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등선폭포가 있는 춘천의 등선봉에 오르다.
여행기간
2009년 1월 4일(일) 맑음(약간의 개스)
나의 평가
산행시간 4시간
하늘은 맑으나 개스로 인하여 시계가 좋지 않다. 주말이면 꽤나 붐비던 등선폭포도 겨울철이라 그런지 한산하기만 하다. 등선폭포는 삼악산을 오를때 상원사길로 올라 등선폭포로 하산하였기 때문에 낮익은 풍경이다. 입구의 암벽위에 자리한 금선사를 지나, 등산도구나 기념품, 먹거리등을 판매하는 점포가 늘어서 있는 집단시설지구를 빠져나가면 곧바로 매표소가 있다. 이곳은 주차장에서 주차료를 징수하고 등선폭포 입구에서 별도로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입장료가 아깝다면 상원사 입구나 강촌입구쪽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으니 참고로 하면 될 것 같다.
매표소를 지나자 곧바로 수십길 암벽으로 만들어진 좁은 협곡으로 들어서게 된다. 삼악산과 등선봉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협곡은 폭포와 소를 만들어 놓아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협곡을 따라 조금 들어가면 등선폭포가 나온다. 폭포는 얼음으로 덮혀 있고 얼음속으로 물줄기가 흘러 내린다.
등선폭포를 지나 협곡에 놓여진 철계단을 타고 오르면 비선폭포가 나오고 비선폭포를 지나서 비선식당이 있다. 그러나 식당은 굳게 닫혀 있고 인기척이 없다.
비선식당을 지나면 선녀탕이 나온다. 관광객들은 선녀탕에 동전을 던지고 기원을 한다.
선녀탕은 얼어 있고 얼음위로 몇개의 동전이 던져저 있다. 울마늘 동전이 탐이 나는 모양인지 한참을 내려다 보고 있다.(돈 많이 못 벌어다 주는 내가 죄지....ㅠㅠ)
삼악산과 등선봉은 광주산맥 춘천분지에 다다라 마지막으로 솟구친 산으로 삼악산을 주봉으로 청운봉과 등선봉을 지나 삼악좌봉을 끝으로 북한강으로 여맥을 가라 앉히고 나서 강을 건너 강촌마을과 구곡폭포로 유명한 검봉과 봉화산을 일으켜 세워 놓는다.
강촌은 서울에서 가깝고 열차여행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어 학생들이나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선녀탕을 지나 돌들이 널려 있는 완만한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주막이 하나 나온다. 간단한 안주와 술등을 파는 주막에는 한팀의 산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대포 한잔 쭈~욱 들이키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나 꾹 참고 그냔 지나친다.(나는 왜? 술만 보면 친구 같아 보이는지?)
주막을 지나면 암자처럼 작은 흥국사가 나온다. 흥국사는 옛날 춘성군 신북면 발산리에 하나의 부족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던 맥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고 전한다. 오랫동안 평화롭게 국토를 지켜오다 적의 침공을 받고 천애요새인 삼악산으로 궁궐을 옮기고 적과 대치 하였으며, 후삼국시대 궁예가 왕건을 맞아 싸운 곳으로 "왜(와)데기"라는 곳에서 기와를 구워 궁궐을 짓고 흥국사라는 절을 세워 나라의 재건을 기원하였다고 한다. 당시 산성의 중심이 되는 곳을 지금도 대궐터라 부르며, 기와를 구웠던 곳을 왜데기, 말들을 매어 두었던 곳을 말골, 칼싸움을 하였던 곳을 칼봉, 군사들이 옷을 널었던 곳을 옷바위라 부르고 있다 한다. 큰절이라고도 불렀던 흥국사는 여러번 전란으로 소실된 것을 불기 2529년에 대웅전 17평을 중창하였다고 하며, 그 명성과 달리 지금은 암자처럼 왜소한 모습으로 쓸쓸히 서있다.
삼악산성은 삼한시대 맥국의 성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신라 경민왕때 태봉국의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여 군졸들과 함께 피신처로 이용했던 곳이라고 전한다. 이성은 춘천에서 서울로 가는 통로였던 석파령을 내려다 보는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험준한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암벽과 암벽사이를 돌로 축성한 것으로 현재 약 5km정도가 남아 있다. 지금도 성의 서남쪽으로 대궐터라 불리는 곳에는 기와조각들이 널려 있다.
성곽을 따라 청운봉에 올랐다가 안부로 내려선다. 청운봉에 오르지 않으려면 흥국사에서 안부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서 616봉에 오르면 된다. 무명봉인 616봉의 북사면은 꺼꾸러질듯 가파른데다 눈마져 쌓여 있어 다리를 무겁게 한다. 헐떡거리며 616봉에 오르면 돌과 바위가 널려 있는 완만한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걸어야 한다. 능선에는 해묵은 아름드리 노송들이 늘어서 있어 나름대로 운치를 풍긴다.
바위와 돌들이 널려 있는 능선을 걷다가 울퉁불퉁한 암반을 타고 오르면 등선봉에 오르게 된다. 등선봉 정상은 잡목에 둘러 쌓여 있고 가운데로 정상표지석이 있다. 정상에서 조금 벗어나면 한양으로 흘러가는 북한강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616봉에서도 의암호와 춘천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나, 개스의 방해로 사진이 시원치 않아 올리지 못한다. 등선봉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노송과 바위가 어우러져 육산의 웅장한 멋을 풍기는 오대산과 암봉이 군락을 이루는 설악을 합쳐 놓은 산이라고 극찬하는 사람들도 있다. 산이 그리 크지 않으나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야 하며, 암릉구간도 있어 세미클라이밍도 겸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산행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등선봉을 내려서면 또다시 바위와 노송들이 널려 있는 능선을 걷다가 삼악좌봉에 오르게 된다. 삼악산에서 보는 등선봉이 그리 크지 않아 보여, 점심도 가져오지 않고 간식하나 없이 달랑 물병한개만 들고 온 것이 화근이다. 벌써 3시가 넘었는데 울마눌 허기가 져서 눈이 돌아갈 지경이라며, 투덜~투덜(산에서 배가 고프거나 체력이 딸리면 자동으로 나오는 소리임)
삼악좌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암릉길이라 조심하여야 하며, 등선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점심만 가져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지도도 가져오지 않은 탓으로 계곡길로 내려선다. 된비알에다 바위와 노송들이 얼키 설키한 이길은 암릉길 보다도 걷기가 훨씬 불편하고 등산로도 희미하여 길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계곡길은 중간에 계곡으로 직하하는 길과 삼악좌봉 능선의 안부로 이어지는 길로 갈라진다.
삼악좌봉 능선의 안부로 내려서서 참나무가 울창한 비알길을 타고 내려오면 커다란 암봉이 길을 막는다. 암봉을 돌아 412봉에 오른 다음 강촌으로 하산하는 길은 가파른데다 낙엽이 덮혀 있어 걷기가 좋지 않다. 너무 비알이 심하여 계속되는 지그재그 등산로는 강촌앞 다리까지 계속되어 식상하게 한다. 4시가 넘었는데, 등산로까지 애를 먹이니, 허기로 투털대던 소리는 , 투덜의 강도가 심해져서 꾸덜꾸덜로 바뀐다.
하산중에 강촌의 모습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서쪽으로 기운 저녁해를 이고 검봉이 오똑하게 서있다. 등선봉은 작은 산이지만 청운봉과 삼악좌봉을 같이 돌아 본다면 상원사로 가파르게 오르는 삼악산에 뒤지지 않는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산하여 등선폭포 주차장 까지 2km정도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마누라를 더 이상 고생시키다가는 후환이 두려워 아깝지만 택시로 모시고 저녁도 일품으로 극진히 대접하고 나니, 자동으로 나오던 소리가 그치고 사모님으로 다시 돌아 온 것 같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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