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상고대의 유혹따라 오르는 <금수산>

바위산(遊山) 2014. 1. 27. 16:49

<금수산>

1년반동안 허리통증으로 빡쎈 산행을 피해왔었다. 좋다는 운동도 많이 해보았지만 효과는 미미~ 그러다 일본 여행중에 만난 지인의 처방에 따른 결과 허리가 많이 좋아졌다. 그 처방이란 것은 다름아닌 만세다. 틈나는 대로 한번에 수십번씩 만세를 부르는 것이다. 만세가 척추협착이나 디스크를 늘려주는데는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만세를 자주하면 만세는 못살아도 백세는 무난하지 않을까????

<알봉>

그래서 배낭을 챙겨 찾아간 곳이 금수산이다. 여러번 올랐던 금수산을 오를 계획은 아니고, 미답지인 금수산 남서능선인 관음능선과 알봉을 올라보려 함이다. 그러나 알봉은 비탐방로로 안내판도 없고 눈이 덮혀 있어 들머리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오락가락하다 올려보는 금수산의 상고대가 아름답다. 그래 금수산에 올라 상고대나 구경하자며 금수산으로 오른다. 금수산 상천 들머리에는 '보문정사'라는 작은 절이 있고, 보문정사를 지나면 수려한 용담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보문정사>

 

 

<용담폭포>

 

 

용담폭포 앞으로 눈쌓인 바위위에 토실토실한 알밤이 한알 떨어져 있다. 산객들이 흘린 것인지 나무에서 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금수산 산짐승들이 게으르거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폭포쪽으로 접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얼어 붙어있는 빙벽을 예상했던 용담폭포는 얼지 않고 갈수기의 가녀린 물줄기를 쏱아 내리고 있다. 용담폭포를 구경하고 본격적인 산행으로 들어간다. 

<용담폭포>

 

 

<들머리 목조계단>

들머리에서 조금 오르자 목조계단이 나온다. 목조계단을 올라서면 소나무가 어우러진 반석이 나온다. 이곳은 산객들의 쉼터로 아주좋다. 쉼터를 내려서면 계속 유순한 등산로를 걸어야 한다. 포근한 날씨로 인하여 눈이 많이 녹았지만 계곡길은 얼어붙어 있어 매우 미끄럽다. 아이젠을 신고 한시간 정도 걸으니 또다시 목조계단이 나온다.

<쉼터>

 

 

<목조계단>

 

 

<암벽에 달라붙은 분재소나무>

 

 

목조계단은 매우 길게 이어진다. 그래도 계단의 폭이 좁아 오르기는 매우 수월하다. 길게 목조계단이 끝나면 바윗돌이 널려있는 가파른 너덜길를 올라야 한다. 이 가파른 너덜이 끝나면 참나무가 우거진 가파른 등산로를 올라야 한다. 포근한 날씨가 땀을 줄줄 흘러 내리게 하고 등산로는 녹아서 질척질척해졌다. 태산이 높다하되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다지만 질척이는 된비알을 치고 오르자니 다리가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더구나 산허리부터 피어있던 상고대는 녹아 내려 이미 산상으로 밀려 올라갔다. 상고대의 유혹에 따라 오르는데 오르면 오를수록 상고대는 점점 멀어져 가서 마음을 다급하게하여 발걸음을 재촉한다. 어렇게 산 중턱부터 치고 오르는 가파른 된비알길은 산 정상까지 계속되어 식상함을 만들어 준다. 산의 8부 능선까지 오르자 드디어 녹아 내리는 상고대를 따라 잡았다.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상고대를 뒤집어 쓴 망덕봉>

 

 

겨울이면 상고대가 만발한 겨울산을 많이도 올랐지만 오늘 금수산의 상고대는 또 다른 멋이 있다. 그것은 포근한 날씨에다 티없이 푸른 하늘과 대비가 되어 햇살을 받은 상고대가 보석처럼 빛이 난다. 그것은 꿈속같은 풍경으로 좋은 풍경화를만들어 놓았다. 이 풍경을 보고자 다리가 뻐근하도록 쉼없이 가파른 등로를 치고 올라왔다. 세상에 노력없는 공짜는 없는 것 같다. 

<암벽 우회로>

 

 

정상 가까이 오르자 몇몇 산객들이 뒤늦은 점심을 먹고 있다. 거대한 암봉을 돌아서 잠시 오르면 금수산 정상이다. 망덕봉까지 상고대는 모두 녹아버렸지만 정상부는 아직도 상고대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 서면 용아릉에서 망덕봉으로 치켜 오르는 능선과 미인봉~ 학봉~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금수산 주능선으로 이어지며 장쾌하게 늘어서 있고 그 능선 끝머리가 청풍호반으로 여맥을 가라 앉힌다.   

정상 암봉에는 상고대를 뒤집어 쓴 분재같은 소나무 한구루가 바람에 떨고 있고 개스로 인하여 흐릿하긴 하지만 단양의 시멘트공장이 아스라히 내려다 보인다. 벌써 3시가 되었다. 북적이던 산객들은 모두 하산을 하고 홀로 산상에  서있다. 고요~ 그 적막함이 아주좋다. 은퇴하면 산속에 들어가 살아야 할 팔자인지..... 겨울산의 해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정상에서 한참을 조망을 즐기며 쉬었다가 하산을 서두른다. 

금수산은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하며, 공원 최북단에 위치한 해발 1,016m의 우뚝한 산이다. 옛부터 우리나라의 산천을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하여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일컬어 왔거니와 그중에서도 금수산은 가을 경치가 빼어난 아름다운 산이다. 청풍호의 푸른물이 금수산을 감싸고 돌기 때문에 주변경관도 아름답지만 이름 그대로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는 곳이다.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으나 조선조 중엽 단양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선생께서 너무도 아름다운 가을경치에 감탄하여 금수산으로 개명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객들은 금수산을 오르기 힘들기만하지 별로 볼품없는 산으로 치부하고 있다. 그것은 금수산의 주요 등산로이며 오르기가 빠른 단양의 상학이나 제천의 상천에서 오르기 때문이다. 금수산의 진면목은 남근석코스나 장군바위코스로 올라 동산을 경유하여 오르거나, 미인봉에서 학봉과 신선봉을 경유하여 오르는 코스도 좋지만 다소 위험하지만 산부인과 바위와 용아릉 암릉을 타고 망덕봉을 지나 금수산으로 오르는 코스가 일품이다. 다만 그렇게 하자면 산행시간은 하루를 빠듯하게 걸어야 하는 빡신 산행을 하여야 한다.

 

 

 

언   제 : 2014년 1월 26일(일요일)

누구와 : 나홀로

어데에 : 제천의 진산 금수산 상천리코스(왕복 5시간 소요)

 

 

 

 

 

 

 

 

 

 

 

 

 

 

 

 

 

 

 

 

 

<금수산 정상>

 

 

<망덕봉(전)과 학봉~신선봉능선(후)

 

 

<청풍호반>

 

 

<단양의 시멘트공장>

 

 

 

 

 

<정상이정표>

 

 

<금수산 등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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