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시간이 나면 한 번 찾아가야지 하고 마음 먹은지가 어느새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젊은날 군생활을 이곳에서 보낸 추억이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최전방에서 철책을 지키다 사단수색대로 전출을 가 낮이면 완전무장으로 비무장지대를 수색하고 밤이면 비무장지대로 숨어 들어가 밤새 매복을 하면서 3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던 곳이다. 70년대초의 열악한 군대 환경에 맞서 그 힘들었던 군생활은 이제 아련하게 기억속에만 머물러 있다.
철원에 도착하여 맨 처음 찾아간 곳은 철원8경의 으뜸이라는 고석정이다. 강원도 철원의 관광명소인 고석정은 화산폭발에 의한 지각변동으로 만들어진 자연명소로 강변양쪽 병풍 같은 기암절벽과 신라 진평왕 때 축조된 정자와 고석바위 주변을 말한다. 고석정 입구에 6.25 철의 삼각지 전적관이 있다. 전쟁당시 참전한 항공기와 탱크 및 포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전적관 내부 통일관에는 북한의 생활상과 생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반공교육에 이바지 하고 있다.
고석정(孤石亭)은 철원군 동승읍 장흥리에 위치하고 있는 신라 진평왕때 한탄강 중류에 세워진 정자다. 조선 명종 때는 임꺽정이 이 곳의 험한 지형을 이용해 이 정자의 건너편에 석성을 쌓고 은거하면서 의적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 내려온다. 지금 맞은편에는 '궁예도성'이라는 음식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자는 한국전쟁때 소실되었다가 1971년에 재건되었다. 정자에서 바라다 보이는 한탄강 중앙에 12미터의 거대한 자연기암과 한탄강의 맑은 강물이 사행으로 맴돌아 흐르는 협곡과 아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안보전시관과 임꺽정 동상>
<고석정>
철원은 1,100여 년 전 삼한통일을 꿈꾸던 궁예가 도읍으로 삼았던 지역이다. 또한 한국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념의 접경지역이다. 즉 한국 역사 변화의 중심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리적으로는 평강의 오리산에서 분출된 용암으로 이루어진 용암대지 철원평야, 그리고 그 사이를 깊이 파고든 한탄강(漢灘江)을 온몸으로 껴안고 있는 아름다운 고장이면서 한반도 지질 중에서 가장 젊은 땅이다. 서쪽으로 경기도 연천·포천군과 붙어있고, 남쪽에는 역시 포천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북쪽으로는 휴전선을 경계로 북한 강원도의 철원·평강·김화군과 접하고 있다.
<폭포>
언 제 : 2014년 5월 5일(월)
어데에 : 강원도 철원의 철원8경과 안보관광지
<미니유람선 선착장>
고석정을 구경하고 찾아 간 곳은 철원군 갈말읍 지포리에 위치한 순담계곡이다. 순담계곡의 화강암에는 수평방향으로 절리현상이 보이는데 이를 "판상절리"라고 부른다. 순담계곡은 물살이 세고, 주변에 바위와 암벽이 많기 때문에 물놀이는 적당치 않으나, 래프팅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한탄강 유역은 현무암 지대가 많으나 순담계곡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며, 계곡의 형성 과정은 계속되는 침식 과정에 의하여 지하에 묻혀 있던 화강암이 지표면으로 드러나고 화강암 위에 하천이 생겨나고 많은 량의 물이 빠르게 흘러내리며 화강암을 깎아서 현재와 같은 계곡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래로 쭈욱~ 순담계곡의 풍경>
<계곡 가는길>
순담계곡을 제대로 둘러보고자 한다면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계곡으로 내려서야 한다. 수도원 입구에서 일일이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리본을 달아준다. 계곡 옆으로 암벽에 붙어 있는 너른 암반은 기도터로 이용되고 있다. 기도원에서 방석은 빌릴수가 있다. 이곳에 초로의 노파가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방석을 깔고, 무릅에 덮고 미동도 없이 기도에 열중하고 있다. 인생고해라! 아니 힘든 사람이 없는 듯하니, 저 노파는 무엇을 그리도 열심히 기원하고 있을끼?
순담계곡을 떠나 찾아간 곳은 승일교다. 승일교는 동송읍 장흥리와 갈말읍 내대리 잇는 한탄강의 다리로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어 있다. 교량의 노후화로 현재 차량은1999년 개통된 한탄대교를 이용해야 한다. 일제 패망 직후, 철원군 일원이 북한의 지배에 있었던 1948년 한탄교라는 이름으로 착공되었다. 러시아식 공법의 아치교로 설계된 이 다리는 동승읍쪽의 아치교각만 완성된 상태에서 6.25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1952년 주한미군 79공병대와 국군 62공병대가 갈말읍 쪽 교각과 보를 완성, 1958년 개통하고 승일교라는 이름을 붙였다.
철원군 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김일성이 시작하여 이승만이 끝냈다고 하여 이승만의 '승(承)'자와 김일성의 '일(日)'자를 한자씩 따서 승일교(承日橋)라 했다는 설과 '김일성을 이기자'고 해서 승일교(勝日橋)라고 했다는 설이 전해지나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한국전쟁 중 큰 공을 세우고 북한에 포로로 끌려간 박승일 연대장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승일교(昇日橋)라고 지어졌다는 것이며, 1985년에 세워진 승일교 입구의 기념비에도 이를 정설로 소개하고 있다. 승일교 아래로 한탕강유원지가 자리하고 있어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한탄강 유원지>
승일교를 떠나 찾아간 곳은 한국의 '나이야가라'라 불리우는 직탕폭포다. 직탕폭포는 단단하고 평편한 현무암 강바닥이 단칼에 잘라 놓은 듯한 수직폭포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지역이 대단한 가뭄으로 봄철 농사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는데. 북한지역에서 흘러 내리는 한탄강물은 북한의 가뭄으로 수량이 바짝 줄어 들었다. 그래서 사진 몇장 빌려다 올려 본다.
<번지점프장>
<말라 붙은 직탕폭포>
바쁘다, 철원8경을 한나절에 모두 둘러 보려니 마음이 급해진다. 다음에 찾아간 곳은 철원의 고찰인 도피안사'다. 도선국사가 향교 천 여 명을 이끌고 신세계를 찾아 다니다 철원 평야 한쪽 끝에 있는 화개산 골짜기에 이르러 ‘이곳이 영원한 안식처’라 기뻐하며 세운 절이다. 이 절에는 일주문이 따로 없고, 입구에 바로 사대천왕문이 있다. 사대천왕은 천상계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천왕천의 동서남북을 지배하는 신들로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의 올바른 삶을 보살피는 존재다. 외모는 무섭거나 우습게 생겼지만 인간 세계와는 아주 친숙한 존재다.
피안을 글 뜻 그대로 해석하면 ‘강 건너 저쪽 기슭’ 쯤이 된다. 반댓말인 차안은 ‘이쪽 언덕’이다. 이쪽은 번뇌고 저쪽은 해탈이라 하니, 세상살이가 번뇌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목숨버려 피안을 찾아 갈 수는 없는 일이고, 지지고 볶으며 살더라도 이 세상이 좋고, 내 부모, 내 새끼, 내 마누라, 내 남편, 내 친구가 좋은 것이다. 이 세상을 잘 살고 싶어하는 이유는 다음 세상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쓰잘대기 없는 집착이라 하여도 인간으로 태어나 맺은 인연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도피안사>
다음은 전쟁의 상흔으로 유명한 철원군노동당사다. 철원군은 북한의 통치 당시, 강원도의 도청이 소재했으며 구철원은 철원군의 중심지였다. 이때 철원읍 관전리에 조선노동당 당사를 건설했는데, 6.25를 거치며, 구철원이 남한에 귀속되면서 노동당사도 남한의 수중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쟁 때 폐허로 변한 탓에 현재 1층은 멀쩡 하지만 2층은 골조만 남아있으며, 건물 여기저기 포탄과 총탄의 상흔으로 처절한 몰골을 하고 있다.
<철원노동당사>
이에 대응하는 국군은 김종오 소장이 지휘하는 제9사단 예하의 병력 2만명에 국군 제51·52·53포병대대, 국군 제53전차중대, 미군 제213자주포병대대, 미군 제955중포병대대, 미군 제73전차대대 등의 지원을 받아 중국인민지원군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격퇴했다. 9일 동안 12차례에 걸쳐 치러진 빼앗고 빼앗기는 공방전에서 중국인민군 약 1만명, 국군 3,500명 정도의 엄청나 사상자를 낸 세계 전투사상 유래없는 희생을 치렀던 격전지로 결국 아군의 승리를 이끌어 낸 곳이다. 그 밖에도 철원은 치열한 전적지로 엄청난 폭탄세례로 산이 아이스크림이 흘러 내리는 듯하였다는 '아이스크림고지'와 먼곳에서 보면 여성의 가슴을 닮았다는 '유방고지'도 있다.
<백마고지전투 전적비>
<범종-타종금지>
<백마고지>
다음으로 찾아 간 곳은 '토교저수지'다. 남북 분단으로 북한지역에 위치한 ‘봉래호’의 물줄기가 끊어져 황폐화 되어 버린 철원평야를 살리기 위해 1976년 양지리에 만들어진 토교저수지는 강원지역 제일의 곡창지대인 철원평야를 적셔주는 중요 농업기반시설이다. 저수지 면적 344ha에 총2억5천만톤의 용수를 저수할 수 있는 대규모로 저수지라기 보다는 드넓은 호수처럼 보인다. 철원군 동송읍 일대 1천3백여 ha의 농지를 수리안전답으로 탈바꿈시켜 안전적인 영농을 담보하고 있다.
<토교저수지>
토교저수지는 철원 안보관광의 중심지인 제2땅굴 진입도로변에 위치하여 수려한 호수경관을 형성하면서, 겨울철에는 철새들의 잠자리가 되기도 하는 철새들의 낙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새벽에 일제히 비상하는 기러기떼의 군무광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이로 인해 철원 8경의 한 곳으로 지정되어 있다. 40년 전 군생활때 이 저수지 끝 상류에 위치했던 수색대 막사에서 얼어붙은 저수지를 걸어 몰래 막걸리를 사러 오기도 하였고, 농번기에 부족한 일손을 도우러 대민지원을 하러와 흰 쌀밥과 막걸리를 얻어 먹었던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다.
이로써 철원여행을 마친다. 월정리 역을 가보고 싶지만 변덕스러운 날씨가 빗방울을 뿌리고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월정리역(月井里驛)은 철원에 위치한 경원선 최북단역이다.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폐역되었고, 현재는 철원역과 민통선 이북에 있다. 역의 이름은 역 개설 당시의 주소인 어운동면 월정리에 유래하며, 원래 역 구내의 반 정도는 비무장지대 내부에 위치한다. 현재 남아있는 역사와 부속 시설 일체는 전쟁 당시 소실된 건물을 현 위치로 이전하여 복원한 것이다. 역 구내는 이웃 철원역과 마찬가지로 보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전쟁 당시에 탈선한 열차의 잔해가 녹슨체 남아 있어 분단의 아픔을 더하게 만든다.
<월정리역>
<녹슬은 철마>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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