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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계곡의 백미, 오대산 소금강과 주문진해수욕장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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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간
2009.07.27~2009.07.28 (흐림)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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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찜통을 만들어 놓았다. 주말 산행지를 영월의 마대산으로 잡았으나, 마대산으로 향하는 동강과 김삿갓계곡은 피서로 찾아 든 인파와 차량과 텐트로 곳곳이 울긋불긋하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이 무더위에 산을 오르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아무리 산을 좋아 한다 하여도, 남들은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혼자 비지땀을 흘리며 산을 오른다는 것이 왠지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우리도 산행을 접고 계곡에서 점심과 함께 소주 한 잔 걸치고는 김삿갓계곡의 한적한 상류의 다리 아래 자리를 잡고 계곡을 타고 시원하게 몰려 오는 바람을 맞으며, 오수를 즐기는 것으로 마대산행을 대신하여 주휴를 보냈다.
월요일 출근을 하니, 막내 동서에게 연락이 왔다. 회사에서 여름휴가를 떠나는 직원들에게 주문진에 콘도를 제공하여 예약을 하였는데. 머리가 제법 커진 아이들은 부모와의 휴가를 달가와 하지 않아 부부만 갔으니, 놀러 오라 한다. 산에만 끌고 다녔지, 변변한 피서 한 번 제대로 못한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모처럼 같이 지내기를 원하는 동서의 제안을 거절하기도 어려워 하던일을 정리하고 급히 주문진으로 달려 간다. 주문진에 도착하여 항구와 시장을 한바퀴 둘러 보고는 바닷가에 자리한 외진 횟집에 앉아 거나하게 한 잔 한다. 이집은 지난해에도 찾아 왔던 곳으로 바가지 없이 탁트인 바닷가에 앉아 비교적 저렴하게 싱싱한 회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취기로 얼큰하여 숙소로 돌아와 다시 2차로 한판 더 벌이다 보니, 뿅~
아침에 일어나 소금강계곡을 찾아 간다. 들머리 집단시설지구에서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계곡에 자리를 편다. 계곡은 피서인파로 북적이고, 오토켐프장은 차량과 텐트로 만원이다. 나라 안 계곡중에서 둘째 가라면 서운해 할 계곡이 오대산소금강계곡이다. 오대산국립공원지역내에 있는 소금강계곡은 그 수려함이 일품으로 금강을 닮았다 하여 소금이라 부른다. 오대산 노인봉과 황병산에서 흘러 내리는 맑은 물이 기암과 폭포와 소를 만들어 놓아 여름이며 피서지로 좋으며, 가을이면 단풍으로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최고의 피서철인 요즘 동해안에는 이상 저온 현상으로 한낮의 최고 기온이 25~26도 밖에 되지 않아 그늘에 누우면 담요를 꺼내 덮어야 할 정도이다. 문제는 지난 밤의 지나친 과음이다. 속도 몸도 찌부덩 하니, 뉴케슬에 걸린 병아리처럼 비슬거리며, 나는 야전침대에서 동서는 돗자리를 벗삼아 한나절을 보내고 나서야 조금은 몸이 풀린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여도 수려하기로 유명한 소금강에 와서 한바퀴 둘러 보지 않고 간다는 것은 소금강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홀로 계곡트레킹에 나선다.
소금강은 계곡산행지로도 유명하다. 대부분은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올랐다가 소금강계곡을 타고 하산을 한다. 이 경우 산행시간은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6~7시간 정도 소요된다. 능선을 타고 올랐다가 계곡으로 하산하는 사람도 있고, 산행거리를 길게 하여 대관령휴게소에서 풍차와 초원이 있는 선자령을 지나 삼양목장의 드넓은 초원이 펼쳐지는 소황병산이나 황병산에서 1박을 하고 소금강으로 하산하거나, 노인봉을 거쳐 계곡을 타고 내려온다면 초원과 풍차와 수려한 계곡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1박 2일의 멋진 산행이 될 것이다.
계곡에는 차량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던 피서인파가 몰려 든다. 계곡을 타고 오르면 도로가 끝나고 산책로로 들어 서게 된다. 오를수록 피서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계곡의 물소리만이 시끄럽고 가끔은 트레킹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아직도 불편한 속이 트레킹의 즐거움을 반감시키나 그런대로 수려한 풍경이 위로가 된다. 오대산소금강은 오대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청학동소금강, 연곡소금강으로 부르던 곳으로 백운대, 만물상, 삼선암, 식당암 등의 기암과 낙영폭포, 광폭포, 삼폭포, 구룡폭포, 세심폭포, 대왕폭포 등의 폭포와 선녀탕, 연화담, 십자소 등의 소와 담과 무릉계를 합하여 절경을 이루고 있어 우리나라 최초의 명승1호로 지정 되었던 곳이다.
높이 1,470m의 황병산을 주봉으로 매봉과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과 노인봉으로 둘러 쌓인 소금강계곡은 그 길만도 장장 40리 길에 이른다. 선자령과 황병산 사이에 있는 매봉이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서 청학산이라고 불렀으며, 청학동소금강이라는 불렀다고 하는데. 언제 누가 고고한 학의 자태를 사나운 매의 이름을 붙혀 매봉으로 부르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저러나 이놈들 모두 명찰을 달아 주던지, 구분이....^^*
몇년전에 동료직원들과 아내와 함께 진고개에서 노인봉에 올랐다가 소금강계곡으로 하산한 적이 있어서 대부분은 눈에 익은 풍경이라 대충 계곡을 둘러 보고는 하산하여 주문진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시설지구에는 피크철을 맞이하여 공연장도 갖추어 있고 땀을 뻘뻘 흘리며, 백사장에서 배구도 하고 공을 차는 모습들도 보인다.
주문진해수욕장은 너비가 150~200m의 백사장이 1km에 걸쳐 있는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1m 내외로 깊지 않아 초보자나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기 좋은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계곡으로 몰려간 탓인지 생각보다 붐비지는 않는다. 그래도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 인파와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모터보트와 바나나보트를 보노라면 수영을 하지 않아도 절로 시원해지는 것 같다. 수영은 좋아 하기도 하고 자신도 있지만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물놀이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불경기 일수록 치마 길이가 짧아 진다고 하더니만 해수욕장의 진풍경 중에도 올해는 유독 비키니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많이 보인다. 나이를 먹어도 변치 않는 것은 비키니수영복 차림의 쭉쭉빵빵한 아가씨들에게 향하는 눈길이다. 처제왈~ 형부 뭘봐? 나왈~ 속으로(보는 것도 죄냐.....ㅎ), 소금강의 좋은 풍경과 주문진해수욕장을 둘러보고 나니, 하루해가 저물고 해변에 땅거미가 드리운다. 밀려오는 어둠을 의식하지 않고 갯바위에 자리를 잡고 낚시에 열중인 태공들의 모습이 평화로운 한폭의 풍경화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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