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10년 6월 12일(토)
날 씨 : 비
누 구 와 : 나홀로
소요시간 : 2시간 30분
밤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그칠 기세가 아니다. 베란다의 화초를 손질하고 컴과 TV를 오가도 따분하기는 마찬가지다. 창밖에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다 가까운 산에 우중산행이나 해보자며, 집을 나선다. 그러나 가까운 곳에 아니 오른 산이 별로 없다. 너무 작고 볼품도 없어서 산 취급도 안 한 청풍호반에 위치한 비봉산에 오르면 조망이 좋다하니 비봉산으로 향한다.
<뒤에 뾰족한 것이 비봉산>
<봉정사 석불>
<봉정사 들머리>
청풍을 지나 호반이 둘러 싸고 있는 내륙의 섬같은 비봉산 자락의 신리와 연곡리를 지나면 봉정사가 나온다. 작은 절 봉정사는 적막하리만치 조용하고 절간 언덕에는 야생초가 피어 빗방울과 바람에 떨고 있다. 옛날에 월봉스님이라는 분이 봉정사에 들러 산을 보고 사방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아도 마치 한 마리의 매 또는 봉이 날아가는 것 같아 비봉산 또는 매봉으로 명명하였다고 전한다.
<비봉산>
봉정사를 둘러 보고 다시 절간 입구로 내려서면 비봉산 산행 들머리가 나온다. 청풍호반의 수려한 명산들에 비하면 그리 관심받지 못하는 작은 산이지만 생각보다 등산로가 잘 발달 되어 있다. 들머리에서 된비알을 가파르게 오르면 지능선 하단에 오르게 된다. 산은 적막하고 빗소리와 새소리뿐 오늘 비봉산에 오르는 사람은 나 뿐인가 보다. 우의도 입지 않고 내리는 빗줄기를 그대로 맞으며 느긋하게 오르다 보면 쉼터가 나온다.
쉼터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남으로 비봉산이 오똑하게 올려다 보이고 아래로는 새로 건설되는 청풍대교와 함께 청풍호반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호반의 끝으로는 레이크호텔과 힐호텔, 호수공연장, 수경분수가 나란히 보이고 금수산과 망덕봉을 지나 작은 동산과 동산, 작성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에 구름이 걸려 있다.
<청풍대교와 금수산>
<산행 들머리인 연곡리 봉정사>
능선은 부드럽고 동내 야산을 걷는 것 같다. 정상을 못미쳐 누군가 돌을 쌓아 새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볼 것 없는 산에 그나마 눈요기 꺼리를 만들어 놓음에 감사 드린다. 부드러운 능선이 끝나고 잠시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비봉산 정상에 서게 된다. 정상에는 목조로 만든 대형 활공장이 있다. 계단을 타고 활공장에 오르면 정상표지석과 활공장의 규모에 놀라게 된다.
제천시 청풍면 연곡리에 위치한 비봉산( 飛鳳山)은 청풍의 대표적인 산으로 청풍호로 에워싸여 있는 높이 531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이름이 봉이 날라 가는 형상의 비봉산인데, 이 곳에 활공장이 생기고 봉황처럼 행글라이더가 날게 되었으니, 옛 지명이 산이나 마을의 팔자와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이 참에 나도 좋은 이름을 찾아 개명이나 해볼까나...^^*) 산행은 보통 계장골에서 시작하나, 이 길은 현재 등산로 대신 모노레일이 설치 되어 있다. 산행을 하기 힘들은 노약자는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청풍호반의 조망만 즐기고 와도 아주 좋다.
정상에서의 경관은 충주호가 바다처럼 사방으로 펼쳐지고, 남으로는 월악산, 북으로는 대덕산, 동으로 금수산, 서로는 계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또한 청풍호에 잠긴 육지가 마치 연꽃무늬처럼 보이므로 연봉산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북동쪽으로는 제천시가 한눈에 보이고, 청풍대교와 호수를 오가는 유람선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거칠 것 없는 일망무제의 조망이 일품이다. 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산의 조망의 가치는 그 어느 수려한 산에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
비봉산 정상엔 비가 멈추고 대신 운무가 휘돌아 흐른다. 운무의 흐름에 따라 운무에 가렸던 조망이 트이고 잠기기를 번복하는 모습은 장관이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오고 상쾌함도 아주 좋다.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며, 불어 오는 바람을 맞으며, 운무에 잠긴 조망을 촬영하다 하산을 한다. 북서릉을 타고 하산하려 했으나, 모노레일 앞으로 '등산로 없음 위험' 표지판이 앞을 막는다. 모노레일을 설치하면서 등산로를 폐쇄한 것 같다. 할 수 없이 오던 길로 하산한다.
<운무에 잠긴 월악산>
비에 젖어 조금은 미끄러운 산길을 걷다보니, 수원대학교에서 온 한팀의 산객들이 오르며, 산중의 적막을 깨트린다. 산이 작으니, 얼마 걷지 않은 것 같은데 날머리에 도착한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장마를 대비하여 물이 빠진 호숫가의 자라난 연록의 초원과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빛 보리밭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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