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부산의 동백섬과 해운대와 멸치의 고장 대변항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9년 5월 5일 (화) 맑음
나의 평가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이제 나이를 먹어 손주 본 넘들은 하나둘 늘어도, 집안에 어린이가 있는 집이 없으니 어린이날이 무색하다. 모처럼 고딩친구들이 마누라들 동반하여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산행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요즘 무릅때문에 산행자중기간이라 얼씨구 잘됐다 싶기도 하고, 재미없는 남편따라 산행하는 것도 질렸는지, 아님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는지, 여행준비를 서두르는 울마눌도 가볍게 떠있다. 부산으로 향하는 중간지점인 대구에서 관광버스로 합승을 하니, 아침부터 부어라 마셔라 시끄러울 줄 알았던 버스안은 생각외로 조용하다. 이넘들이 나이를 먹더니 기력이 쇠잔해진 것인지, 철이 들은 것인지 알송달송하다.
동백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동백섬을 돌아 해운대로 향한다. 울창한 소나무숲과 동백나무가 들어서 있는 동백섬은 잘 알려지지 않다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노래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날씨가 청명할때면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고 한다. 하여튼 모처럼 단체여행을 왔으니, 기념사진은 한장 남겨야 될 것 같은데, 애들이 삭긴 많이 삭아서 때깔이 제대로 안 나는구만...ㅠㅠ
구불구불 멋지게 자란 송림사이로 순환도로를 타고 오르면 "누리마루APEC하우스"가 나온다. 이곳은 2005년 APEC 정상회의 당시 정상오찬, 공식기념사진촬영 및 부산선언문이 발표된 뜻깊은 장소로 누리(세상, 세계) 마루(정상, 꼭대기) 조합하여 세계정상들이 모여 APEC회의를 한 곳이라하여 "누리마루 APEC 하우스"라 부른다. 암담했던 50년대에 태어나서 60년대에 성장기를 보낸 우리 세대로서는 이렇게 괄목할 만큼의 경제성장도 이루고 국제적 위상도 많이 커졌구나 하는 것을 느낄수가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힘들지 않은 산책코스지만 걷다보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는 따끈한 날씨다. 누리마루를 지나면 작은 등대가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 서면 끝없이 이어져 나가는 바다와 함께 왼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해운대 백사장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광안대교가 보인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는 언제 보아도 가슴이 후련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智者樂水)라 하였으니, 어진자는 의리에 밝고 산과 같이 중후하여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자는 사리에 통달하고 물과 같이 막힘이 없음으로 물을 좋아 한다고 하였으니, 성인군자처럼 산다는 것은 산과 물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금 더 전진하면 전망대 아래로 갯바위에 한자로 "해운대"라 암각 되어 있어, "해운대석각"이라고 부른다. 신라말 시인이자 학자였던 고운 최치원이 어지러운 정국을 떠나 가야산으로 입산하러 갈 때, 이곳을 지나다가 자연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대를 쌓고 바다와 구름, 달과 산을 음미하면서 주변을 거닐다가 암석에다 해운대란 세글자를 음각하여, 이곳의 지명이 되었다고 전한다. 최치원의 자필이라는 확실한 근거는 없으나, 고려시대 문신인 "정포"의 시 가운데 "대는 황폐하여 흔적도 없고, 오직 해운의 이름만 남아 있구나"라고 하는 구절을 볼 때 이미 당시부터 동백섬에 석각이 있었슴을 알 수가 있다. 오랜 세월 비바람과 파도에 의하여 가운데 "운"자는 많이 마모되어 있다.
동백섬은 갯바위가 아름다운 곳이다. 해운대로 향하는 해변가에는 수려한 암반이 늘어서 있고 소나무가 어우러져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길게 해안선을 돌다보면 유명한 해운대 해수욕장이 나온다. 길이1,800m, 폭이 35~50m로 평균수심이 1m로 낮으면서도 물이 따뜻하여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개장을 하고, 제일 늦게 폐장을 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동백섬과 수영만요트장을 연계하여 여름여행지로 곽광 받고 있는 곳이다.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 보는데는 여유자작 한시간쯤 소요된다. 점심때가 되었으니 시장끼가 몰려 온다.횟집을 정하여 회와 함께 한잔한다. 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움을 접하고 좋은 풍경을 즐김에도 있지만 요렇게 모여 앉아 별미를 즐기는 것도 한몪하는 것 같다. 인연인지, 일부러 총무가 고른 것인지, 우리 모임이 "청림회" 인데 횟집 이름이 "청림회집"이다. 모두 얼큰하게 마시고 국내 최대 해저테마 수족관인 "아쿠아리움"을 찾아 간다.
"아쿠아리움"은 호주의 오세아니스 그룹이 390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조성한 국내 최대, 최고의 해저테마 수족관으로 4천여평의 연면적에 99개의 테마별 수족관과 80m의 아크릴터널, 3천5백ton의 메인수족관, 바닷속 생물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터치폴 등이 있어 280여종 3만5천여 마리의 심해어류 및 수중생태계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 16,000원, 어린이 11,000원으로 단체관람객들은 20%정도 할인을 받을 수가 있으나, 민자로 조성되어서인지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대변항>
테마수족관을 떠나 멸치와 갈치회로 유명한 기장의 대변항을 찾아간다. 대변항은 크지는 않으나 동남부 해안을 통털어 보기 드문 미항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항항인 대변항의 포구에는 멸치잡이 배가 머무르고 그물에서 멸치를 털어내는 어부들의 손길이 바쁘다. 이곳까지 왔으니 대변항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멸치회를 안먹고 그냥 갈 수는 없지~ 즉석에서 한 바가지 사서 양념고추장과 야채를 넣어 비벼 먹으니, 비린내 없는 신선함과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으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바다는 평온하고 느긋해 보인다. 더구나 갯바위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는 태공의 모습은 더없이 평화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눈요기에 입요기까지 실컷 하였으니, 취기가 얼큰하여 귀향버스에 몸을 싣는다.그런데 웬일이라냐? 갈적에는 쥐죽은 듯 조용하던 애들이 싱싱한 멸치에 쐬주를 들이 붓드니, 멸치처럼 팔딱팔딱 뛰기 시작하는데 기력이 광풍을 하는 것 같다. 버스안에서 그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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