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작지만 강하고 아기자기한 <가은산>

바위산(遊山) 2013. 2. 25. 17:03

금수산과 상천리▲

일요일 아침 '영상앨범 산' 프로그램에서 금수산과 가은산이 방송되었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가은산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에 가은산의 진면목을 알리고 싶어, 다녀온지 6~7년은 된 듯한 가은산을 찾아간다. 가은산(可隱山)은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에 위치한 금수산과 마주보고 있는 산으로 청풍호반을 조망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산이다.

가은산등산지도▲

금수산(錦繡山,1,016m) 정상에서  남쪽 말목산(715m)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중계탑이 서 있는 봉우리(802m)에서 남동쪽으로 갈라진 능선이 청풍호반에 이르러 빚어진 산이 말목산이고, 802m봉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상의 최고봉이 가은산이다. 가은산을 이곳 토박이 주민들은 '가는 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옛날 마고할미가 이 산에 놀러왔다가 반지를 잃고, 그 반지를 찾으려고 온 산을 뒤지게 되었는데, 모든 능선과 골짜기를 샅샅이 찾아 다니다가 아흔 아홉번째 골짜기에서 반지를 찾게 되었다. 반지를 찾은 마고할미는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한양이 들어설 골짜기인데, 내가 이 곳에 눌러 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되니 떠나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해서 '가는산' 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상천휴게소에서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줄곳 암릉길을 밧줄과 돌뿌리 나무뿌리를 잡고 올라야 한다. 불과 1km정도 밖에 안되는 이 암릉길은 1시간 안팍의 시간을 잡아 먹는다. 가은산의 암릉 곳곳에는 기이한 바위들이 많다. 시계바위, 돌고래바위, 촛대바위, 기와집바위, 얼굴바위, 석문바위, 코끼리바위, 곰바위 등 갖가지 사연과 전설을 담은 바위들이 널려 있어 마치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연상케 한다.

상천리에서 올려다 보이는 시계바위는 일명 12시 바위로 불리는데, 옛날 시계가 귀했던 시절에 상천리 주민들이 밭일을 하다가 바로 이 바위 꼭대기에 해가 걸리면 점심을 먹었다고 한다. 오래전에는 가은산 꼭대기를 마을에서 올려다 볼 때 마치 빗자루를 만드는 싸리나무를 엮어놓은 것처럼 보여 '답싸리봉'으로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계속되는 암릉길은 지능선으로 뻗어 내린 암릉의 북쪽 하단을 타고 올라야 한다. 오르는 중에 암벽 가운데 사람하나 빠져 들어갈만한 동굴이 있는데. 한 번 가볼까 하다 위험하여 포기하였다. 암릉길은 아직 눈이 다 녹지 않아 조금은 미끄럽지만 녹다 얼기를 거듭한 눈은 굳어버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그리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가은산은 충주호를 사이에 두고 구담봉과 옥순봉을 마주하고 있어 산 위에서 펼쳐지는 조망이 유난히 아름답다. 여기에다 가은산 남서쪽에서 옥순봉 방면으로 충주호를 건너는 옥순대교와 호반을 달리는 유람선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좋은 풍광을 만들어 놓는다.

청풍호(충주호)▲

 

 

가은산 등산은 일단 상천휴게소에서 정오바위 능선으로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위험구간에 매여놓은 밧줄구간을 통과하면 급경사 바위지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왼쪽 세미클라이밍 암릉을 타고 10분정도 오르면 암릉 오른쪽으로 그야말로 일부러 조각해 놓은 것처럼 물개머리를 닮은 바위가 보인다. 그런데 내눈에는 아무리 보아도 물개보다는 돌고래를 닮은 것 같다. 

물개바위(돌고래바위)▲

 

 

전망대▲

 

 

망덕봉(좌)과 금수산(우)▲

물개바위를 뒤로하고 조금 더 오르면 정오바위 아래에 닿는다. 정오바위 왼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 3~4분 더 오르면 정오바위와 상천리가 내려다보이는 주능선 전망바위에 닿는다. 전망바위에 오르기만 해도 주위로 펼쳐지는 파노라마가 일품이다. 서쪽으로 깊고 길게 패어져나간 충주호반이 멀리 청풍 비봉산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분화구를 보는 듯한 상천리 위로는 금수산과 망덕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전망대▲

 

 

정오바위 뒤로 망덕봉 소용아릉 능선▲

 

 

 

 

 

지나온 능선▲

 

 

전망대▲

 

 

 

▲ 청풍호반 ▼

 

가은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여덥개의 작은 봉우리가 능선을 타고 늘어서 있어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여야 하며, 능선에는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고 곳곳에 전망대가 있어 조망이 훌륭한 산이다. 비록 금수산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산꾼들이 찾아오면 가은산이 금수산에 비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 아기자기한 산행을 할 수 있는 멋있는 산임을 실감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주선바위▲

 

 

 

 

 

 

지나온 봉우리▲

 

 

가야할 봉우리▲

 

 

전망대에 서면 가은산 주능선 위로 올망졸망 이어지는 기암괴석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으로는 구담봉과 옥순봉과 옥순대교를 바라보는 청풍호반의 풍경과 함께 능선 바윗길을 걷는 것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기암괴석 사이를 빠져나가면 분재와 같은 노송군락이 나타나고, 노송군락을 지나면 또 기암괴석이 반기는 암릉길을 따라 걷다보면 자연석굴을 품고 있는 기와집바위 아래에 닿는다.

굴바위▲

 

 

석굴입구▲

 

 

석굴출구▲

 

 

기와집바위▲

 

 

기와집바위 아래에서 산길은 왼쪽 급경사를 10m 가량 기어오르는 길과 오른쪽 석굴 속을 통과하는 길이 있다. 재미삼아 오른쪽 완만한 경사도에 길이가 10m 가량 되는 석굴을 빠져나오면 옥순대교와 옥순봉이 내려다보이는 너럭바위를 밟는다. 자연석문 옆을 지나 노송군락들이 뿌리를 내린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급경사 바위 내리막 코스가 나타난다.

석문▲

 

 

언   제 : 2013년 2월 24일(일) 맑음 

누구와 : 마누라

어데에 : 청풍호반의 산 가은산(상천리~정오바위 주능선~가은산~상천리, 4시간 소요)

  얼굴바위▲ 

 

 

둥지봉(전).구담봉▲

 

 

옥순봉과 옥순대교▲

 

 

철계단 내림길▲

 

 

 

어떤 것이 촛대바위인지??

 

안부에서 15분 더 오르면 곰바위가 나타난다. 덩치 큰 곰이 등을 돌리고 구담봉을 내려다보고 있는 형상인 곰바위 등허리에 올라서면 구담봉 위로 제비봉, 사봉, 용두산을 비롯해 멀리 백두 대간 상의 황장봉산, 대미산,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월악산 정상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남동으로는 톱날 같은 암릉으로 이뤄진 말목산 뒤로 소백산, 죽령, 도솔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곰바위▲

 

 

곰바위를 뒤로하고 5분 거리인 안부를 지나 10분 거리에 이르면 노송으로 에워싸인 무명봉을 밟는다. 무명봉에서 주능선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가은산 정상이다. 가은산에서 하산은 금수산 남동릉 중계탑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고갯골등에 이른 다음, 서쪽 초경동 상천리로 내려서면 원점회귀로 산행을 마치게 된다.

감투바위▲

 

 

가은산 정상(575m)▲

 

 

하산길은 몇군데를 제외하고는 완만하고 눈쌓인 숲길을 걸어야 한다. 아름드리 나무가 즐비하게 쓰러져 있는 골짜기를 지나면 상천리 윗마을 포장도로에 닿는다. 포장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길 옆으로 많은 팬션이 들어서 있고 숯가마 찜질방과 1박2일이 찾았던 황토민박집도 보인다. 하산하니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숯가마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연기가 고즈넉한 산골의 정취를 더하게 한다.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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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순봉.구담봉 환종주코스: http://blog.daum.net/suhan55/15963039

  둥지봉.새바위 산행기: http://blog.daum.net/suhan55/15963026

     옥순봉.구담봉 단풍산행 : http://blog.daum.net/suhan55/15962714

제비봉 암릉 산행기 : http://blog.daum.net/suhan55/15748327

말목산 종주 산행기 : http://blog.daum.net/suhan55/10549575

  충주호 유람선 관광기 : http://blog.daum.net/suhan55/1596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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