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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국망봉.상월봉 신년산행

바위산(遊山) 2012. 1. 2. 16:06

 

신년 해맞이 산행으로 소백산 국망봉에 올라 보기로 한다. 흐린 날씨 탓으로 일출을 보기는 틀렸지만 혹시나 운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아들놈과 새벽 5시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는 30분거리에 있는 어의곡 새밭에 도착하여 헤드렌턴에 의지하여 어둠을 뚫고 오른다. 얼어붙은 물탱크를 지나, 몇개의 개울을 건너야 한다. 온유한 날씨 탓인지 완전히 얼어붙지 않은 개울은 조심하여 건너야 한다.   

 

 

 

울아들 개울을 건너다 얼음이 깨져 한쪽발이 입수되어 버렸다. 개울을 지나 부드러운 완경사지를 오르면 아름드리 일본잎갈나무(낙엽송)가 울창한 숲길로 접어든다. 산은 오를수록 적설량이 많아져 바람과 눈의 산인 소백을 실감하게 된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등산로는 늦은맥이재를 못미쳐 된비알로 접어들고 산판은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늦은맥이재에는 그리 강풍은 아니지만 제법 바람이 불어오고 운무가 밀려온다. 늦은맥이재에서 상월봉으로 향하는 능선은 바람에 몰려 쌓인 눈이 2~3m는 족히 되는 듯하다. 등산로는 적설이 깊은 능선을 피해 능선 옆으로 나 있다. 

 

<늦은맥이재>

 

 

 

언   제 : 2012년 1월 2일(일) 흐리다 눈

누구와 : 아들

어데에 : 소백산 상월봉.국망봉(6시간)

 

 

 

 

 

능선을 걷다가 상월봉을 못미쳐 적설지대를 잠시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그러나 상월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눈에 덮혀 있어 길이 열리지 않았다. 상월봉을 우회하여 국망봉으로 향한다. 오를수록 바람도 세차고 운무가 밀려온다. 국망봉 능선 수목에는 상고대가 만발하여 선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나는 겨울이면 한 번쯤은 꼭 소백에 오른다. 눈과 바람과 상고대의 산인 소백은 설악의 웅장한 암봉을 드리운 아름다움도 없고, 태백의 아기자기한 설경도 없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으로 불어오는 칼바람과 눈보라, 그리고 키작은 수목에 피어나는 상고대의 아름다움이 더없이 좋기 때문이다. 

 

소백산은 소백이라는 이름 때문에 작은 산이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소백산은 큰 명산이며, 주봉인 비로봉은 수많은 야생화의 보고로 희귀식물인 외솜다리(에델바이스)가 자생하고 있는 지역으로 봄이면 철쭉이 만개하여 그 은은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며, 천연기념물 제244호인 주목군락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있어 그 고고한 자태와 함께 능선의 부드러운 멋, 우아한 곡선미와 함께 조화를 이루고있다.

 

소백산은 충북 단양의 1개읍 · 3개면, 그리고 경북 영주의 1개읍 ·4개봉화군의 1개면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12대 명산중의 하나로 1987년 국립공원 제18호로 지정되었다. 소백산 국립공원은 한반도의 등뼈와도 같은 태백산맥의 줄기가 서남쪽으로 뻗어내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갈라 큰 산계를 이루는 소백산맥의 어깨격인 영주 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는 산이다.

 

주봉인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제1연화봉(1,394m), 제2연화봉(1,357m), 도솔봉(1,314m), 신선봉(1,389m), 형제봉(1,177m), 묘적봉(1,148m)등의 많은 영봉들이 어울려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로 수려한 경관을 보여 주고 있는 산이다. 주로 비로봉과 연화봉을 많이 찾으나, 국망봉이나 도솔봉도 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단양읍지에서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56대 경순왕은 나라를 왕건에게 빼앗기고 천년사직과 백성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명산과 대찰을 찾아 백운면 방학리에 궁뜰에 동경저라는 궁을 짓고 머물러 있었다. 왕자인 마의태자는 신라를 회복하려 했으나 실패하자 엄동설한에도 배옷 한벌 만을 걸치고 망국의 한을 달래며 소백산으로 들어와 이곳에 올라 멀리 옛도읍 경주를 바라보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는 연유로 국망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편 풍기읍지에서는 명종1년 배순이라는 사람이 순흥배점에 와서 대장간을 차려놓고 좋은 철 물건을 만들어서 양심적으로 수요자에게 공급하였다. 특히 행실이 착하고 어버이에게 효와 조상을 모시는 정성이 지극하여 퇴계선생님께서 불러 "과연 들은봐와 같다." 하며 칭찬을 했다고 한다. 그 후 퇴계선생이 돌아가심에 철물로 상을 만들어 놓고 3년복을 입었으며 선조대왕이 승하하시자 매월삭망에 정성들여 장만한 음식을 들고

뒷산에 올라 북쪽 궁성을 향해 곡제사를 3년동안 지냈다. 그 슬픈 소리가 궁안에 까지 들리어 나라에서 정여를 내리게 되었다고 하여 당시 그가 음식을 들고 올라 궁성을 바라보며 곡을 했다는 산을 국망봉이라 한다.

 

 

 

기타 고려 공민왕때 이의가 선왕을 경조하는 4배를 올렸다고 하여 그 산 정상을 국망봉 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소백산 주목은 제1연화봉에서부터 비로봉 사이의 북서사면(해발 1,200∼1,350m)에 분포하고 있으며 주목의 평균 수령은 350년(200∼800년)으로 총 본수는 3,798본(천연기념물 제244호 1,999본 포함)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주목군락지이다.

 

국망봉에서 시작되는 죽계구곡은 고려 경기체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죽계별곡의 배경이며 연화봉에서 이어진 희방계곡은 높이30m의 웅장한 희방폭포와 더불어 뛰어난 경관을 보여 주고 있으며, 북으로 흐르는 계곡들은 단양팔경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주요 문화재는 국립공원 내인 경북 영주시 부석사 지구와 이에 인접한 순흥 일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일부가 충청북도 단양읍에 분포하며, 국보5점, 보물6점, 경북지방유형문화재 8점이 포함 된다.

 

<상월봉 능선>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오르는 아흔아홉 구비의 죽령은 영남의 3대 관문 중 하나로서, 그 옛날 과거길 선비들의 수많은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봉인 비로봉에는 천연기념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나라가 어려울 때 이 고장 선비들이 한양의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는 국망봉과,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 그 옛날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솔봉 등 많은  산봉우리들이 연이어져 있다.

 

소백산 중턱에는 신라 시대 고찰 희방사와 비로사가 있으며, 희방사  입구에는 영남 제일의 희방폭포(28m)가 년중 시원한 물줄기로 피서객들을 즐겁게 맞고 있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철쭉꽃의 장관과 상수리나무 숲 터널은 소백산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으며, 년중 6개월 정도 백설로 뒤덮혀 있는 비로봉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고 있다.

 

<비로봉 가는 길>

 

 

 

<국망봉>

 

 

 

상월봉을 지나 국망봉으로 향하는 능선은 시베리아의 설원을 연상케한다. 드믄 드믄 밀집된 키작은 관목위로 상고대가 피어있고 능선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운무를 쓸어가곤 한다. 다행이도 소백의 여느 겨울보다 바람의 강도도 그리 세차지 않고, 기온도 낮지 않아 그리 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국망봉 능선>

 

 

 

국망봉에서 비로능선을 타고 비로봉에 올랐다가 어의곡으로 하산할까 하였지만 비로봉~어의곡코스는 두어번 겨울산행을 한 곳이고, 시간이 한시간쯤 더 소요된다. 어의곡~늦은맥이재코스는 오늘 처음이고, 어둠을 뚫고 오르는 바람에 경치를 보지 못하였으므로 오던 길로 되돌아가기로 한다. 

 

우리집 맏상주는 아이젠을 배낭 안에 잘 모셔놓고 가져오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고 아이젠 착용없이 하산을 하다보니, 줄줄 미끄러져 내려온다. 새해를 맞이하여 혹시나 하던 일출과 운해는 보지 못하였지만 바람과 눈과 상고대의 산인 소백산 산행은 아주 좋은 심설산행으로 6시간을 소요하고 어의곡으로 원점회귀를 하며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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