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영 남 권

볼거리가 많은 공덕산(사불산)

바위산(遊山) 2009. 4. 17. 01:30
여행지
아름다운 절 윤필암과 대승사가 있는 문경의 공덕산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9년 4월 11일(토) 맑음)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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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34
 
화창한 날씨에 진달래 산행을 하려고 문경에 있는 국사봉을 찾아 간다. 문경으로 향하는 길에 벗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청풍호반도로를 경유한다. 청풍호반도로에는 벗꽃이 화사하게 만개하여 절경을 만들어 놓았다. 국사봉이 있는 경천호에 도착하니, 경천호숫가에도 벗꽃이 화사하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국사봉은 등산로가 발달되지 않은데다, 경천호의 수문보강공사로 인하여 들머리를 찾기가 어렵다. 오락가락 시간만 허비하고, 국사봉 산행을 포기하고는 경천호에서 가까이 있는 공덕산을 찾아 간다. 
 
공덕산으로 들어서자 도로 옆으로 멋들어지게 자란 노송군락을 지나서 삼거리가 나오고 안내판이 한개 서 있다. 산행로는 표시되지 않고, 대승사와 윤필암, 묘적암만 표시 되어 있다. 공덕산 산행은 대승사에서 공덕산으로 올라 829봉을 경유하여 사불암능선을 타고 윤필암으로 내려와도 되고, 829봉에서 묘봉을 경유하여 묘적암으로 하산하여도 된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고 시간이 많지 않다면 묘적암에서 묘봉으로 올랐다가 829봉에서 공덕산에 오르지 않고 사불암 능선을 타고 윤필암으로 하산한다면 시간도 짧고 가장 볼거리도 많은 산행을 할 수가 있다. 특히, 공덕산 산행은 안장바위가 있는 암릉코스를 빼어 놓는다면 산행의 재미는 절반으로 줄어 들 것이다. 
 
 
국사봉에서 헤메다 시간을 허비한 탓에 이미 점심때가 넘었다. 차를 타고 대승사 일주문을 지나 대승사로 들어 간다. 대승사에는 유난히 장독이 많은데, 된장과 간장을 담가 놓은 것 같다. 대승사는 천년고찰로 운달계곡에 김룡사를 세운 운달조사가 그보다 한해 앞선 진평왕 9년인 587년에 개산하였다고 삼국유사에 전한다. 죽령의 서쪽 100리쯤에 우뚝 솟은 산이 있는데, 삼면이 모두 한길이나 되고, 사방에 여래상이 있는 큰돌이 붉은 비단에 쌓여 홀연히 날아와 이 산에 떨어졌다고 한다. 왕이 이 말을 듣고 찾아와 예배를 보고 절을 창건토록 하고 이를 "대승사"라 하였으며, 사방에 여래상이 있는 바위를 사불암이라 하고 이 산을 사불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대승사는 한창 번창할때는 여러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었으나. 모두 소실되고 지금은 2개만 남아 있다. 임진왜란때 전소된 것을 선조 37년부터 숙종때까지 중건하였는데, 그 후에도 사세가 꾸준히 확장되었으나 1956년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66년부터 중건을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런지 오랜 역사에 비하여 고풍스러움은 느낄 수 없으며, 지금도 단청을 하지 않은 미완성 건물의 모습도 보인다.  
 
 
대승사에는 우(牛)부도의 전설이 있다. 대승사를 창건할 당시에 커다란 황소 한마리가 나타나서 나무와 기와를 날랐다고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자재를 필요한 곳에 척척 날라다 놓던 황소는 마지막 자재를 나르고는 보이지 않아 사람들이 찾아 보니 산중턱에서 죽어 있었다고 전한다. 사람들이 이를 가상히 여겨 무덤을 만들고 부도를 세워 주었다는 전설이다. 이는 제천의 "작성산" 아래 있는 "무암사"의 우부도의 전설과도 비슷하다.
 
 
대승사를 한바퀴 돌아 보고는 윤필암으로 향한다. 윤필암은 참으로 아름다운 절이다. 몇동의 불전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윤필암은 비구니스님들의 수행장소다. 비구니 스님들만 수행을 하는 암자라서인지 절에는 많은 야생초와 조경수를 심고, 작은 연못도 만들어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산행을 하면서 많은 절을 보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절도 만나기 힘든 것 같다.  
 
 
암자의 규모가 제법 크기는 하나, 스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절에는 산객들과 윤필암을 구경하러 일부러 찾아온 여행객이 꽤나 많다. 암자 주변에는 조선조의 전통 정원처럼 구석구석 갖가지 조경수와 꽃들로 장식을 하여 놓아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윤필암의 내당쪽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다. 목문은 굳게 닫혀 있고 인기척 하나 없이 정적만이 흐르고 "스님들의 수도도량 장소이니, 조용히 해 주십시요" 팻말이 대문에 걸려 있다.
 
 
윤필암을 나와 묘적암으로 향한다. 묘적암으로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마애불상이 있다. 마애불을 보고 묘적암으로 오르는 길에는 아름드리 전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늘어서 있다. 점심때가 지났으니 그늘 아래 앉아서 점심을 빵으로 때우고, 오른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타고 오른다.
 
 
오르다 보면 묘적암이 내려다 보인다. 묘적암은 윤필암처럼 그리 아름다운 면은 없고 화려하지도 않으며, 사람이 기거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하다.
 
 
묘적암을 돌아서 안장바위 암릉으로 오르는 길에는 고사목이 쓰러져 있고, 키작은 잡목들만이 들어서 있어 삭막함을 느낀다. 예전에 화재가 발생한 듯하다. 살아 남은 얼마 안되는 해묵은 노송들만이 군데군데 능선을 지키고 서 있어, 예전의 울창했던 송림을 연상케 한다.
 
 
 
 
묘적암을 지나면 기암과 암봉이 늘어서 있는 암릉길을 걸어야 한다. 묘봉으로 오르는 안장바위 암릉길은 공덕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능선에는 많지 않은 진달래가 군데군데 꽃을 피워 계절을 말하고 있다.
 
 
암릉을 타고 오르다 보면 앞으로 묘봉이 오똑하게 올려다 보이고, 화마로 그을린 고사목들이 곳곳에 서 있어 애처러워 보인다. 산불이 한 번 발생하면 복구가 되는데는 몇십년이라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하니, 자나깨나 불조심, 안에서나 밖에서나 불조심을 하여야 할 것 같다.
 
밧줄구간도 있고 기암과 분재 같은 소나무가 어우러진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걷는 것은 아기자기한 멋과 함께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따끈한 날씨가 제법이나 땀을 흐르게 만든다. 산행을 하기에는 좋은 계절이나, 산행중에 땀과의 전쟁을 치러야 할 계절이 다가오는 것 같다.
 
 
 
 
 
암릉의 끝부분에 안장바위가 있다. 옛날에 나웅선사가 이곳에 올라 수행을 하던 곳으로 말의 안장처럼 생겨서 "안장바위"라고 부른다. 마을사람들이 보건데, 바쁜 농사철에도 나옹선사가 일을 하지 않고 매일 이 바위에  올라 앉아 놀기만 하여, 나옹선사가 입적을 한뒤에 올라와 말머리 부분을 부숴 버렸다고 한다. 그 뒤로 마을에 우환이 끊이지 않아 계곡으로 굴러 떨어진 말머리를 주워 올려, 다시 붙혀 놓으니 우환이 사라졌다고 한다. 지금도 말머리에는 다시 붙혀 놓은 부분에 돌가루의 흔적이 뚜렸하다고 한다.(자세히 안봐서~)  
 
 
암릉의 끝에서 잠시 안부로 내려 섰다가 가파르게 오르면 묘봉에 오르게 된다. 바위와 아름드리 노송들이 어울려 전망대를 만들고 있는 묘봉은 공덕산에서 가장 잘생긴 암봉이다. 이곳에 서서 내려다 보면 우리가 타고 올라온 안장바위 서릉이 길게 보이고, 오지의 첩첩산중 사이로 좁은 산골농토가 구불구불 이어져 나가는 모습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묘봉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다 보면 부부바위가 나온다. 불행하게도 이쯤에서 카매라가 작동되지 않아 카메라에 담아 올 수가 없었다. 벌서 몇번째 말썽이니, 달러 돈을 얻어서라도 새것으로 하나 장만하여야 할 것 같다. 능선을 타고 오르다 잠시 가파르게 829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공덕산 정상까지는 20여분이면 족하나, 점심도 먹지 않았고 밋밋한 정상에 볼거리가 별로 없으니, 사불암이 있는 능선을 타고 하산한다. 산행길에 바위 위에 쌓아 놓은 작은 돌탑을 만나게 된다. 누가 일부러 쌓은 것은 아닌 것 같고 산객들이 지나가다 하나 둘 쌓아 놓은 것 같다. 돌탑은 무엇인가 기원하며 정성을 다하여 쌓는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무엇을 기원하며 이 돌탑을 쌓았을까? 오른쪽 탑은 많이 훼손된 것을 대충 정리하여 놓고 내려온다.
 
 
하산길도 화마로 인하여 군대군데가 삭막하고, 능선을 따라 살아 남은 노송들만이 잡목사이로 우뚝 서있어 풍경을 만들고 있다. 위에 사불암 사진은 윤필암에 올려다 보며 당겨 찍은 것이고, 대승사에서 공덕산으로 오르는 길에 볼 수 있는 천주산은 하늘을 떠바치는 기둥과 같다 하여 천주산이라고 하며, 북쪽에서 바라보면 붕어가 입을 벌리고 서있는 모습 같다고 하며 붕어산이라고도 부른다. 아래 사진은 제작년 천주산에 올랐을때 찍은 천주봉의 사진이다. 운달산을 이웃하고 있는 공덕산은 볼거리도 많지만 먼곳에서 오시는 분들은 옆에 있는 천주산을 같이 돌아본다면 좋은 산행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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