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반정도 버섯을 찾아 산판을 뒤지며 주능선에 올랐으나, 수확한 버섯이란 말라버린 싸리 몇개, 약용버섯 몇개와 닭다리 버섯 두어개가 전부다. 차쯤 기력은 빠지고 전투사단의 수색대 같이 늠름하게 출발한 버섯대원들은 전쟁놀이에 패한 아이들처럼 사기가 쫄아 든다. 능선으로 올라 준비한 점심을 먹고, 북서릉을 향하여 다시 버섯수색을 계속한다. 그러나 산행 중 발밑에 널려 있는 약초나 산나물도 채취하지 않는데, 버섯을 찾아 음습한 산판을 헤메는 꼴도 그렇고, 멀리 올려다 보이는 다녀온지 몇년은 되어버린 신선봉의 암릉이 눈에 어른 거린다. 혼자서라도 신선봉에 올라보자 싶어 버섯대원들의 대열에서 이탈하여 홀로 신선봉으로 향한다.
오르는 중에 등산로 주변에서 위 사진보다도 훨 큰 아이들 팔뚝만한 닭다리버섯을 4개나 더 주었다. 학명이 "흰가시광대버섯"인 이 버섯은 닭다리를 닮았다 하여 "닭다리버섯"이라 부르며 흰색 표면에 닭살같은 돌기가 돋아나 있고 찢어지지 않고 잘 부서져 영낙없는 독버섯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잡듯 산판을 뒤지는 버섯꾼들이나 산객들의 눈에 띄어도 그리 관심과 손길이 미치지 않아 홀로 실하게 자랄수 있다. 백과사전에는 "식용불명"으로 되어 있으며, 인터넷에도 독버섯이다, 식용이다. 설왕설래하는 이 버섯은 식용으로 싸리버섯처럼 데쳐서 하루정도 우려낸 뒤에 요리를 하면 씹는 맛이 아주 좋다. 그러나 맹독성 버섯인 "흰광대버섯" 등 유사한 광대버섯들이 많아 혼동할 수 있으므로 잘 못 먹으면 옥황상제와 면담 일정을 앞 당길 수 있으니, 정확히 확인하기 전에는 식용을 보류하는 것이 좋다.
에효! 밤이 늦었는데, 졸립기도 하고, 산에 오르는 것 못지 않게 산행기 올리기도 귀찮고 힘든데, 맨손으로 와서 구경만 하고 댓글도 안달고 .....ㅠㅠ
"전화 받으세요"(내 핸폰 벨소리) 버섯 대원들이 하산을 하여 주차장에 당도 하였으니, 빨리 하산을 하란다. 젠장 알바에 잘난척 하느라 암릉을 오르 내리다 보니, 체력도 바닥이 났는데, 이곳에서 주차장까정 날아가리.... ㅠㅠ, 차도 따로 끌고 왔으니, "먼저 가던지 아님 2시간은 기다려야 할텐데~"
동산도 그렇고 망덕봉 용아릉 능선도 그렇지만 오르고 내리는 암릉구간은 일품이나, 정상은 볼 것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신선봉도 정상은 볼 것도 별로 없고, 버섯대원들을 너무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예외가 아닌 듯하여 부지런히 하산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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