 시작하여 단봉사를 지나 서북능선을 타고 올라 단봉사 삼거리로 하산하는 루트로 잡았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아직 쌀쌀한 바람이 능선으로 몰아쳐 가파른 등산길에도 땀이 나지 않는다.

정상에 올라 일망무제의 시원한 조망을 즐기고 소금무지에 제를 올리기 위하여 분주한 사람들을 뒤로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제가 끝나면 막걸리라도 한 잔 얻어 마시고 음복을 해볼 생각이었으나, 점심을 준비하지 않았고 제가 끝나려면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두악산은 자주 가기는 그렇고 산행시간도 짧아 산쟁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올라 시원한 조망을 즐겨 볼만한 산이다. 


<뾰족바위>




<청풍호와 금수산>




<말목산>



언   제 : 2016년 2월 21일(일)

누구와 : 마누라

어데에 : 단양의 두악산(2.5시간)           








<두악산 정상 돌무지>












<소금무지제 준비>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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