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한강발원지 검룡소, 바람의 언덕 매봉산

바위산(遊山) 2013. 1. 8. 12:14

언   제 : 2013년 1월 6일(일) 맑음

누구와 : 마누라

어데에 : 태백의 검룡소와 풍력발전단지 매봉산

함백산 은대봉에서 바라본 금대봉▲

백발처럼 하얀 상고대가 뒤덮은 금대봉의 부드러운 능선을 걷고 싶었다. 해발 1,418m의 금대봉은 정선의 고한과  태백의 창죽과 화전동 사이에 자리한다. 함백산 능선이 두문동재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  금대봉을 일구고 우암산과 대덕산으로 뻩어 나간다. 이 산은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용소, 제당굼샘을 안고 있는 의미 깊은 산이다. 금대(金臺)란 말은 검대로 신(神)이 사는 곳이란 뜻이다. 또한 금이 많다고 하여 금대라고 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금대봉.대덕산.검룡소 산행지도▲

금대봉은 대덕산과 함께 산상의 화원이라 불리우는 자연생태 보존지역이다.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의 126만평은 환경부가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그만큼 생태계가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정상은 그리 넓지 않은 초원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 백두대간은 동쪽으로 급하게 꺾이며 매봉산을 향해 이어진다.

햇살이 화창하나 바람은 여전히 차다. 두문동재터널을 지나, 금대봉 산행기점인 두문동재에 오르고자 하였으나 만만치가 않다. 4륜구동에 월동장구를 부착하였다면 가능했겠지만 나라안에서 차를 타고 오를수 있는 두번째로 높은 두문동재 옛길의 구비구비 얼어붙은 된비알을 승용차로 오르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두문동재를 포기하고 중간에서 차를 돌려 검룡소 입구로 향한다. 

검룡소 기는길은 그래도 길이 뚫려 있다. 들머리 관리사무소 직원의 다정한 안내를 뒤로하고 검룡소로 향한다. 검룡소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낙엽송 숲이 울창하게 들어서 있고 눈이 쌓인 겨울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눈길이 뚫려있다 

검룡소로 오르는 길은 매우 유순하여 아이젠이 없어도 그리 불편하지가 않다. 쉽게 나들이를 하기가 어려운 혹한기임에도 망설임을 털고 떠나와 눈쌓인 숲길을 걷는 것이 아주 좋다. 자연에 들어가 맑은 공기와 좋은 풍경을 보며 걷다보면 잔뜩 움추렸던 육체를 일깨우고, 조금씩 욕망을 덜고 이해와 포용을 키우는 에너지가 생긴다. 힐링이란 이런것인지도 모른다.

가끔은 머리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을 마음으로 감싸고 넘어갈 수 있는 너그러움과 정리를 키워주는 것, 그것이 자연이 주는 힐링이다. 산행은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같이 만들어 주는 효과와 중독성이 있다. 내가 산행예찬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산행을 대신할 중독성 있는 힐링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목조다리를 건너면 적설량이 늘어난다. 눈이 수북히 쌓인 등산로 옆으로 설치된 흔들의자와 벤치에서 여행객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보인다. 여행에서 남기고 오는 것은 발자취이며,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사진과 추억뿐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시린손을 호호불면서도 부지런히 사진을 찍으며 오른다. 잊기에는 아쉬운 추억을  위하여~

 날도 추운데 뭣땜에 거기 계시나요?

 

 낙엽송 숲길▲

 

  

 

30분쯤 눈길을 걸어 오르면 검룡소가 나온다. 검룡소 주변으로 유독 많은 눈이 쌓여있다. 혹한기에 수북히 쌓인 눈속에서도 계곡물은 흐른다. 연중 변하지 않고 솟아 오르는 물줄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옹달샘 그것은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내는 어미의 자궁과도 같다. 힘차게 솟아 오르는 물줄기는 굽이굽이 한강 줄기를 따라 망망대해인 서해로 흘러 갈 것이다. 

 검룡소 목조다리▲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는 1억5천만년 전 백악기에 형성된 석회암동굴 소로 하루 2000여톤 정도의 지하수가 용출되는 곳으로 수온은 사계절 8도시 정도로 오염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모습에 암반위에 푸른 물이끼가 끼는 곳이다.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하여 한강을 따라 올라 이 소에 들러 갈려고 몸부림치다 암반에 구불구불한 폭포를 만들어 놓았으며, 인근에서 풀을 뜯는 소를 잡아 먹기도 하여 주민들이 소를 메웠다가, 1986년 태백시에서 소를 파내고 정비하여 연중 마르지 않고 샘물이 솟아나고 있다고 전한다. 

 

 

 검룡소 폭포▲

새로운 생명처럼 무엇이던 그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하다. 다만 거기에는 많은 세월과 경륜과 노력이 수반된다. 무려 500킬로가 넘는 긴 여정을 이어가 대양에 합류하는 검룡소의 물줄기처럼~ 그래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 모두 수많은 세월과 변화하는 계절이 만들어 놓은 장엄한 예술이 아니겠는가?  

태백 검룡소 문화재 사진

 여름철의 검룡소▲

 

폭포에 맺힌 얼음과 눈의 결정체▲

 

 검룡소(동전은 있으나 100원짜리 이상이 안보이네...ㅠㅠ)

 

금대봉 기슭의 “검룡소”와 그 일대 계곡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지형․지질학적 경관을 이루고 희귀식물의 보고로 꼽힌다. 금대봉에서 대덕산을 잇는 능선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온 갓 기화요초가 피어나 산상의 화원을 만들어 놓는 야생화 군락지로 꼽힌다. 

검룡소를 구경하고 오던 길로 하산한다. 시원하게 올려다 보이는 대덕산 남릉 메마른 산판엔 유독 푸른빛을 발하는 겨우살이가 덕지덕지 자라고 있다. 울 마눌 투병중인 처제 생각이 나는지, 오늘따라 겨우살이를 따고 싶은 욕심을 보인다.   

 빨래 담당이 뉘길래?

 

 검룡소 나들목▲

 

 피재 삼도수비▲

 

 피재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 본 태백의 산릉▲

 

검룡소를 떠나와 피재에 올랐다. 삼도수비가 있는 피재 전망대에 서면 태백의 눈덮힌 산릉이 장엄하게 시야에 닿는다. 피재는 백두대간 길목이면서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우는 매봉산 나들목이기도 하다. 매봉산에 오르니, 여름이면 녹색 카핏을 깔아 놓은 듯 푸르던 고냉지배추밭이 온통 하얀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백설의 평원위로 능선을 따라 늘어서 있는 풍차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이곳은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는 곳으로 몇몇 관광객들이 올라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백두대간 한 축을 이루는 매봉산은 `하늘 봉우리`라는 뜻의 천의봉이라고도 불린다. 매봉산 자락의 해발 1300m 지점에 바람의 언덕이 자리잡고 있다. 파란하늘 아래 나란히 서 있는 하얀 풍력발전기는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차를 타고 한바퀴 돌아 볼 수 있곘지만 눈쌓인 농로길을 여유롭게 돌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여전히 소녀심(心) ▲

 

 

 풍력발전기▲

 

 농막과 농로▲

 

 농부들의 쉼터(?)

 

피재 내림길 동쪽에 '초막고갈두'라는 식당이 있다. 태백에서 유명한 식당으로 방송3사의 검증을 얻은 이 맛집은 유명세가 대단하다. 검룡소로 향하던 11시경에 북적이던 손님들은 2시가 넘었으나 여전하다. 화투장(번호표)을 받아 들고 30여분을 기다리니 자리가 난다. 메뉴라고는 달랑 고등어, 갈치, 두부조림이다. 먹어보니 헛소문은 아니다. 입맛 까다로운 내가 포장을 부탁하였니 말이다. 집에 돌아와 욕조에 따듯한 물을 받고 땀을 흘리며 한기를 빼내는 작업은 겨울여행 끝의 행복을 더욱 크게 만들어 준다. 

  

 

38084

<식사하시고 태백의 다른 산도 구경하시고 가세유!>

 

태백산 눈꽃산행 : http://blog.daum.net/suhan55/13682488

태백산 겨울산행 : http://blog.daum.net/suhan55/15962599

 

   함백산 눈보라산행 : http://blog.daum.net/suhan55/10645551

함백산 심설산행 : http://blog.daum.net/suhan55/15962918

 

대덕산 들꽃산행 : http://blog.daum.net/suhan55/15211930

 

노인전문정신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