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끄적휘적

인생사(人生事)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

바위산(遊山) 2014. 10. 17. 17:52

운칠기삼 VS 칠운삼


운칠기삼(運七技三)은 청나라 포송령이란 작가의 작품 "요재지이"에 실려있는 이야기다. 한 선비가 과거공부를 했는데 흰 수염이 나도록 번번이 낙방하여 가산이 기울고 아내는 가출해 버렸다. 죽을 작정을 하고 대들보에 동아줄을 매어놓고 생각하니 자기보다 못한 자들이 번번이 급제한 것이 억울하여 죽을 수가 없었다. 이에 옥황상제에게 가서 따져보기로 했다. 옥황상제정의의 신운명의 신을 불러 술시합을 시켜놓고 서생에게 말했다. "정의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네가 분개한 것이 옳고, 운명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네가 체념하는 것이 옳다"했다. 이 술시합에서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을 마시고 정의의 신은 석 잔 밖에 마시지 못했다. 옥황상제는 말했다. "세상은 정의대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꼭 따르는 법이다. 세상이 7푼의 불합리가 지배하고 있긴 하나, 3푼의 이치가 행해지고 있음도 또한 명심해야 한다."

운칠기삼은 세상사가 자기 뜻대로 되기 보다는, 워낙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먹이사슬처럼 얽혀 있어 혼자의 힘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환경이 잘 맞아야 셩공할 수 있다는 경험적 사실이 집약된 말이다. 경마에도 비슷한 용어가 있는데 바로 마칠기삼(馬七騎三)이 그것이다.  경주에서 말이 뛰는 데는 말 본래의 능력이 7, 말을 모는 기수의 능력이 3할을 차지한다는 뜻이니, 기수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으로 좋은 말을 만나야 승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30%의 기수가 노력하지 않거나 능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70%의 능력있는 말이라도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운칠기삼'은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잘 안 풀리는 사람이, 하는 일마다 잘 풀리는 사람을 보며 빈정되거나 스스로 푸념하는 말이며, 때로는 부자가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운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고,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일하는 가난한 자를 위로하는 말일뿐이. 실상 우리의 인생은 '기칠운삼'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통제 불능한 운에 의존하지 말고 현실 충실하여야 할 것이다. 인생사 "진인사 대천명"이라 하였거늘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말이다.

38207



노인전문정신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