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화천의 비래바위와 산천어 축제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9년 1월 11일(일) 맑음, 혹한
나의 평가
연일 혹한이 기승을 부린다. 바람도 불고 차가운 날씨가 산행을 하기에도 부담스럽다. 큰산을 오르기에는 꾀도 나고 가까운 곳에서는 좋은 산을 찾기도 어렵다. 컴속을 헤집다가 우연히 비래바위를 찾았다. 화천에서 산천어 축제를 한다니 들려 볼 겸 화천으로 향한다. 화천에 있는 비래바위는 첩첩이 이어지는 산맥틈에서 만산계곡을 끼고 홀로 오똑하게 솟아 있는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곡을 따라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운 비포장 도로를 타고 오르면 비래바위로 오르는 안내도가 나온다. 도로 옆으로 과수원을 조성하기 위해서 개간을 하여 놓아 등산로를 찾기가 힘들다. 산이 높지 않으니, 등산로에 개의 않고 무조건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한시간쯤 오르면 지능선의 끝으로 거대한 암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암벽 밑으로 등산로가 보인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비래바위는 산객하나 보이지 않는다. 조용한 산상에는 불청객의 방문에 항의를 하듯 까마귀 몇마리가 상공을 선회하며 시끄럽게 짖어댄다. 갑자기 멧돼지 한마리가 오수를 즐기다 놀랐는지 후다닥 튀어 버린다.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 중돼지이니, 한번 붙어 보면 몸보신을 할 것도 같은데, 겁도 나고, 산에 다니며 산에 사는 모든 것들을 아껴야 될 것 같다.
암봉의 하단을 돌으면, 동북사면으로 길게 밧줄이 메어 있고 밧줄을 타고 오르게 된다. 비래암은 호주의 모래암봉인 "에어르락"을 바라보는 것처럼 독립암봉으로 오똑하게 서있다. 높이가 60m, 길이가 100m로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고 하여 "병풍바위", "병어바위"라고도 부르며, 암봉이 거무스레하게 변하면 비가 온다고 하여 "변화바위"라 부르기도 한단다.
암벽에 매달려 있는 굵은 밧줄은 삮아서 밧줄의 가느다란 섬유가 풀풀 묻어나서 장갑이나 옷에 덕지덕지 달라 붙는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일게다. 암봉의 사면은 높이도 높이지만 눈이 녹지 않아 조금은 버벅대야 할 구간도 있다. 버벅대며 오르면 암봉의 동쪽 끝으로 오르게 된다.
암봉의 능선을 타고 서쪽으로 향하면 소나무가 어우러진 오똑한 바위가 나오고 바위의 상단은 평편하여 휴식장소나 식사장소로 제격일 듯하다. 바위 아래로 하산로가 있고 굵은 밧줄이 늘어서 있다. 아내는 이곳으로 하산을 하라 하고 혼자서 암봉의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금강산에 날아 와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비래바위는 두시간 남짓이면 다녀올 수 있으므로 비래바위만 산행코스로 잡고 멀리서 찾아 오기는 어려울 듯하고, 뒤로 만산이 있다. 평범한 육산인 만산을 돌아 온다 하여도 세시간 남짓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로 인하여 능선의 바람 매우 차갑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걷는 능선길은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고 뚜렷한 길이 없어 위험하니 조심을 하여야 한다.
암봉의 끝에 다다르면 비래바위의 끝으로 독립암봉이 오똑하게 서있다. 높이와 모양도 좋지만 암봉에는 분제처럼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처럼 아릅답다. 그러나 이곳에서 하산하는 길은 없다. 다시 암봉을 타고 오던길로 되돌아가 북사면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밧줄을 타고 내려온다.
그러나 이밧줄은 오를적 밧줄보다 더 낡았다. 이용을 안 할수도 없고, 장갑이나 옷에도 밧줄가루가 뿌옇게 달라 붙는다. 밧줄의 끝에서 아내는 등산로로 하산을 하고 나는 사진 한방 더 박아 보겠다고 암봉을 우회하여 등산로 없는 능선을 타고 직하를 한다.
하산하여 화천의 산천어 축제장으로 향한다. 혹한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화천은 차량과 인파로 가득하다. 거대한 얼음조각과 스케이트장, 얼음구장과 산천어 낚시장, 그리고 관광객을 위하여 만들어 진 각종 부대시설과 먹거리 장을 정성들여 조성해 놓았고, 정성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찾아와 혹한에 아랑곳하지 않고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산천어는 송어의 육봉형으로 연어과에 속한다. 바다에 나가지 않고 깊은 계곡에 잔류하며 살아가는 산천어는 길이가 15~40cm정도로 깨긋하고 차가운 물에 서식하며, 성장이 빠른 숫놈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숫컷은 암컷 송어의 산란에도 관여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많은 인파중에 산천어를 잡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혹한에 지친 태공들은 아예 얼음위에 엎드려 얼음구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산천어를 잡기에 빠른 방법으로 얼음구멍 아래로 훌치기 낚시를 넣어 놓고 산천어가 지나가면 당겨서 낚아 올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옆에는 "훌치기 낚시 금지"라는 표지판이 머쓱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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