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온천욕과 함께하는 남한강변 둘레길 <비내길>

바위산(遊山) 2013. 3. 3. 19:11

충주시 앙성면 앙성온천광장에서부터 하천제방과 남한강변을 따라 오솔길을 이용해 총 연장 17km에 이르는 순환코스의 비내길이 있다. 비내길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한 매우 친환경적이고 때 묻지 않은 길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들녘과 남한강의 경치를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벼슬바위 포토존과 철새 전망대 등과 함께 관광객들이 남한강변까지 편안하게 내려가 발을 담글 수 있도록 접근 계단을 설치하고 그네도 설치해 놓았다. 비내길은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걷고 싶은 전국 녹색길 베스트 10’으로 선정되었다.

 국망산 진달래공원

국망산 산행을 할 계획으로 앙성을 찾았다. 지도를 챙기지 않고 진달래공원 끝머리에서 산으로 오른다. 몇개의 발자욱이 등산로임을 말해주고 있으나 길은 희미하다가 결국 없어지고 말았다. 아이젠도 준비하지 않았고 눈이 쌓인 산의 북사면은 사람의 발자욱 하나 없다. 결국 국망산행을 포기하고 내려와 비내길을 탐방해 보기로 한다.

앙성온천랜드

앙성은 탄산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 일대에 위치한 앙성온천은 천연탄산가스와 철분이 다량 함유된 탄산천이다. 탄산천에서 입욕을 하면 탄산가스가 피부로 흡수되어 모세혈관을 자극해 피부순환을 좋게 해 심폐기능을 높이기 때문에 심폐천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앙성온천은 수온이 27℃~30℃ 정도이며 약알칼리성으로 전신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피부미용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으며 부인병의 예방 및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비내길 탐방로

 

 

석굴

 

 전망대 오름길

온천랜드에서 1km쯤 임도를 따라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서면 능암온천지구와 보련산과 국망산이 앞으로 오뚝하다. 시원한 조망을 뒤로하고 산으로 오르면 오르락 내리락 산허리를 따라 숲길을 걷게 된다. 길은 넓게 잘 조성되어 있지만 해빙을 시작한 숲길은 조금은 질척이게 한다. 

전망대

보련산(764m)은 삼국시대 때 이곳 보련산 서쪽 가마골 마을에 장미라는 사람과 보련이라는 누이가 살았는데 명산의 정기를 받은 이들은 둘 다 장수의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옛부터 한 집안에 두 장수가 태어나면 그 중 하나는 희생되어야 하기에 두 사람은 성쌓기 겨루기를 하기로 하였다.

이 사실을 안 어머니는 가슴을 저미는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  어머니가 보기에 보련이의 성 쌓는 솜씨가 아들인 장미보다 뛰어나 고민을 하게 되었다. 

보련산

마침내 결심을 한 어머니는 손수 떡을해서 보련이에게 떡을 보이고 다시 성을 쌓게 했는데 보련이가 마지막 돌을 하나 올리려는 순간 장미쪽에서 성을 다 쌓았음을 알리자 보련이는 어머니가 아들을 살리려 했음을 알고 집을 떠났다고 한다.  보련이가 떠난 다음 날 보련이의 집에 큰 별이 하나 떨어졌다고 하며 그후 그 지역 산과 산성을 보련산-보련산성, 장미산-장미산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초정약수로 유명한 초정의 구녀산 구녀성의 전설과 같아 누군가가 도용을 한 것 같다.

국망산

국망산(國望山)의 옛이름은 금방산(金傍山)이었다. 임오군란당시 명성황후가 이곳으로 피난와서 있는 동안 한양소식이 궁금해 매일 산마루에 올라가 한양을 바라보며 초조해했다는데서 국망산이라고 불리되었으며, 당시 명성황후는 당시 축주목사인 민옹식의 집으로 피난을 할 계획이었으나 신변이 알려지면 위험할 것 같아 아예 자취를 감추기 위해 노은면 가신리 한 초가집에 머물게 되었다.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 아담한 산골마을 비내마을이 있다. 비내마을 들머리에 수백년 묵은 보호수인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도로를 건너 비내섬 들머리 앞으로 쉼터가 있다. 이곳에서 메밀부침에 막걸리로 점심을 대신하고 비내섬으로 들어간다. 비내섬은 강 가운데 자리한 커다란 섬으로 갈대와 버드나무가 드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비내마을

 

 

비내마을 보호수

 

 

비내섬 들머리 쉼터

 

 

비내섬 들머리

 

 

비내섬 안내도

 

 

이 넓은 비내섬은 출입이 제한될 때가 있다. 이 섬은 한미연함사의 훈련지구로 훈련이 있을 때는 출입이 제한된다고 한다. 전작권 회수와 더불어 한미연합사도 해체될 것이라 하나, 관광지구로 개발된만큼 훈련장소를 옮기는 방법도 연구하여 보아야 할 것 같다. 

갈대숲

 

 

 

 

 

 

 

 

비내섬은 드넓은 갈대숲과 버드나무 군락은 가을에 찾아 온다면 어느 갈대군락지 못지 않은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을 것 같다. 차량도 출입이 가는하여 오토켐핑장으로도 좋으며, 낚시나 투망 등 어로활동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갈대숲이 끝나는 지점에 버드나무 군락이 나온다. 얼키 설키 빼곡하게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숲은 사람들의 손길이 닫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모습이다. 마른 나무가지에는 약용버섯같은 버섯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버드나무 숲을 빠져 나오면 조대리로 건너는 부교에 다다른다.

버드나무 숲

 

비내섬은 과거 ‘조대늪’으로 육지와 연결돼 있었으나 4대강사업으로 샛강이 개설되면서 조대마을 쪽에서는 접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비내길이 조성되면서 많은 탐방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나 가을철 비내길을 걸으며 억새로 장관을 이룬 비내섬을 탐방하려면 2㎞를 돌아 비내교를 건너야 하는 불편이 있었던 것을 출렁다리를 부교를 놓아 조대리로 건널 수 있도록 하였다.

이곳에 6억원을 투입하여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비내길과 비내섬을 연결하는 큰 돌다리 등을 놓아 사람과 동물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장마 등으로 수위상승 시에는 강물이 교량 위를 지나도록 하는 생태교량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비내섬 내 무분별하게 나 있는 차량 통행로 등을 정비하는 한편 식생이 훼손된 곳을 대상으로 야생화 등을 식재해 복원하고 16만 5000여㎡의 억새군락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탐방로와 포토존 등을 설치하여 비내길을 명품길로 만든다고 한다.

출렁다리 부교

 

 

강변길

부교를 건너면 강변길을 걷게 된다. 자연을 최대한으로 살려 조성된 이 길은 운치가 있다. 중간에 그네도 만들어 놓았고, 솟대도 만들어 놓았다. 강변길이 끝나며 쉼터와 함께 철새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 닿는다. 이 곳도 망원경을 설치하여 봉황섬의 철새를 관찰할 수가 있다. 

 

 

 

언   제 : 2013년 3월 2일(일) 맑음

누구와 : 마누라

어데에 : 충주시 앙성면 남한강 둘래길 비내길

소요시간: 4.5시간(능암온천~전망대~비네마을~비내섬~철새관찰지~벼슬바위~능암온천)

 

 

 

 

38095

 

 

 

 

 

 

봉황섬

 

 

 

 

 

쉼터

 

 

철새 전망대

 

 

봉황섬

 

 

잘 정비된 남한강

 

 

철새때

 

 

비내길은 앙성온천광장에서 벼슬바위(할미바위)~조터골마을을 거쳐 돌아오는 1코스 7.5km와 조터골마을에서 철새전망대~비내교~비내마을을 순환하는 2코스 14km로 나뉜다. 2코스의 경우 비내교를 건너 비내섬 갈대군락지를 함께 걸을 수 있다. “비내는 갈대나 나무를 많이 비어냈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비내섬 부근은 고니와 원앙 서식지이기도 하다. 1~2코스 모두 철새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망원경으로 남한강을 노니는 철새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비내길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부교로 이어진 비내섬이다. 비내길이 생기기 전에는 비내섬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비내섬을 가득 메운 갈대숲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KBS2 드라마 <전우치>도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공원 바로 옆 나지막한 산에는 커다란 수탉 벼슬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는 아주 먼 옛날 마고할미가 수정을 치마에 싸서 들고 가다가 실수로 떨어뜨려 생긴 바위라 하여 할미바위라 하기도 하고, 마고할미 수정의 영험함을 지니고 있어 예로부터 벼슬에 오르고자 하는 이가 찾아와 정성을 다해 기원하면 그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하여 벼슬바위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벼슬바위

이 벼슬바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 과거 길에 오른 영남의 한 조 선비라는 이가 한양을 향해 가던 중 이 바위의 영험함의 이야기를 듣고 이 바위를 찾게 되었는데 바위 아랫마을에 이르렀을 때 밤이 너무 깊어 바위를 찾을 수 없어 하룻밤을 유하기 위해 한 초가를 찾았는데 김 진사의 집이었다. 김 진사에게는 무남독녀의 어여쁜 딸이 있었는데 서로 한 눈에 반해 하룻밤 새에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과거 일자가 촉박한 영남의 조 선비는 서둘러 한양을 향했고 그 날부터 김 진사의 딸은 매일 아침 조선비를 대신하여 벼슬바위를 찾아 조선비의 과거급제를 기원하였다.

김 진사 딸의 치성에 감동한 벼슬바위는 마고할미 수정의 영험함으로 조선비가 장원급제를 할 수 있도록 시제를 현몽하여 주었고 그 날로 조 진사는 함경도 암행어사에 제수되어 관직에 바쁜 나날을 보내며 김 진사 딸을 잊고 말았다. 조 선비가 장원급제하여 높은 관직에 오른 줄도 모르고 김 진사의 딸은 식음을 전폐해 가며 조 선비의 성공만을 기원하였다. 그 덕분에 조 선비는 약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여 도승지에 이르고 영의정에 이르렀다.

그러는 사이 김 진사의 딸은 조 선비를 애절히 그리다 죽고 말았다. 조 선비를 향한 딸의 애절한 마음을 알고 있는 아버지 김 진사는 딸의 한이나 달래 주려고 배로 꽃상여를 만들어 조선비가 있는 한양 물길 남한강에 띄웠다. 꽂 상여 배가 지금의 조대 마을쯤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멈추더니 세찬 바람이 불어 꽃상여를 벼슬바위 꼭대기로 날려 보냈다. 죽은 혼이 되어서도 조 선비의 입신 성공을 바라는 김씨 녀의 애절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늦게서야 이 사실을 알게된 조선비는 젊은 나이에 영의정의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된 것이 김씨 녀의 정성 덕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 날로 낙향한 조선비는 김씨 녀의 꽃상여가 멈추어 섰던 곳에서 은거하여 바늘 없는 낚시로 소일하며 김씨 녀를 기렸다고 전해오고 있다. 지금도 영의정 조선비가 낚시로 소일하며 김씨 녀를 기리며 살았던 곳이라 하여 조대(釣臺) 마을이 있으며, 김씨 녀가 조선비의 장원급제 성공을 기원했던 벼슬바위와 죽어 영혼이 되어서도 한양의 조 선비를 바라보며 성공을 기원했다고 전하여지는 꽂 상여(행상)바위가 산의 정상부에 있다.

 

요즘도 주말등 휴일이면 면학에 지친 많은 공무원 응시생들이 쾌적하고 아름다운 비내길의 벼슬바위를 찾아 합격의 영광으로 벼슬에 입신하기를 염원하고 있으며, 사업의 건승과 직장인들의 승진·출세를 기원코자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벼슬바위에서 제방을 따라 조성된 단풍나무 사이를 걸어 출발지인 온천랜드에 다다르며 트레킹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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