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화암팔경의 마지막 비경 <광대곡>

바위산(遊山) 2012. 8. 13. 17:43

화암팔경의 끝으로 광대곡이 있다. 예전에도 화암팔경을 둘러본 적이 있으나 광대곡을 등한시 하였다. 광대곡은 몰운대 들머리에서 500m쯤 고갯길을 내려서면 들머리 표지판이 있다. 문을 닫아놓은 가든옆으로 비포장도로가 이어지고, 승용차 바닥에 수플이 부딧치는 소리에 신경을 쓰며 잠시 들어서면 차량 1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광대곡  안내판이 서있다.  

 

"하늘과 구름과 땅이 맞붙는 신비의 계곡, 태고적부터 인적을 거부한 돌과 물과 신화가 얽힌 천연의 선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신비의 동천 광대곡은 우람한 대자연의 비경이며 명산인고로 부정한 속세 사람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전설이 담겨져 있다. 험준한 계곡을 따라 오르는 오색의 물결과 아름다운 석벽은 신의 도술과 요정의 마법인듯 영천폭포 등 크고작은 폭포와 바가지소, 골뱅이소 등 각양각색의 12용소를 만들어 낸 곳이니, 이 어찌 신선의 경지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라고 장황하게 설명을 해놓은 안내판을 뒤로하고 탐방로로 들어선다.

 

수풀이 바지자락을 스치는 들머리에는 들꽃이 청초하게 피어있다. 긴 가뭄으로 수량이 적은 좁은 계곡은 그저 여느 산의 계곡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계곡으로 조금씩 깊이 들어 갈수록 계곡에 자리한 바위와 깍아 지른듯한 암벽과 계곡을 덮고 있는 울창한 수목이 예사롭지 않은 계곡임을 말하고 있다. 광대곡 탐방로는 현재 절반 정도만 탐방로가 있고 나머지는 탐방로가 개설되어 있지 않아 영천폭포 상단부터는 위험하니 올라가지 말라는 안내판이 서있다.

<광대곡 탐방로>

 

 

광대곡에는 광대곡(廣大谷)과 신선할머니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동면 몰운리에 최종락이란 사람이 광대곡 골짜기로 들어가는데 오솔길 양편과 용소에서 뱀이 우글거리고 있어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뱀 몇 마리를 끈으로 묶어 가지고 골짜기를 벗어 나오자 자기가 묶어 가지고온 뱀들은 모두 썩은 나무가지로 변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는 이것이 필경 산신령님의 조화로서 평소에 나의 소행이 옳지 못하였던 것을 반성하고 그 얼마후 다시 이 골짜기를 들어갔더니 전과같이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전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이 골짜기에 깊숙히 들어가면 신선할머니 한 분이 홀로 움막집을 짓고 살고 있는데 이 마을 조(曺)씨댁의 부인이 평소 신선할머니와 가깝게 지내게 되었는데 하루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신선할머니의 산막에서 잠을 잔일이 있었다.

때는 추운 겨울이었으나 치성을 드리러온 사람들은 모두 거적떼기 하나씩만 덮고 누었어도 전혀 추위를 못 느꼈다. 그들은 입을 모아 역시 신선할머니라 추위도 접근을 못하는구나 하였더니 신선할머니는 나는 본래 호랑이를 벗삼으며 살고 있는데 호랑이가 밤마다 옆에 와 그 털과 체온으로 추위를 막아준다고 하였다.


이 소리를 들은 모든 사람들은 또 산은 명산이 아니라 영산이구료. 신선할머니가 호랑이를 벗 한다니 호랑이 눈썹을 하나 뽑아줄 수 없겠소 하고 졸라댔다. 이를 약속한 신선할머니는 어느날 밤 호랑이가 옆에 와 누운 것을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치 사람에게 하듯이 여러가지 얘기 끝에 슬그머니 눈썹을 하나 뽑으려 했다.

그랬더니 호랑이는 노하여 달아나곤 그 후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러한 신선할머니 외에는 아무도 호랑이를 본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신선할머니 소생의 딸 하나가 있었는데 아랫마을에 사는 고윤이란 사람의 아들 귀룡(貴龍)이와 혼담이 있었는데 성혼 단계에 들어 갔을 대 신랑측에서 파혼하니 상심한 딸은 폐인이 되었다. 신선할머니는 칠성님께 빌며 복수를 하려 결심했다.

그날밤 꿈에 신령이 나타나 이르기를 메밀떡 7개만 해놓고 빌면 고씨 일가는 죽거나 병신이 될 것이니라 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신선할머니는 꿈에 산신령님이 일러준대로 행하였더니 아비는 병신이 되고 귀룡은 전신이 퉁퉁부어 이유없는 파혼의 죄를 받아 죽었다고 한다.

<병풍암>

 

 

<촛대바위>

 

 

계곡을 파고 들다보면 병풍암이 나온다. 병풍처럼 늘어선 단애가 계곡의 한옆으로 늘어서 있고 병풍바위를 지나면 촛대바위가 나온다. 촛대바위는 숲에 가려있고 이름표가 없어 정확하지 않으나, 생긴것으로 보아 촛대바위가 맞는 것 같다.  

계곡은 바위돌이 널려있고 수량이 적거나 아예 말라버린 구간이 많다. 바위에는 이끼나 진흙의 잔재물이 묻어 있어 미끄럽다. 협소한 계곡은 우기에 수량이 늘어 난다면 매우 위험할 수 있고 계곡을 타고 오르기가 어려울 것 같다. 다행이도 용천폭포까지는 계곡 옆으로 희미한 탐방로가 나있어 탐방로를 따라 오르면 될 것 같다. 

 

 

 

<이런 안내판은 있는데 광대곡 누드촬영체험장은 어느 곳인지 모르겠고...ㅠㅠ>

 

 

 

 

 

선녀폭포를 못미쳐 층대바위가 나온다. 층대바위는 계단처럼 타고 오를 수 있는 바위라 하여 층대바위라 부른다. 층대바위 아래로 들어서면 선녀폭포가 나온다. 작은 폭포 아래로 넓고 깊은 소를 만들어 놓은 선녀폭포 아래로 젊은 연인이 자리하고 음식을 먹고 있다. 젊은 남자분은 과시라도 하듯 선녀폭포에서 아래 소로 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갈수기의 계곡 암반은 이끼로 인하여 미끄러우니 조심을을 하여야 한다.

<층대바위>

 

 

<선녀폭포 들머리>

 

 

<선녀폭포>

 

 

<골뱅이소 암반>

 

 

<골뱅이소>

 

 

층대바위를 타고 올라 선녀폭포 상단으로 올라서면 찱넝쿨이 얼키설키 늘어진 수십길 단애 아래로 넓은 암반이 자리하고 있고 암반의 끝으로 작은 폭포가 구불구불 흘러 내리며 골뱅이소를 만들어 놓고 있다. 골뱅이 소는 그 깊이가 상당하여 우물같은 검푸른 웅덩이로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의 복숭아탕을 연상케 한다.

<바가지소>

위험구간인 계곡을 가로지르는 밧줄이 달린 골뱅이소를 올라서면 바가지소가 나온다. 바가지소도 골뱅이소 크기의 암반 웅덩이로 만들어져 있다. 바가지소 옆으로 절벽을 숲길로 우회하여 올라서면 영천폭포가 나온다. 제1폭포라 부르는 영천폭포는 높이가 5m, 수심이 약 5m, 면적이 약 30여평정도의 시퍼런 물이 소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바람은 서늘하기까지 할 정도로 시원하다. 폭포 상단으로 "위험 올라가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있다. 이곳부터는 탐방로가 개설되지 않고 있다. 비탐방로인 광대곡 상단으로도 장대폭포, 구영소, 피소, 양동이소, 가마소 등 수려한 계곡이 자리하고 있어 수량이 좋은 여름철 계곡산행으로 좋을 듯하며, 가을단풍철에 이 계곡을 찾는다면 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산행지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오늘 광대곡 트레킹은 영천폭포까지로 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비탐방로 트레킹을 기약하며, 원점회귀로 탐방을 마친다.

<영천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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