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아라리의 고장 정선의 화암팔경

바위산(遊山) 2012. 8. 13. 11:13

역마살이 낀 탓인지, 언제나 문득 생각이 나면 준비보다는 먼저 길을 떠나고 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다녀온지가 오래된 화암팔경은 그래서 습관처럼 갑자기 찾아 들었다. 정선에 들어서자 길옆으로 정선아라리의 발상지인 칠현공원이 보인다. 궁굼증에 잠시 들러보니, 나름 유서가 깊다. 거칠현설은 정선아라리의 근원설화 중 일반화된 설이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자 고려 유신들 중 72명이 불사이군(不事二君) 즉, 충직한 신하는 결코 두 임금을 모실 수 없다며 충절을 맹세하고 숨어든 곳이 개성의 ‘두문동’ 이었고, 여기서 이성계의 회유가 집요해지자 다시 이를 피해 일부가 흩어져 숨어든 곳이 강원도 정선 땅이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온 이들이 7인이었고, 그래서 이들이 머문 곳을 후세에 ‘거칠현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들은 매일 아침 관복을 옛 궁궐 쪽에 걸어 놓고, 중국의 백이숙제의 고사처럼 서운산의 고사리와 산나물을 캐 먹으며 세상을 등지고 살았다. 그들은 이웃하고 있는 여주의 목은 이색이나 원주의 원천석과 같은 이들과 회한을 나누며 자신들의 처지를 한시로 지어 부른 것이 인근에 풀이되어 전해져 정선아라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거가 정선아라리의 제 1절 격인 다음의 노랫말이라고 한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 막 모여 온다.” 여기서 눈이나 비가 오려는 암울한 상황은 고려 말의 국운을 말하는 것이며, ‘만수산’이란 옛 도읍지인 개경의 주산을 말한다. 이외에도 정선아라리에는 각 편의 기원설화로 볼 수 있는 ‘아우라지 처녀’얘기 , ‘백전리 물레방아’얘기, ‘되돌이 아라리’, ‘문호장네 며느리얘기 등이 전해지고 있다. 거칠현동 칠현은 전오륜(全五倫), 김충한(金沖漢), 고천우(高天禑), 이수생(李遂生), 신안(申晏), 변귀수(邊貴壽), 김위(金瑋)를 일컫는다고 한다.

<용마소>

 

 

 

            <화표주>                                                        <화암동굴>              

 

<화암약수▼>

 

 

<전망대에서 본 거북바위▼>

칠현동을 떠나 화암에 도착한다. 아라리의 고장 정선은 언제나 다정다감한 느낌을 준다. 신골 오지의 대명사로 첩첩이 이어진 산맥들을 사이로 손바닥만한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곳 그 골짜기마다 순박한 사람들이 자리하여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화암동굴은 전에도 다녀갔고 시간이 없어 화암약수에 들렀다가 거북바위로 오른다. 화암약수 켐핑장에는 수많은 피서객들로 인하여 차량 진입이 용이치 않다. 화암팔경은 화암동굴, 거북바위, 용마소, 화표주, 화암약수,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의 팔경을 일컷는다. 소금강은 화암팔경중 제6경으로서 정선군 화암면 화암1리에서 몰운1리까지 4km 구간에 백전리 용소에서 발원한 어천을 중심으로 좌, 우에 100 ~ 150m의 기암절벽이 있는데, 그 기묘하고 장엄한 형상이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하여 소금강이라 알려진 명승지이다. 그 밖에도 소금강의 정문과 같이 어천을 사이에 두고 좌, 우에 서있는 사모 관대바위와 쪽도리바위, 신선 삼형제가 놀았다는 삼형제바위, 독수리집이 있어 항상 독수리가 날고 있다는 평화바위, 조그마한 동굴속에서 오고가는 관광객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듯한 두꺼비 모양의 돌두꺼비바위 등의 볼거리가 있다. 특히 소금강은  드라이브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오름길에 본 거북바위>

 

 

<정상에서 본 거북바위>

 

 

거북바위는 화암약수 들머리에 위치한다. 가파르게 계단길을 올라서면 커다란 노송들이 군락을 이룬 암봉위에 거북모양의 바위가 올라서 있다. 나무가지에 가려있어 촬영이 여의치 않으나 바위에 올라서면 작고 아담한 마을 화암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거북바위를 내려서서 소금강을 계곡을 따라 오른다. 기암절벽이 협곡을 이루는 소금강은 아름답다.

<거북바위에서 본 화암>

 

 

<소금강 들머리>

 

< 소금강 ▼ >

소금강은 작은 금강이라는 뜻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강물을 따라 수백길 단애를 이룬 암벽이 협곡을 이루고 있다. 그 깍아낸듯한 직벽에는 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듯 틈바구니마다 수목이 뿌리를 박고 띠를 둘러 놓은 듯 안간힘을 쏟아 자라고 있다. 소금강 맞은편으로는 바윗돌이 너덜을 이루고 회귀식물인 바위솔이 자생을 하고 있다. 

<바위솔 자생지 너덜지대>

 

 

 

<바위솔>

 

 

 

 

 

<몰운대 들머리>

 

 

화암팔경중 제 7경인 몰운대는 수백 척의 암석을 깎아 세운 듯한 절벽위에 5백년이 넘은 노송이 좌우 건너편의 3형제 노송과 함께 천고흥망을 간직하고 있다. 옛 전설에 천상선인들이 선학을 타고 내려와 시흥에 도취되었다고 전하며 구름도 아름다운 경관에 반하여 쉬어 갔다고 하는 몰운대 절벽 아래에는 수백명이 쉴 수 있는 광활한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여름철에는 소풍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 몰  운  대 >

 

<몰운대 상단▼>

암 절벽으로 이루어진 이곳에는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반석위에는 수령 300년이 넘는 소나무가 있고 절벽아래로 맑은 시냇물이 흘러 옛부터 시인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치가 좋아 천상선인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놀다 갔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입구에서 250m를 가면 몰운대 꼭대기로 바위에 서있는 소나무와 고사목을 잡고 주변을 살펴보면 강과 마을이 매우 평화스러워 보이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높이의 절벽에 다래덩쿨이 얼키설키 늘어져 있고 아직은 덜익은 다래가 풋대추처럼 다닥다닥 매달려 있다. 

<몰운대 정자>

 

 

특히 화암팔경중 1경인 화암약수내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따라가는 몰운대 등산코스는 비선대, 신선암 등을 거쳐 가면서 화암 8경중에서 거북바위, 화암약수,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를 다른 사람들과 달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즐거움과 멋진 풍경을 만끽하는 코스로 산행을 하며 바위절벽의 그림(화암)들을 보면 저절로 “마치 한폭의 동양화 같다”는 감탄사가 나오는 곳으로 1코스 : 약수주차장→(40분)금강대→(20분)신선암→(20분)비선대→(40분)한치(총2시간), 2코스 : 구암정→(40분)금강대→(20분)신선암→(20분)비선대→(40분)한치(총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길은 아직 미답으로 언젠가는 한 번 걸어보아야 할 산인 것 같다.

 

<몰운대 고사목>

 

 

<몰운대 하단>

 

 

<몰운대 너럭바위>

 

 

<절벽 다래덩쿨>

 

 

 

 

 

몰운대를 떠나 8경으로 일컫는 광대곡으로 들어선다. 몰운대입구에서 차량으로 500m쯤 고갯길을 내려서면 광대곡 입구가 나온다. 비좁은 비포장도로를 타고 조금 들어가면 승용차 10여대를 주차할만한 주차장이 나온다. 광대곡은 좁은 협곡을 이루고 있는 계곡으로 폭포와 소가 늘어서 있어 비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광대곡트레킹 체험기는 별도로 올리기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호수마을에 들린다.

<광대곡>

 

 

 <광대곡 우렁소>

 

 

<보호수>

 

 

 

 

 

 

700년된 느릅나무는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 억색군락지가 장관인 민둥산 자락에 위치한 은둔의 마을 한치(汗峙). 정선군 남면에서 정선방면으로 2㎞를 달린 뒤 다시 꼬불꼬불 민둥산 산길을 돌아 20여분을 올라가자 해발 800여m에 위치한 `하늘아래 첫동네' 한치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락끼리 통하는 길이 급경사가 지고 너무 험해 통행하는 사람마다 땀을 흘리게 된다고 해서 붙여진 '한치(汗峙)'마을은 정선에서도 손꼽히는 오지로 유명하다. 이곳에 영화 "봄날은 간다"의 촬영지인 보호수가 있다. 영화촬영 후 이 마을은 "보호수마을"로 불리우고 있어 정선을 찾는 여행객들은 한 번쯤 들러볼만한 명소가 되어 있다.


38032



노인전문정신과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