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영 남 권

철쭉꽃이 만발한 황매산.

바위산(遊山) 2009. 5. 10. 19:27
여행지
고원에 펼쳐지는 철쭉꽃의 향연속으로~
여행기간
2009년 5월 9일 (토) 맑음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화창한 날씨와 살랑살랑 불어 오는 바람이, 산이 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다. 철쭉이 만발한 계절인데, 몇년동안 철쭉산행을 한다고 소백과, 태백, 두위봉 등을 많이 찾아 갔었지만, 서리산의 철쭉외에는 제대로 된 철쭉산행을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지리산 바래봉에도, 황매산에도 철쭉이 만개하였다고 하는데, 몇번을 저울질하다가 황매산으로 향한다. 황매산 철쭉축제가 열리고 있는 철쭉제단에 도착하면 넓은 주차장과 임시로 설치된 천막으로 된 집단시설이 나온다. 이곳에 먹거리 장터가 열리고 있고, 철쭉을 보러온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이곳에서 김밥과 국수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베틀봉으로 오른다.
 
황매산은 경남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대병면, 가회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산이다. 국립공원인 가야산과 명찰인 해인사의 명성에 눌려, 그리 잘 알려지지 않다가 '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을 한 뒤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봄에는 철쭉꽃, 여름에는 갈참나무 숲과 초원, 가을에는 억새군락과 들국화, 겨울의 눈꽃축제가 일품으로 산림청 선정 인기명산 100산 중, 21위를 차지할만큼 유명세를 치루고 있다. 고원에 펼쳐지는 드넓은 초원과, 고원의 질주를 가로막듯 위풍당당하게 솟아오른 정상과 삼봉의 어울림은 알프스를 연상케 할만한 풍경이라 극찬을 하는사람들도 있다. 
 
특히 봄의 철쭉동산은 나라 안의 어느 산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제일의 철쭉군락지로 뽑히고 있으며, 매년 5월 초순경 이곳에서 철쭉축제가 열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3시간을 달려 황매산 들머리인 합천호를 지나 만덕주차장으로 들어서려 하였으나, 한 방향은 아예 진입이 금지되고 한 방향은 차량이 4km 이상 밀려 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20분정도 걸어서 둔내리 임시 추차장으로 향한다. 많은 관광버스가 산객들을 싣고와 길옆으로 주차를 하고, 합천군에서 준비한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철쭉축제가 열리고 있는 철쭉제단으로 오른다.
 
이곳에서 축제기간동안 농악놀이, 철쭉꽃 사진촬영대회, 헬리콥터 축하비행, 철쭉제례, 국악공연, 가훈 써주기, 산상음악회, 보물찾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하고 있다. 베틀봉에서 모산재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철쭉이 화사하게 만개하여 지천으로 꽃을 피워 놓았고, 철쭉 못지 않게 많은 산객들이 인산을 이루고 있다. 이만큼의 산행 행렬이라면 겨울철 눈꽃산행으로 유명한 선자령과 제왕산, 계방산과 태백산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철쭉을 보러 소백과 태백, 지리의 바래봉과 두위봉, 서리산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나 철쭉군락의 규모와 화사함에 있어서 비교하기 어렵다. 
 
 
 
애초 계획은 영암사와 순결바위가 있는 암봉코스인 모산재로 오르려 하였으나, 지리도 어둡고 교통도 막혀 셔틀버스를 이용하다 보니, 축제장으로 직접 오르게 되었다. 모산재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좋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가며 능선을 타고 오르다 보면 모산재 방향으로도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감안산 방향으로도 넓게 분포하여 화사하게 꽃을 피워 놓았다. 이곳의 철쭉군락은 그 규모도 대단하지만 개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어 철쭉꽃무늬의 융단을 깔아 놓은 듯 화사하다.
 

<베틍봉에서 바라본 축제장소인 시설지구와 드넓게 펼쳐지는 황매평전>

 

<베틀봉으로 오르는 능선의 억새와 철쭉꽃>

 
 
 
 
 
 
베틀봉 정상에는 정자가 하나 있어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는 곳으로 미관을 고려하여 정자를 세운 것 같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다. 황매산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중심으로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정상에서 삼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시원하게 보이고, 감암산과 모산재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의 화사한 철쭉군락과 드넓은 황매평전의 초원의 모습이 일품이다.  
 
 
 
 
 
 
 
베틀봉을 내려와 900봉으로 오르면 봉화대가 있다. 서쪽으로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촬영세트와 함께 "영화주제공원"이 보인다. 이곳에서 촬영세트 방향으로도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화사하게 꽃을 피워 산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아 놓는다. 900봉을 내려서면 황매산제단바위가 있어, 이곳에서 황매산 제례행사를 치룬다고 한다. 제단바위 아래 철쭉군락 사이로 성곽을 만들어 놓아 전망대 역할을 한다. 아쉬움이라면 베틀봉 능선의 동쪽 아래로 화재가 낳는지 화마의 흔적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삭막해 보인다.
 
 
 
 
 
 
성곽에서 능선으로 오르면 목조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이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계단옆으로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곳을 기념하기 위함인지, 태극기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계단은 노약자를 배려한 듯, 부드러운 경사로와 계단의 높이를 낮추어 설치하여, 다른산의 계단에 비하여 오르기가 편리하다. 정상으로 오르다 되돌아 보면 황매평전의 드넓은 초원과 우리가 지나온 철쭉군락지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참으로 좋은 풍경이고 좋은 조망이다. 
 
 
 
 
계단을 타고 길게 오르면 뾰족뾰족한 기암들이 석화처럼 모여 있는 암봉에 오르게 된다. 암봉 주위로도 철쭉과 함께 야생화가 화사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에 서면 북으로 황매산의 정상인 1,108봉이 우뚝하다. 잠시 암봉에서 안부로 내려와 가파르게 오르면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은 암봉으로 되어 있고 많은 산객들이 올라와 있다. 이곳에서 중봉과 하봉을 지나 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쾌하게 내려다 보인다. 산판은 어느 곳을 보아도 철쭉의 모습이 보이니, 황매산이 철쭉의 산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정상에서 삼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암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여야 하는 암릉길이다. 초심자들에게 조금 부담을 줄만한 암릉길은 부드러운 초원과 철쭉군락을 끼고 산책삼아 걷는 능선산행과 달리 또 다른 산행의 맛을 안겨준다. 암릉길에도 철쭉은 만개하여 산행의 줄거움을 준다. 밧줄에 의지하고 중봉과 하봉의 암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면 중간에 희미한 하산로가 있다. 오늘 동반한 낚시꾼부부는 암봉산행이 부담스러웠던지 이곳에서 하산하고, 우리 부부는 삼봉으로 향한다. 철쭉군락지를 가득채운 산객들과는 대조적으로 암릉산행길에는 몇몇의 산객들만 보여 한산하다. 서울서 오신 한팀의 산객들이 같은 팀과 떨어져서 산행로가 헷갈리는지 오락가락하며 걱정을 많이 한다. 
 
 
 
 
 
 
 
 
 
 
황매산의 주능선인 정상에서 삼봉으로 가는 길은 아기자기한 암릉산행을 하여야 한다. 암봉의 주변에도 철쭉이 화사하고 신록이 뒤덮은 5월의 산판은 연록의 푸르름이 가득하여, 화사한 철쭉꽃과는 또 다른 싱그러운 풍경으로 눈과 마음이 모두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암봉을 오르고 내리다 보면 땀방울이 후질근하게 흘러 내리나, 능선으로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밧줄에 의지하여 삼봉에 오르면 정자가 하나 서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 하산을 한다. 능선을 타고 하산하는 방법도 있으나, 낚시꾼 일행과 합류하기 위하여 안부를 타고 내려온다. 등산로는 부드럽고 잘 발달되어 있어 걷기가 좋다. 내려오다 축제장으로 향하는 도로를 만나게 되고, 축제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얻어 타고 하산 한다. 처음 찾아 온 황매산은 고원에 펼쳐지는 초원과 만개한 철쭉길을 걷는 줄거움과, 암봉을 타고 오르고 내리는 암릉산행과 함께 지루함 없는 좋은 산행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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