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황정산 신선봉.수리봉 암릉산행

바위산(遊山) 2011. 11. 22. 17:27

충북 단양군과 경북 예천군이 경계를 이루는 저수령에서 서진하는 백두대간이 벌재에 이르기 전 살짝 들어올린 산이 옥녀봉(1,076m)이다. 이 옥녀봉에서 백두대간을 이탈하여 북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산줄기가 있다. 이 산줄기가 장구재에서 잠시 가라 앉았다가 선미봉(1,080m)을 들어올린 다음, 계속 북서로 달아나며 아름다운 바위봉을 빚어놓은 산이 수리봉(1,019m)과 황정상(959m)이다. 암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세가 설악산 용아릉을 옮겨다놓은 것 같은 수리봉은 문경과 단양과 제천 일원의 산봉이 빠짐없이 바라보이는 뛰어난 조망에다 능선 곳곳에 암봉이 솟구치고, 몸을 제멋대로 뒤튼 낙락장송들이 바위벼랑을 꾸며주고 있다.

<방곡도예터>

날씨는 화창하나 바람이 세차고 제법 쌀쌀한 날씨가 옷깃을 여미게 한다. 엄지를 치켜세운 커다란 손동상에 <수리봉>이라는 표지가 서 있는 신선봉 들머리인 방곡사 왼쪽길로 접어든다. 임도를 따라 조금 오르면 절터 같이 석축이 늘어서 있는 있는 도요지터에 다다른다. 주변에는 깨진 도자기 파편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예전에 도자기 산업이 융성했음을 알 수가 있다.

 <신축사찰>

방곡리에는 몇 몇 도요지와 함께 도자기 전시장이 있다. 산행을 하고 시간이 난다면 한 번 들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황장목이 많아서 옛날에 궁중에서 쓰는 원목을 생산하였다는 방곡리는 수리봉 기슭에 도자기의 원료인 사질점토가 무진장하고 고령토와 유약의 원료인 묵보래 흙이 많으며, 도자기를 구울때 1200도 이상 화력을 높혀줄 소나무가 많아 천혜의 도자기 생산지로 600여년 전부터 도공들이 몰려들어 주로 서민들이 사용하는 도자기를 만들어 왔으며 지금도 일본에 수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도락산>

조금 더 전진하면 신축중인 꽤 규모가 있는 절이 보인다. 절을 못미쳐 왼쪽으로 안내판이 서있다. 이곳에서 능선으로 오른다. 능선길은 매우 가파라서 처음부터 숨을 헐떡이게 하고 다리를 무겁게 한다. 가파르게 주능선에 오르면 서쪽으로 조망이 터지며, 100대명산으로 널리 알려진 도락산의 모습이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서 있는 모습이 보이고 서서히 주변의 작은 암봉들이 내려다 보인다. 암릉산행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쉼없이 가파른 비알길을 올라야 한다.

잡목이 들어 선 된 비알길을 계속 오르다, 하나둘씩 바위가 늘어나며 주능선은 암릉길로 바뀐다. 계속 걷기만 하는 것 보다는 암릉을 오르고 내리며 걷는 것이 지루함도 적고 재미도 있다. 조금 더 오르면 북으로 황정산과 함께 고찰 대흥사의 원통암이 있는 원통골을 지나 올산의 오똑하고 늠름한 자태가 시원하게 조망되고, 남으로 황장산이 투구봉과 함께 앞을 가로 막고 서있다. 

 <황장산>

 

 

본격적인 암릉구간에 다다라 앞을 떡 가로막 고 서 있는 암봉을 쇠줄 와이어를 잡고 우회하여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암릉구간은 그리 험하지 않지만 초심자는 부담이 갈 수 있는 구간이다. 황정산 수리봉과 신선봉 산행은 수려한 암봉과 기암을 보는 것도 좋지만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암릉산행에 그 멋이 있는 것 같다.

 

 

 

<석화봉>

 

 

오늘은 모처럼 집에온 아이들과 강아지까지 합하여 5식구가 산행을 하게 되었다. 가깝기도 하고 먹거리도 챙기지 않고 가볍게 산행을 시작한 것이 화근이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다 바람마져 세차게 불어댄다. 산아래서는 견딜만 하던 바람이 능선으로 오를수록 세차고 추위가 대단하다. 등산로엔 서릿발이 길게 솟아있다. 바람이 적은 암벽 양지에는 추위를 피하여 잠시 쉬고있는 산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신선봉>

 

 

언   제 : 2011년 11월 20일(일)

누구와 : 울가족4명+주주(울강아지) 

어데에 : 단양의 신선봉.수리봉(4시간)

어렸을적엔 산에만 가면 펄펄 날던 주주가 산객들에게 민폐가 될것 같아 커서는 산행을 중지하였는데, 오늘 모처럼 따라왔다. 결국 체중과 노쇠로 체력이 바닥난 주주가 발발떨기 시작한다. 암릉구간이기도 하여 배낭안에 집어넣고 산행을 한다.

<암릉구간>

 

 

<올라온길>

 

 

 

 

 

먹을 것이라고는 과자 조각 한개 없는데, 주주가 배가 고프다고 칭얼댄다. 마침 바람을 피하여 김밥을 드시는 분들에게 김밥 한덩어리 얻어 먹이고, 등산로에서 만난 산객께서 귀엽다고 자진하여 초코렛도 두어개 주었는데, 배고픈 인간들이 대부분을 먹어 버렸다. 

암봉을 우회하여 노송이 어우러진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잠시 걷다가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신선봉에 오르게 된다. 신선봉에는 작은 돌무지가 있고 주변은 수목이 둘러싸고 있어 조망은 시원치 않다. 그러나 조금 더 전진하면 암반으로 된 전망대가 나오고 앞으로 용아릉을 지나 수리봉이 우뚝 서있는 모습과 황정산과 올산 그리고 바위가 꽃처럼 피어 있다고 하는 석화봉의 상단부가 내려다 보인다.

 <신선봉>

 

 

 

 

 

<천주산.공덕산>

 

 

<황장산>

 

 

 <황정산.영인봉>

 

 

<올산.소백산>

 

 

  <수리봉.용아릉>

 

 

  

 

 

 

 

 

<신선대>

 

 

 

 

 

신선봉에서 잠시 쉬었다가 수리봉으로 향한다. 신선봉을 내려서는 길은 수려하고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걸어야 한다. 안부로 내려서면 신선봉과 수리봉 산행의 하이라이트라는 용아릉에 다다른다. 예전에 태풍이 몰아칠 때 이곳에 올랐으나 바람과 운무로 제대로 된 풍경은 볼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청명하여 주변의 조망이 일망부제로 펼쳐진다.

 <용아릉>

 

 

 

 

 

 

 

 

수리봉으로 오르는 길은 암봉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직등하기는 어렵고 북쪽으로 우회로가 있다. 눈이 눈지 않은 우회로를 와이어에 의지하여 오르면 수리봉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는 정상표지석이 서 있고 한옆으로 "황정에서 너는 산이 되었구나, 사랑한다 천일아"라는 작은 추모석이 넓지 않은 암반의 한옆에 박혀 있다. 황정산에서 추락사를 할 곳이라면 신선봉과 수리봉 사이의 암릉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산을 좋아하던 산객이 산에서 유명을 달리 한 듯하니, 삼가 고인을 명복을 빈다

주위를 요하는 용아릉 구간을 통과하면 수리봉으로 오르게 된다. 수리봉으로 오르다 되돌아 보는 신선봉의 능선과 암봉미는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수리봉으로 오르는 길은 도봉산 포대능선의 암릉길처럼 와이어를 잡고 오르고 내려야 한다. 그러나 도봉의 포대능선이 밀려드는 산객들로 인하여 휴일이면 고질적인 트래픽으로 산행의 즐거움을 감소시키나, 이곳은 휴일에도 여유자작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가 있다. 

 <신선봉.신선대>

 

 

 <수리봉정상>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다. 멀리 소백의 주능선이 보이고 옥녀봉이 벌재로 가라 앉았다가 선미봉을 일구고 선미봉을 지나 수리봉으로 이어지고 황정산과 도락산을 지나 덕절산과 두악산을 끝으로 청풍호반으로 여맥을 내려 놓는다. 남으로 황장산과 함께 왼쪽으로 대미산과 하설산이 보이고 붕어의 주둥이 처럼 생겼다하여 붕어산이라고 부르는 천주산의 암봉이 오똑하게 보인다산에서 먹거리를 잘 챙기지 않고 간단하게 행동식으로 때우는 나에게는 진수성찬이나 다름이 없다. 점심을 먹고 선미봉쪽으로 조금 전진하다 수학봉 1.3km, 윗점마을 2km라는 안내판을 만난다. 이곳이 선미봉과(안내판에는 수학봉으로 표시됨) 윗점마을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수리봉 산행시간이 길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어 시간이 남으니, 선미봉까지 돌아 보고 싶으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윗점마을로 하산을 한다.

윗점으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고 낙엽이 쌓여 있어 걷기가 불편하고 군데군데 얼었던 땅이 녹아 미끄러운 곳도 있다. 참나무 낙엽이 쌓인 된비알을 내려오다 보면 멋지게 자란 노송 두 그루를 만나게 되고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수리봉의 또 하나의 백미인 대슬랩지구에 다다른다. 노송과 고사목이 잘 어울려 있는 흰 화강암반슬랩엔 와이가 매달려 있어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방곡리>

 

 

 <대슬랩구간>

슬랩지구를 지나 소나무가 빼곡한 능선을 걷다보면 수리봉 산행길 중에서 마지막 암릉구간에 다다른다. 몇개의 기암이 작은 능선을 이루고, 소나무 몇그루가 서 있어 운치를 풍기는 암릉구간에 서면, 수리봉의 암봉이 수려하게 올려다 보인다. 늦은 산행에 먹거리를 챙기지 못하였는데, 4시가 다되어간다. 당연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울마늘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자주 귓속을 파고든다.(덕분에 산행 후 거하게 쏘았음)

 <수리봉>

암릉구간에서 잠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도로공사장에 다다른다. 방곡이 도예시장으로 번성하던때 경북 예천으로 향하던 유일한 지름길이 요즘은 사용하지 않아 폐길이 된 것을 4차선으로 확포장하여, 방곡과 올산을 이어서 충북에서 경북으로 넘어가는 저수령으로 이어지게 되니, 이곳을 찾아오는 영남인들의 교통이 더욱 편리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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