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기축년 새해 첫날에 떠난 정동진 해맞이 여행.
여행기간
2009년 1월 1일(목) 맑음
나의 평가
새해를 맞이하여 소백산에 올라 새해 일출을 볼까 하다가 급히 방향을 바꿔 정동진으로 향한다. 제천에서 국도를 타고 정동진으로 가는 길은 한산하다. 여명이 밝아 올 무렵 정동진 2.7km를 남겨놓고 한산하던 도로는 차량으로 가득하다. 트레픽은 이제 시작인가 싶은데 차량의 소통이 제대로 될 때를 기다리다가는 정동진에서의 일출을 포기하여야 할 것 같다. 급히 차량을 길 옆 식당앞에 주차하고 도로를 따라 도보로 정동진을 찾아 간다.
도로는 이미 주차장이 되어버려 차량은 전진도 후퇴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고 도로를 걷는 인파가 차량 사이를 가득 메워 버렸다. 정동진에 들어서 빼곡한 인파를 뚫고 나가다 보면 바닷길을 따라 가는 해안선 철도가 나온다. 정동진해수욕장에서는 모닝콘서트를 하는지, 음악소리가 시끄럽고 새해의 소망을 기원는 커다란 연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강추위를 예고하였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바다에서 불어 오는 해풍은 그리 차지 않아서 다행인 듯하다.
해수욕장 옆으로 복합관광건물인 크루즈선이 보이고 해안선은 새해 일출을 보러 온 인파로 인해를 이루고 있다. 유난히도 어려웠던 무자년을 보내고 아직도 끝을 알 수 없는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다른 해 보다도 많이 해맞이를 하러 찾아 온 것 같고, 그 많은 사람들의 소리없는 기도가 해변을 가득 메운 듯하다.
한옆에는 해맞이 축제의 분위기를 돋구려는 듯 공연무대가 설치 되어 있고 스피커를 통하여 구성지게 노랫가락이 흘러 나오고 새벽의 찬공기를 덜어 보려고 모닥불을 피우는 모습도 보인다. 장작불을 피워보지 못한 신세대들의 모닥불 피우는 모습은 불길은 시원찮고 연기만 매콤하니, 형펀없는 아마추어 화부들의 모습이다.
해변에는 바람도 제법 불고 파도도 높은 편이다. 해안선을 가득 메운 인파에 바다가 심술이 났던지, 장난끼가 발동하였는지 갑자기 파도가 깊이 몰려와 본의 아니게 엄동설한에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들도 연출이 된다.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바다가 가장 가까운 역으로 작은 간이역에 불과 하였던 것이 드라마 "모래시계"의 인기를 힘입어, 관광명소로 급부상 하였으며,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하여 역사를 증축할 계획도 세웠으나, 간이역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지금까지도 간이역으로 머물고 있다. 하늘은 청명하고 맑으나, 바다 위를 잔뜩 누르고 있는 구름 사이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동쪽하늘에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정동진 주변에는 조개와 미역, 홍합이나 굴등을 딸 수 있는 바위가 많고, 리아스식 해안선을 타고 나 있어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도로로 파도가 넘어 오는 아름다운 헌화로가 있으며, 강릉시청과 삼성이 12억을 투자하여 만든 거대한 모래시계가 있다. 새해 첫 날 가동을 시작하여 일년간 흘러 내리는 거대한 모래시계는 지름이 8.06m이고 폭이 3.20m로 그 무게만도 40톤이나 되며 모래의 크기가 일정한 8톤 규모의 시가 3억원어치 특수모래가 장착되어 있다고 한다. 아쉬운 것은 새해 일출을 보고 나서 주변을 관광하기에는 차랑과 인파가 너무 많아 곤란한 것이 흠이다.
길이가 250m이고 넓이가 13,000평방미터에 이르는 정동진 해수욕장을 사이에 두고 언덕위에 자리 잡은 크루주선 맞은편으로는 고성산이 오똑하고 1999년에 세운 영인정(迎仁亭)이라는 정자가 올려다 보인다. 고성산은 강원도 고성에서 떠내려온 산으로 해마다 고성에서 세금을 징수하다가 마을 신동의 지혜를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는 단양팔경의 하나인 도담삼봉에 유래되는 전설과도 비슷하다.
해변을 가득 채운 수많은 인파는 붉게 떠오르는 떠오르는 태양을 침묵으로 응시하고 있다. 이 순간 저 많은 사람들은 무엇을 기원할까? 건강과 사랑을 기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라나 가정의 융성과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취업이나 진학을 기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경제가 많이 어려우니 경제적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많은 소원이 모두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모든 사람, 모든 소망을 다 이루어 사랑과 건강과 풍요가 함께하는 행복한 기축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세해 첫날 일출을 보며, 소원하던 많은 인파는 차츰 자리를 비운다. 빠져나가는 인파는 썰물과도 같아 대단히 혼잡하다.(인파로 가득한 저 다리 무너질까 걱정) 그러나 차량은 여전히 소통이 안되고 해가 중천 가까이 오를때까지도 정동진을 찾아드는 차량은 그치지 않고 있다. 도보로 주차를 하여 놓은 곳까지 2.7km 걸어서 이동한 후 강릉으로 향한다. 산행을 좋아 하는 분들이라면 해안을 따라 늘어선 괘방산 산행을 하면서 안보전시관과 북한에서 침투해와 좌초된 잠수정전시관을 같이 돌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강릉에 도착하여 경포대해수욕장의 한적한 횟집에 자리하고 정초의 대낮부터 소주잔을 기울인다. 그러고 보니 소망하는 모든것을 기원하였는데, 술을 덜 마시겠다던지, 끊는다는 다짐이나 소원같은 것은 없었던 것 같고, 새해 정초부터 술타령으로 시작하는 것이 올 한해도 심상치가 않다. 거나하게 한잔하고 바닷가 해수탕에서 피로를 풀어 본다.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를 떠나고 한적한 해변을 거니는 한 가족의 모습은 마냥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여러분!
힘차고 눈부시게 떠오르는 저 태양과 같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소원하는 모든 것 모두 이루시어
부디 행복한 한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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