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봉(수리봉)▲
나팔봉(693.4m)은 강원도 정선읍 광하리와 귤암리 사이를 흐르는 동강줄기에 여덟 폭 병풍처럼 아름다운 그림자를 드리고 있는 산으로 수리봉 이라고도 부른다. 나팔봉 남쪽 8km 거리에 '동강 전망대' 라 일컫는 백운산(882.5m)과 동대천변에 우뚝선 취적봉과 함께 강물이 휘돌아 감싸는 수백길 뼝대가 우뚝한 형상이 비슷하다.
나팔봉의 모산은 가리왕산(1,560m) 서쪽의 중왕산(1,376m)이다. 중왕산 남쪽 산릉은 벽파령에서 숨을 돌린 다음, 청옥산(1,256m)을 빚어 놓고 남동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약10km 거리인 비행기재에 이르러 계속 백운산 방면으로 세력을 확산해 나간다. 비행기재에서 북동쪽으로 가지를 쳐서 달아나는 능선이 약3km 거리인 722m봉에서 남동으로 방향을 튼 다음, 양치고개를 지나면서 동강에 가로막혀 더 나가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빚어 놓은 산이 나팔봉이다. ▼<비행기재>
언 제 : 2012년 10월 20일(토) 맑음
누구와 : 창민산악회(제천병원.제천노인병원) 16명
어데에 : 동강의 마타호른 나팔봉(수리봉), 병방치 스카이워크, 정선 5일장
산행시간 : 광하파출소~나팔봉~전망대~잠수교~귤암리(4시간)
광하리 고냉지 밭▲
병원산악회 정기산행일이다. 지난 달 설악을 빡씨게 다녀왔으니, 숨고르기로 가까이 있는 정선의 나팔봉을 오르기로 한다. 길을 잘 못 들어 귤암리로 들어 섰다가 다시 돌아 광하리로 향한다. 광하파출소 옆에 주차를 하고 수리봉 안내판을 지나 포도를 따라 오른다. 포도에서 낙엽송군락으로 내려서서 고냉지 밭으로 오르나, 등산로를 찾기가 어렵다. 고냉지 채소밭을 따라 전진하다 들머리를 지난 것 같아 등산로 없는 산판을 무조건 치고 올라 능선에 다다른다.
나팔봉 북동릉인 이 암릉길은 귤암리에서 바라볼 때 여덟 개의 바위봉들이 연이어져 보이는 바위절벽 능선이다. 발을 잘못 디디면 그대로 동강으로 추락 할 듯한 나팔봉 암릉은 예전엔 등산객들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곳이어서 키작은 회양목과 나무등컬을 잡고 조심조심 올라야 하였던 오지의 산이였으나, 몇 년 전부터 등산로가 개설되어 지금은 제법 산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곳이다.
통천문(바람굴)▲
울퉁불퉁 튀어나온 능선길은 낙엽이 쌓여 있고 가파른 암릉길에서 위안이 되는 것은 이따금 동쪽 아래로 펼쳐지는 동강의 아름다운 픙광과 이미 많은 낙엽을 떨구고 절반도 남지 않은체 단풍색으로 물든 숲이다. 첫봉부터 3개의 암봉을 오르지 못하고 4봉 안부로 올라서는 바람에 통천문은 구경도 하지 못하고 남의 집에서 빌려왔다.
나팔봉과 동강▲
아쉬움의 3봉▲
▲ 능선길 ▼
정상을 못미쳐 왼쪽의 거대한 절벽 아래 바위가 움푹 꺼져 들어간 나팔굴이 보이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전망대에 서면 나팔봉 암봉이 우뚝하니 앞을 막고 나팔봉 하단에 나팔굴이 내려다 보인다. 나팔굴에 가보고 싶지만 길이 열려 있지 않다. 전망바위에서 3~4분 정도 내려서면 정상아래 마지막 안부에 닿는다. 이 안부를 뒤로하면 45도 급경사 길이다. 물푸레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많아 두 손으로 나무를 끌어당기며 오르게 된다.
이 된비알은 중턱부터 만들어 놓은 통나무계단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통나무계단은 부실하게 훼손된 곳도 있고, 가파라서 오르는 이들에게 식상함과 함께 충분한 다리운동을 시켜주고 있다. 단풍색이 짙은 오름길은 나팔봉 북서사면으로 꺽어져 정상으로 오르게 된다. 직등길이 개설되지 않은 것은 위험하고 가파르기 때문인 듯하다.
나팔봉(수리봉)▲
나팔굴▲
정상 오름길~쭉▼
안내판과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는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터진다. 북서쪽 아래로 광하2리 고랭지밭과 망하 마을이 아름답게 내려다 보이고, 마을 뒤로는 비행기재로 이어지는 42번 국도가 살짝 시야에 들어온다. 이 방향에서 멀리로는 나팔봉의 모산인 중왕산과 가리왕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가리왕산 오른쪽으로 오대천 방면 백석천도 시야에 와닿는다.
나팔봉 정상▲
정상 이정표▲
북동쪽 아래로는 동강 줄기가 마치 쪽빛 비단폭을 펼친 듯 내려다보이고, 동강을 건너 811m봉 너머 멀리로 민둥산과 산정바위산, 고양산이 아스라히 마루금을 이루고 늘어서 있다. 동으로는 병방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병방산 오른쪽으로 백이산, 닭이봉이 멀리 곰봉과 함께 펼쳐진다. 남쪽 조망도 일품이다. 동강이 숨어드는 만지산 뒤로 백운산 줄기가 고개를 내밀고, 서쪽으로는 비행기재에서 성마령으로 이어지는 산릉이 하늘금을 이룬다.
한반도지형▲
811봉 병방치와 한반도지형▲
가리왕산▲
병방산▲
정상 인증샷▲
하산루트▲
하산은 남동릉을 타고 내린다. 낙엽이 쌓여 있는 가파른 된비알을 버벅대며 30분쯤 내려서면 안부를 못미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지나온 나팔봉과 북릉이 동강과 어우러져 수려하게 늘어서 있고, 발아래로 보이는 동강의 쪽빛 물길과 어울려 붉게 물든 나팔봉 산사면의 단풍이 눈을 시리게 한다. 참으로 좋은 풍광이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은 뒤 옷바위길로 하산을 한다.
전망대▲
전망대에 본 나팔봉(수리봉)▲
병방치와 귤암리▲
당겨 본 병방치▲
전망대에 바라본 귤암리▲
당겨 본 귤암리(동강할미꽃마을)▲
귤암리는 예부터 감꽃이 만발하여 귤화(橘花)라고 했는데, 정선에서 유일하게 감이 재배되는 마을로, 마을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감나무와 모과나무를 볼 수가 있다. 마을의 진산인 병방산은 험준하기가 말로 표현할 수 가 없어 한 사람 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근접키 어려운 천연의 요새로 군사가 방어 해주는 산(兵防山)으로 표현했으며, 앞으로 깎아지른 천층절벽로 날으는 새도 쉽게 넘을 수 없어 사람의 정수리 처럼 높다하여 수리봉(나팔봉)이라 부르고 있다.
전망대에서 한 컷▲
나팔봉 사면의 단풍▲
옷바위골 안부를 지나 전망대가 있으나 단축을 좋하하는 울 팀들, 전망대에 오르지 않고 옷바위골로 하산한다. 나팔봉 1.2km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는 옷바위골에서 마을 진입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잠수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면 귤암리로 들어선다. 예전에 뗏목을 타고 한양으로 향하던 이 동강의 쪽빛 푸른물결은 말도 없이 유유히 흘러만가고, 귤암리 강변도로를 걸으며 바라보는 붉게 물든 나팔봉 암릉은 동강과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을 만들어 준다.
하산길 날머리▲
나팔봉(수리봉)둥산지도▲
옷바위골 날머리▲
잠수교▼
잠수교에서 본 동강▲
잠수교에서 본 나팔봉▲
나팔봉 북릉 단애▲
귤암리에서 본 나팔봉▲
▼귤암리에서 본 나팔봉 북릉암벽▲
귤암리는 동강할미꽃으로도 유명하다. "동강할미꽃"은 귤암리의 석회암 뼝대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 다년초식물이다. 아름다운 꽃의 색깔과 하늘로 향한 꽃대의 기상은 전국의 야생화 메니아를 이 곳 귤암리로 모여들게 하고 있다. 귤암리 주민들이 모여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를 창립하여 개화기인 봄이 되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귤암리 정자(동강할미꽃마을)▲
옷바위골에서 차를 얻어타고 먼저 광하리 들머리에 도착한 김주임의 회차로 편하게 차를 타고 병방치 스카이워크를 찾아간다. 북적이는 차량과 인파, 그러나 짚와이어를 타는데 4만원, 스카이워크 전망대 입장료만 5천원씩을 받고 있어 비싸다는 느낌이다. 입장하지 않고 옆에서 사진 한 장 찍고는 내려온다. 동강위 병방치 절벽에 만들어진 스카이워크는 동강이 휘돌아 흐르는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병방치 해발 583m의 절벽위에 강으로 11m정도 돌출된 강화유리 구조물을 설치해 놓고 동강의 아름다운 전망을 관람하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한반도 지형과 나팔봉▲
정선읍에 도착하여 정선5일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정선의 명물 먹거리인 메밀전, 메밀전병, 올챙이국수, 콧등치기 등의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막걸리로 거나하게 뒤풀이를 하고 돌아온다. 병원 가족들과 함께 한, 그리 크지 않고 아직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나팔봉은 동강과 어우러진 수려한 뼝대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좋은 가을산행이 된 것 같다.
<동강의 다른 산행기 보기 : 주소클릭>
취적봉, 덕우팔경 : http://blog.daum.net/suhan55/15963009
어라연과 잣봉 : http://blog.daum.net/suhan55/15962828
백운산 칠족령 : http://blog.daum.net/suhan55/12793545
동강여행 : http://blog.daum.net/suhan55/1596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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