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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금강산 월출산

바위산(遊山) 2009. 11. 1. 18:03
 
 
여행지
암봉의 향연 월출산 국립공원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9년 10월 31일(토) 흐리다 비
산행시간 : 식휴포함 5시간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멀리 떨어져 있어 찾아가기 어려운 월출산을 특별산행으로 계획하고 야심한 밤에 조촐한 인원이 월출산을 찾아 간다. 월출산 천황사코스 주차장에 도착하여 준비한 칼국수를 끓여 뜨끈하게 한그릇 비우고 나니 술독이 확 풀어지는 듯하다. 칼국수로 아침을 때우고 나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암봉으로 우뚝한 월출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 온다.  
 
 
들머리로 들어서니, 마지막 단풍이 사위어 가는 가을을 아쉬워 하 듯 안간힘을 쓰고 있고, 길바닥엔 퇴색되어 버린 낙엽이 수북히 딩굴고 있다. 몇개의 조각품들이 널려 있는 조각공원과 텐트촌을 지나면 "월출산" 시비와 "영암아리랑" 가사비가 나온다. 가사비를 를 지나 왼쪽으로 들어서면 월출산 제단바위가 우뚝 서 있고 뒤로는 장군봉의 흰 화강암봉이 오똑하게 올려다 보인다.
 
 
 
 
 
 
 
 
 
 
 
 
 

등산로 주변으로 대나무숲이 울창하다. 흔히 다른 산에서 볼 수 있는 산죽과는 달리 굵고 키가 큰 대나무숲을 지나면 천황사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빼곡한 대숲 사이로 100m쯤 오르면 천황사가 나온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천황사는 완성되지 않은 대웅전만 썰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1년에 화재로 전소된 천황사는 입구에 서 있는 조감도로 보아 대규모의 증수계획이 있는 것 같다. 천황사 대울전 뒤로는 장군봉이 수려한 암봉을 자랑하고 우뚝 서있다.   

 
 
 
 
 
 
 
천황사를 돌아나와 본격적인 산행길로 들어 선다. 아치형 목조다리를 지나자, 등산로 주변으로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동백꽃이 필때가 아닌 듯한데. 약을 먹지 않았는지(?) 성급한 동백이 붉은 꽃을 피워 놓은 것도 있다. 돌길인 동백숲을 빠져 나가면 작은 철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곳에서 계곡길을 버리고 방향을 틀어 암봉사이 골짜기로 돌과 철계단이 번갈아 이어지는 가파른 등산로를 타고 올라야 한다.
 
 
퇴색되어 버린 마지막 단풍으로 스산해 보이는 골짜기로 오르다 보면 위로 구름다리가 올려다 보이고, 되돌아 보면 장군봉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암봉이 줄지어 도열하고 있다. 국립공원으로서, 호남의 금강산이란 칭호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수려한 모습이다. 그러나 가파르게 이어지는 이길은 충분히 다리를 무겁게 한다.
 
 
 
 
 
 
 
 
 
 
 
골을 타고 오르는 등산로의 상단으로 작은 정자가 하나 있고, 몇몇 산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자를 떠나 암봉을 돌아 오르면 구름다리에 다다른다. 1978년 처음으로 설치하였으나, 18년을 사용하고 노후 및 통과폭의 협소로 2006년 재시공한 이 구름다리는 연장 54m, 통과폭 1m, 지상고 120m로 월출산의 명소로 꼽히고 있다. 신소재를 이용하여 힘들게 시공된 이 다리는 한번에 200명이 통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고 한다. 
 
 
 
 
 
 
 
 
 
 
 
 
 
구름다리를 건너 다시 한 번 가파르게 오르면 매봉(606.5)에 오르게 된다. 주변으로 수려한 암봉들이 널려 있고 산상은 꽤나 강한 바람이 몰아친다. 그러나 바람은 그리 차지도, 따스하지도 않아서 흐르는 땀을 식혀 줄 정도의 환상적이라 할만큼의 상쾌함이 있다. 그러나 고도가 높은 암봉들은 운무에 가려져 있고, 바람이 몰고 다니는 연무로 인하여 선명하게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매봉을 돌아 사자봉(667m)으로 오른다. 산상의 바람은 여전히 거세게 몰아치고 운무를 몰고 다닌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수려하고 장쾌한 암봉이 눈을 줄겁게 한다. 암산이라 하지만 잘 정비되어 있는 등산로와 오르고 내림이 반복되어 암릉산행 치고는 그리 힘들지 않은 산행을 할 수가 있다.  
 
 
 
 
사자봉을 지나 길게 암봉을 우회하면 천왕봉으로 오르는 안부로 올라서게 된다. 천왕봉은 거세게 밀려오는 바람과 운무로 인하여 보이지 않고, 멀리 있는 암봉들도 운무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안부에서 철계단을 타고 오르면 통천문이 나온다. 한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통천문은 천황봉으로 오르는 관문으로 이곳을 통과하여야 하늘로 갈 수 있다하여 통천문이라 부른다.  
 
 
 
 
 
천왕봉 정상은 300명이 올라 앉을수 있는 너른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표지석과 월출산소사비가 서있다. 밀려오는 바람과 운무속에서도 이름모를 나무에 매화 같은 붉은 꽃이 만발하여 바람에 흔들리고 있고, 산상은 운무가 덮혀 있어 조망을 할 수가 없다.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많은 산객들이 올라와 있어 정상은 꽤나 북적인다.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간식으로 시장끼를 때운 후에 하산을 한다.
 
 
 
 
 
 
 
 
다시 구름다리길과 바람폭포길로 갈라지는 삼거리로 내려와 광암터로 향한다. 광암터로 내려서면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주변으로 늘어선 침봉들, 그리고 산아래로 펼쳐지는 널은 들판, 그러나 연무로 인하여 좋은 풍경을 멋지게 촬영할 재주가 없다.
 
 
 
 
 
 
 
 
 
 
멀리 구름다리가 연무로 인하여 희미하게 보이고, 많은 산객들이 구름다리를 건너 매봉으로 오르고 있다. 광암터를 지나 바람폭포로 내려오다 보면 육형제 바위를 만나게 된다. 여섯개의 수려한 암봉이 크기별로 나란히 늘어서 있다 하여 육형제바위라 부른다.
 
 
 
 
 
 
육형제바위를 지나면 바람폭포가 있다. 천황사에서 통천문으로 이어지는 바람골의 중간에 있는 이 폭포는 폭포의 상단에서 솟아 오르는 석간수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아 탐방객들의 갈증을 풀어준다. 높이가 15m로 여름이면 바람골에서 밀려오는 바람이 물보라를 일으켜 시원하게 하고, 겨울이면 빙벽을 만드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갈수기라 그런지 수량이 적은 아쉬움이 있다. 바람폭포를 지나 계곡을 타고 내려오면 구름다리로 오르는 분기점에 다다른다. 
 
 
아래 사진에 곧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바위가 "책바위"다.(책을 닮은 것 같지는 않은데...?) 날씨가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월출산은 그 명성만큼이나 수려함과 아기자기한 산행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어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 변산반도의 채석강에 들러 늦은 점심과 함께 얼큰하게 한잔술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서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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