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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의 할미봉, 연어봉 산행기.

바위산(遊山) 2009. 9. 27. 18:22

산  행  지 : 암릉과 노송의 절경 조령산 할미봉과 연어봉에 다녀오다. 

산  행  일 : 2009년 09월 26일(토) 맑음

산행 코스 : 레포츠공원 주차장 - 뾰족봉(725봉) - 740봉 - 서봉(할미봉) - 연어봉 - 레포츠공원 

소요시간 : 3시간 30분 

어데로 갈까? 주말산행지를 찾다가 연어봉이라는 조령의 산이 눈에 들어 온다. 조령의 모든 산을 구석구석 다 둘러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조령에 연어봉이라는 산이 있다는 것은 들어 본 적도 없다. 호기심에 산행정보사이트나, 인터넷을 이 잡 듯 뒤져 보아도 연어봉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산행지도도 찾을 수가 없다. 호기심에  연어봉을 찾아 보자며, 홀로 연어봉을 찾아 간다.   

<뾰족봉, 할미봉, 신선봉>

   

 

 

  

 

<주흘산, 부봉, 깃대봉, 신선암봉, 조령산>

 제천에서 조령산 수옥정관광지까지는 차량으로 한시간쯤 소요된다. 레포츠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안터로 들어 선다. 안터에는 연어봉으로 오르는 길과 신선봉으로 오르는 두갈래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신선봉 방향으로 오른다. 2기의 무덤을 지나 20분쯤 오르면 암릉길이 나온다. 암릉길의 서면은 넓고 가파르고 흰 화강암 바위슬랩지구가 이어지고 능선의 동쪽은 울창한 수림에 가리워져 있다. 바위슬랩은 길게 산의 중턱까지 이어지고 분재처럼 잘 자란 소나무와 어울려 선경을 만들어 놓았으며, 곳곳의 전망대에 서면 수옥정관광지가 내려다 보이고 깃대봉을 지난 능선이 신선암봉과 조령산으로 이어져 나가며, 장쾌하게 늘어서 있다. 

<레포츠공원> 

  

슬랩지대가 끝나고 등산로를 가로막고 서 있는 작은 바위를 밧줄을 잡고 넘어서면 갈참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군데군데 자리한 바위를 지나 뾰족봉(725봉)에 오른다. 뾰족봉 상단은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고, 이러한 노송군락은 암릉을 타고 계속 이어져 좋은 경치를 만들어 놓았다. 특히 이곳의 소나무는 바위틈에서 자란 탓인지 그 모양이 분재처럼 멋들어지게 능선을 덮고 있어 산행의 정취를 더 한다.   

 

 

 

  

 725봉을 지나 745봉에 올랐다가 암릉길을 걸어 785봉으로 오른다. 암반슬랩지구를 뒤로하고 다시금 병풍처럼 늘어선 암릉구간이 이어지고 암릉길 곳곳에 노송이 어우러진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흐른 땀을 식혀 준다. 불어 오는 산바람과 함께 산행을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계절이다. 오르는 중에 아기를 등에 업은 듯 한 할미바위를 만난다.

<수옥정관광지> 

 

        

                     <할미바위>                                                 <노송이 어우러진 전망대>    

 

<신선봉> 

 

 잠시 가파르게 785봉(서봉)에 오르면 방아다리바위가 누워 있고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앞으로는 신선봉이 병풍바위를 지나 우뚝하게 서 있고 남서로  깃대봉과 신선암봉을 지나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이 부봉능선과 주흘산으로 이어지며 요새처럼 에워싸고 있다. 북쪽아래로 연어봉이 흰 화강암벽을 드러낸체 수려한 모습으로 내려다 보인다. 아래 사진이 방아다리 바위인데, 별로 인 듯하나 반대쪽에서 보면 그럴싸하게 보인다.

<방아다리바위> 

 

<연어봉>

 

 방아다리바위에서 신선봉으로 갈까, 연어봉으로 갈까 잠시 망서리다 연어봉으로 향한다. 신선봉은 전에도 몇번 올랐던 산이니, 미답지인 연어봉을 택하였다. 이 곳 사람들은 예전부터 신선봉을 할미봉이라고 불렀으며, 지금도 할미봉이라고 부른다 한다. 산행지도에도 연어봉이 표시된 곳은 없으나, 서봉을 할미봉으로 표기한 것도 있고, 신선봉을 할미봉으로 표기한 것도 있다. 그러나 할미바위가 서봉 근처에 있으므로 서봉을 할미봉으로 부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연어송> 

 

<연어봉에서 바라 본 서봉(할미봉)>

 

       

서봉에서 연어봉으로 가는 길은 부드러운 능선길을 내려서야 한다. 갈참나무와 잡목이 우거지고 군데군데 바위들이 보이는 등산로에는 도토리가 떨어져 지천이다. 부드럽게 능선의 안부로 내려 섰다가 바위를 타고 오르다 보면 작은 너력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는 연어송을 만난다. 흐릿하여 자세히는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 아크릴판에 "연어송, **** 년에 식제"라고 쓰여 있다. 연어송을 지나 바위틈 사이로 기어 오르면 연어봉 정상에 오르게 된다. 

<월악산 영봉과 주능선> 

 

<연어봉 정상>

 연어봉 정상에는 아크릴판에 "괴산명산" 이라는 표찰이 나무에 걸려 있고, "충주산찿사"에서 "연어봉" "611m"라는 작은 돌로 만든 정상표지석을 세워 놓았다. 이곳이 충주와 괴산의 경계구역인 것 같다. 정상의 조망도 아주 좋다. 남서로 지나 온 서봉이 오똑하게 올려다 보이고, 동으로 월악의 영봉과 주변산들이 흰 화강암을 드러내고 마루금을 이루고 늘어서 있다.  

    <연어바위> 

 

       

 정상을 지나면 흰 화강암 바위슬랩과 단애가 길게 늘어서 있고 멋지게 자란 노송들이 어울려 수려하게 산을 장식한다. 암릉의 중간에 연어바위가 있다. 돌려 찍고, 바로 찍고 하여보니 연어 주둥이를 닮은 것도 같다. 이 산을 연어봉이라고 한 것도 정상에 연어바위가 있어서 인 듯하다. 암릉과 바위슬랩, 그리고 단애를 만들어 놓은 화강암벽에 뿌리를 내린 노송들, 시원한 조망, 모두가 일품이다. 오후 2시가 넘었으니, 시장끼가 밀려온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산행 중 행동식으로 때우고 잘 먹지 않는데, 오늘은 울마눌 완두콩을 넣고 따끈한 밥을 지어 주먹밥을 만들어 싸 주었다, 그런데 이 주먹밥이 어찌나 맛있던지, 게눈 감추 듯 뚝딱 해치우고는 암반의 소나무 아래 배낭을 베고 누웠다. 이곳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인지 등산객도 없다. 오늘 단독산행을 하는 중년의 남자 산객 한 분을 만난 것이 전부다. 인적하나 없는 산중에 배낭을 베고 누우니, 들리는 것이라고는 쏴아 쏴아 밀려와 소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소리 뿐이다.

 

 

 

      

<산신단> 

 

잠시 쉬고는 하산을 한다. 암릉이 끝나고 송림과 갈참나무가 빼곡한 등산로로 내려선다. 혹시나 하여 송림이 우거지고 솔잎이 덮힌 산판으로 눈이가나, 가뭄때문인지 송이는 커녕 잡버섯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계곡도 바짝 말랐다. 계곡길 바위 아래로 무속인들이 산신제를 올리던 작은 산신단이 보인다. 문을 열어보니, 산신령님의 모습을 하신 탱화가 한점 걸려 있는데, 답답해 하실 것 같아 내가 문을 열어 놓고 내려 왔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주차장으로 길을 꺽으면, 바위 아래 또하나의 제단터가 나온다. 제단터를 지나 잡초가 초원을 이룬 묵밭이 나오니 산행의 날머리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길옆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와  억새꽃, 그리고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의 곡식들이 만추의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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