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이 소백산을 지나 희양산과 대야산에서 속리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아름다운 계곡과 봉우리를 만들어 놓았다. 백두대간 주능선상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둔덕산(969.9m)의 마귀할미통시바위 암봉군락이 그 중의 하나다. 이곳은 마주보이는 대야산과 희양산의 명성에 가려 등산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나 어느산에 견주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려함을 자랑하는 산이다. 몇년전에 왔을때만 하여도 등산로도 희미하고 안내판도 없었으나, 지금은 안내판도 있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산행 들머리도 대야산과 같이 수려한 용추계곡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시원한 용추계곡을 볼 수 있어 대야산과 함께 여름산행지로 권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 둔덕산은 국운이 위태롭던 한말에 일본침략자에게 항거하여 경상도·충청도·강원도에 걸쳐 13년간 오로지 의병대장으로서 활동하고 순국한 전국도창의대장 운강 이강년 선생이 탄생한 곳이다. 운강은 1858년 12월 30일 둔덕산이 바로 보이는 가은읍 완장리에서 태어났는데 태어나기 3일전부터 둔덕산이 웅-웅 소리를 내며 울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둔덕산이 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며 신기해 하였으나 운강선생이 태어나자 울음이 그쳤다고 전한다.
둔덕산은 여자의 엉덩이처럼 둥글넙적하다하여 둔덕산이라고 부른다. 기실 둔덕산은 그리 볼품이 없는 산이다. 그러나 둔덕산에서 백두대간길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안부로 내려서면 수려한 암봉군락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그곳이 바로 마귀할미통시바위 암봉군락이다. 대간길을 종주하는 사람들이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궁굼해 하면서도 그냥 지나쳐야 하는 산으로 산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은둔의 산이기도 하다.
산행은 용추폭포 동쪽에서 임도를 타고 오른다. 예전에는 임도도 없었고 등산로도 희미하여 찾기가 어려웠으나, 지금은 임도가 개설되고 등산로도 뚜렸하고 계단도 설치해 놓아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외롭게 오지에 숨어 있는 댓골산장을 지나면 임도의 끝으로 40여평 정도 되는 공터가 나오고 쉼터가 만들어져 있다.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둔덕산 3.7km라는 이정표를 따라 목조계단을 오르면 송림이 늘어선 지능선에 오르게 된다.
<용추폭포>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가다 한번 안부로 내려섰다 가파르게 오르면 본격적인 암릉코스가 시작되는 주능선에 오르게 되고 주능선을 타고 10여분쯤 오르면 손녀마귀통시바위가 나타난다. 이곳부터 40여분쯤 걸리는 마귀할미통시바위까지는 계속되는 암봉군락이 이어진다. 비가 올듯 잔뜩 내려앉은 날씨는 산상을 운무로 덮어 놓았다. 운무를 안고 능선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쉬고 있으면 서늘함을 느껴 재킷을 걸쳐야 할 정도다.
<손녀마귀할미통시바위>
<손녀마귀통시바위 상단>
통시바위란 경상도 사투리로 변소바위라는 뜻이다. 마귀할미가 사용하는 변소바위라는 뜻인데 아무리 생김새를 뜻어 보아도 변소 같지는 않은 것 같다. 손녀마귀바위를 지나면 너럭바위 암봉에 올라서게 된다. 이 너럭바위 암봉은 쉬면서 점심을 먹기에 좋은 곳이며, 마귀할미통시바위 암봉군락을 한눈에 조망하기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산상을 가득채운 운무로 인하여 마귀할미통시바위 암봉군락을 볼 수가 없고, 가까운 풍경만을 볼 수 있어 아쉬움을 만들어 놓는다.
<너럭바위 암봉>
너럭바위 암봉에서 점심을 먹고 마구할미통시바위 암봉군락으로 향한다. 도중에 사람하나 겨우 빠질만한 굴바위가 나온다. 그러나 우회로가 있으니, 우회하는 것이 좋다. 굴바위를 지나면 두번의 밧줄구간이 나온다. 두번의 밧줄구간을 지나면 직벽구간이 앞을 막느다. 난코스인 직벽에는 밧줄이 달려 있고 바위 중간에 뿌리를 박은 나무가지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 여러 사람이 차례로 오르기엔 꽤나 시간을 잡아 먹는 구간이기도 하다.
<지나온 첫번째 봉우리>
<술병바위>
<올라온 길-용추계곡 방향>
<너럭바위-점심시간>
<밧줄구간>
<직벽구간>
<고사목>
<암봉우회로>
<굴바위>
<밧줄구간>
손녀마귀통시바위를 떠나 40여분쯤 암릉을 타고가면 마귀할미통시바위 암봉군락에 다다른다. 그러나 수려한 경치가 발목을 잡아 실제 등산시간은 한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도중에 후미에 따라오던 한분이 비탐방로인 하산길로 내려가 다시 올라오는 바람에 30여분정도 시간을 소비하고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굴바위를 우회하여 전망바위를 오르면 정면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깎아지른 100여m 높이의 마귀할미통시바위 기암지대에 다다른다. 만물상처럼 아찔하게 솟아 있는 암봉군락은 운무로 인하여 볼 수가 없고 뚜렷하게 볼 수 있던 조항산과 속리산 연봉도 운무속에 가려있고 중대봉과 대야산만이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언 제 : 2014년 6월 21일(토) 흐림
누구와 : 창민산악회 11명(소요시간-6시간)
어데에 :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용추계곡과 마귀할미통시바위 암봉군락
<물개바위>
<대야산>
<중대봉>
<마귀할미통시바위>
하산은 마귀할미통시바위 안부로 내려서서 용추계곡 월영대로 향한다. 몇년전에 왔을때는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 백두대간길을 타고 밀치로 내려와 용추계곡을 타고 하산하였는데, 이번에는 단축코스로 곧바로 월영대로 향한다. 대간길에서 밀치로 향하는 길은 대간종주자들의 잦은 발길로 등산로가 잘 발달되어 있지만 월영대로 하산하는 길은 등산로가 희미한 곳이 많다. 월여대에 도착하여 용추폭포로 내려오며 산행을 마무리 하게 된다. 하산 후 제천으로 돌아와 쌈밥과 소주로 거나하게 뒤풀이를 한다.
<월영대>
<용추계곡>
<둔덕산 마구할미통시바위 산행지도>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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