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낙영산과 수려한 선유구곡

바위산(遊山) 2010. 3. 21. 12:13

언   제 : 2010 . 3 . 20(토)

날   씨 : 황사와 흐리다 비

누구와 : 창민산악회 12명

어느곳 : 시원한 바위슬랩이 펼쳐지는 낙영산과 선유구곡  

 

 

낙영산(684m)은 우리나라 200대 명산에 속하는 산으로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에 위치한다. 이웃하고 있는 화양계곡의 수려한 산 도명산(643m)과 함께 암골미가 뛰어난 산이다. 낙영산이란 뜻은 "산의 그림자가 비추다" 혹은 "그림자가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신라 진평왕때  당 고조가 세수를 하기 위하여 세숫물을 받아 들여다 보니 아름다운 산의 모습이 비친지라  이상하게 여겨 신하를 불러 그림을 그리게 한후 이산을 찾도록 했으나 나라 안에서는 찾지 못하였는데, 어느날 동자승이 나타나 이산은 동방 신라국에 있다고 알려줘 신라에 사신을 보내 찾아보았으나 신라에서도 찾지못해 걱정하던중 한 도승이 나타나 이산의 위치를 알려주어 산의 이름을 낙영산이라 이름지었다고 전해진다.

 <낙영산>

 

 

 

<공림사>

낙영산 남쪽에는 공림사라는 사찰이 있다. 신라 경문왕 시절 자정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중기에는 법주사보다도 흥했지만 임진왜란 등을 치루면서 소실되고 중건을 하였으나 6.25때 공산군의 은신처가 되어 일부 소실된 것을 근래에 새로 지은 것들이나. 꽤나 대찰의 규모를 갖추고 있고 몇백년은 묶음직한 느티나무가 늘어서 있다. 공림사 앞으로 몇개의 작은 연못을 만들고 연꽃이 심어져 있다. 연못에는 거대한 기암이 하나 앉아 있다. 거북을 닮았다고 하나 내가 보기로는 두꺼비가 어울릴 듯하다.  

<두꺼비바위>

 

 

산행의 들머리는 공림사 동쪽 스님해우소 옆으로 등산로가 있으나, 바위산행의 진수를 맛보려면 공림사 뒤쪽의 등산로를 타고 오르는 것이 좋다. 빼곡한 송림 아래로 바위돌이 널려 있고 몇개의 부도가 있다. 누구의 부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공림사의 역사로 보아 불가에 귀의하여 평생을 수도도량에 정진한 이곳 스님들의 부도일 것으로 보인다. 부도의 상단에는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이 널려 있다. 누군가 기도를 하면서 하나둘 올려 놓았을 것이다.

잘자란 송림을 빠져나가면 잡목사이로 올라야 한다. 그러나 길지 않은 잡목지대를 벗어나면 곧바로 암릉산행을 하여야 한다. 벽돌을 세로로 쌓아 놓은 듯 한 암벽구간을 올라서면 북으로 장쾌하게 펼쳐지는 바위슬랩이 눈앞에 다가온다. 몇개의 밧줄구간이 있으나 대부분 우회로가 있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으나 암릉산행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바위슬랩을 네발로 기어 오르는 것도 산행의 묘미를 더할 것이다.

 

 

 

 

 

 

 

  

 

 

 

 

 

 

 

오늘은 병원산악회 정기산행일이다. 개인적으로 산행을 한지가 오래 되었고 300개가 넘는 국내산을 오르고 나니, 이제는 멀어서 찾아가기 힘든 몇몇 산들을 빼고는 오른 산을 또 오르는 일이 많아졌다. 낙영산도 수없이 오른 산중에 하나다. 청주에서 접근성도 좋고 작으나 한나절 짬을 내어 다녀올 수 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미답산들은 천천히 둘러 보기로 하고, 산을 좋아하는 직원들을 위하여 그동안 둘러 보았던 산들을 안내하는데 힘을 쏟아볼 참이다.   

 

 

 

슬랩지대를 벗어나면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동으로 742m봉 너머로는 백악산 능선을 지나 멀리 장성봉과 막장봉서릉이 마루금을 이루고 대야산을 오똑하게 일구어 놓았다. 날씨가 좋은 날은 묘봉, 관음봉, 문장대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이 톱날처럼 보이나 오늘은 황사와 개스로 인하여 조망이 시원치 않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각자 준비한 음식을 꺼내니 푸짐한 오찬상이 만들어 진다. 그것은 산을 좋아하는 울병원 여사님들의 정성과 솜씨에 기인되었다. 그러나 푸짐한 오찬을 방해하는 방해꾼들이 있다. 산상을 쓸어 갈 듯 몰아치는 거센바람과 빗방울이다. 푸짐한 오찬을 대충 마무리하고 산행을 계속한다. 전망대에서 조금 오르면 헬기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기념사진 한 장~

 

 

 

 

헬기장을 떠나면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진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전망대에 서면 오른쪽으로 무명봉을 지나 가령산으로 이어지는 바위산이 길게 누워 있고 왼쪽으로 수려한 도명산이 오똑하게 내려다 보인다. 언제 올라도 식상하지 않는 수려한 괴산의 명산들이다.

 

 

 

전망대를 지나 군인들의 암벽훈령장위로 두개의 기암이 서있다. 기암을 빠져나가 아름드리 송림을 빠져나가 능선을 오르 내리면 낙영산 정상에 서게 된다. 이곳에 작은 정상 표지석이 서있다. 그러나 한낮인데도 산은 침침할 정도로 어두어져 있고, 가끔 천둥소리도 들리고 점점 세력을 더하는 빗줄기가 걸음을 빠르게 한다.  

 

 

 

도명산과 낙영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자연암벽을 이용하고 나머지는 돌로 축조된 "괴산미륵산성"이 늘어서 있다. 길이가 5.1km로 석축부분만은 3.7km정도이다. 고려시대의 방어용 축성으로 산의 이름을 따서 "도명산성"이라고도 부르며, 전설에 의하면 홀어머니를 서로 모시려 하던 남매가 아들은 나막신을 신고 서울을 다녀오고 누이는 성을 쌓아 먼저 끝내는 사람이 어머니를 모시기로 하였다고 하여 "남매성"이라고도 한다.

제법이나 세력을 더하는 빗줄기를 맞으며 안부로 내려서니 도명산1.4km, 공림사1.3km라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쌀개봉과 조봉산 암릉으로 향하고자 하였으나 빗줄기 때문에 포기하고 공림사로 향한다. 쌀개봉 조봉산 암릉코스는 밧줄구간도 많고 밧줄을 잡고도 위험한 구간이 있어 안전사고가 다발하는 곳이다. 안부에서 미륵산성의 성곽을 타고 오르는 초입에는 <안전사고 다발로 위험하여 출입을 통제한다>는 속리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의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있다. 이곳에서 아쉬움을 남긴체 쌀개봉을 포기하고 공림사로 하산을 한다.

먼곳에서 오신 분들은 대부분 낙영산을 산행할때 도명산과 가령산을 연계하여 산행한다. 괴산명산 세곳을 한번에 둘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코스로 돌면 낙영산의 진가를 보기가 어렵다. 가까이 계신분들은 낙영산을 단독산행하거나 쌀개봉을 같이 둘러 보는 것이 좋으나, 멀리서 오신분들은 공림사 뒤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바위슬랩-전망대-기암-정상-도명산 갈림길 안부-쌀개봉-암릉능선-조봉산-상신리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는다면 낙영산, 쌀개봉, 조봉산을 잇는 4~5시간의 멋진 암릉산행을 할 수가 있다. (단, 요즘들어 조봉산-쌀개봉코스가 안전사고 다발로 등산로를 막아 놓았음을 참고로 하여야 함)  

 <낙영산 등산지도>

 

 

 <선유동문>

낙영산 산행을 2시간 20분이라는 짧은 산행으로 마치니, 시간도 남고 산행의 아쉬움을 메꾸려 선유동에 들렀다. 선유동(선유구곡, 선유계곡)은 괴산군 송면에서 동북쪽으로 1∼2km에 걸쳐 있는 계곡이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이 7송정(현 송면리 송정부락)에 있는 함평 이씨댁을 찾아갔다가 산과 물, 바위, 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경치에 반하여, 9달을 돌아다니며 9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 한다.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글자는 희미하지만 절경은 여전하다.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이라 하여 선유동이라 하며, 선유동문을 비롯해 경천벽, 학소암,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구암, 은선암이 9곡을 형성하고 있다.

                         <학소대>                                                                <경천벽>

                                                               

* 제1곡<선유동문> : 선유동문은 백척이 넘는 높은 바위에 새새마다 여러 구멍이 방을 이루고 있다.
* 제2곡<경천벽> : 절벽의 높이가 수백척이며 바위층이 첩첩을 이루어 하늘의 지붕인 듯 길게

                           뻗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제3곡<학소암> : 기암절벽이 하늘로 치솟아 그 사이로 소나무가 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푸른 학 둥

                           지를 틀었다고 한다.
* 제4곡<연단로> : 연단로는 위가 평평하고 가운데가 절구처럼 패어 있는데, 신선들이 이곳에서

                            금단을 만들어 먹고 장수하였다고 전한다.
* 제5곡<와룡폭> : 용이 물을 내뿜는 듯이 쏟아내는 물소리가 벼락치듯하고 흩어지는 물은 안개를

                            이루어 장관이다.
* 제6곡<난가대> : 옛날 나뭇꾼이 나무를 하러 가다가, 바위 위에서 신선들이 바둑두며 노니는 것을

                           구경하는 동안 도끼자루가 썩어 없어졌다 하여 난가대(爛柯擡)라 한다.
* 제7곡<기국암> : 위가 평평한 바둑판 모양으로 신선들이 바둑을 두고 있어 나뭇꾼이 구경하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5대손이 살고 있더라는 전설이 있다.
* 제8곡<구  암> :  바위 생김이 마치 큰 거북이가 머리를 들어 숨을 쉬는 듯하여 구암(龜岩)이라 하

                          며, 등은 여러 조각으로 갈라지고 등과 배가 꿈틀거리는 듯하다.
* 제9곡<은선암> : 두개의 바위가 양쪽으로 서 있으며 그 사이로 10여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

                           다. 옛날에는 통소를 불며 달을 희롱하던 신선이 이곳에 머물렀다 하여 은선암이

                           라 한다. 

 <연단로>

 

 

  

 

 

 <와룡폭>

 

 

 

 

 

 <기국암>

 

 

 

 

 

 

 

 

 

 

 

 

 

 

 <구암>

 

 

 <은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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