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지
암릉산행의 백미 팔각산에 오르다.

여행기간
2008년 11월 15일 (토) 흐림
나의 평가







산행 들머리인 팔각산장 앞으로 넓은 주차장이 있고 산행안내판이 서있다. 앞으로는 수려한 옥계천이 휘돌아 나가고 옥계천을 따라 바위벽이 단애를 이루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병풍암이 있으며, 기암과 암반으로 아름다운 학소대가 있다. 팔각산은 암골미가 수려하고 산행의 멋을 한 껏 느낄 수 있는 산으로 많은 산객들이 산행채비를 하고 있다.
팔각산 들머리는 처음부터 108개의 철계단을 타고 암릉을 올라야 한다, 계단이 끝나고 나면 부드러운 산행길이 시작된다.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오르다 보면 잡목사이로 뾰족뾰족한 팔각산의 주능선 암봉들이 올려다 보인다. 오늘 날씨는 흐리고 구름이 잔뜩 내려 앉아 있으나 포근하여 산행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암릉산행길은 암릉에 매달려 있는 밧줄을 잡고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게 하는 암릉길은 초보자들에게는 주의를 요하나, 그리 힘들거나 어려운 구간은 아니다. 다시 암릉길과 일반길이 만나서 3봉의 암봉에 올라야 한다. 그러나 이곳은 매우 위험하여 밧줄도 떼어 내고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하여 놓았다.
3봉 아래 자리를 잡고 반주와 함께 점심을 먹고 암봉을 우회하면 잡목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부드러운 등산로가 나온다. 능선의 중간중간에는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서면 아래로 작은 산골마을과 농지 사이로 옥계천이 굽이굽이 흘러 간다. 산위에서 바라보는 옥계계곡은 암반과 기암으로 이어져 나가며 수려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옥계천을 건너 우뚝 솟은 산허리에는 작은 분지가 있고 좁은 시멘트 포장길이 굽이굽이 오르다 산중턱을 차고 앉은 분지에 맞닫고 그곳에 꽤나 넓은 농장이 하나 자리를 잡고 있다.
3봉을 돌아서 4봉에 오르면 아래로 팔각산의 동쪽을 휘감아 도는 옥계계곡과 함께 사위어 가는 단풍이 아쉬운 듯 산판을 물들인 동남릉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북으로는 5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이 내려다 보인다. 전후 좌우 어느 곳을 바라 보아도 수려한 암봉과 가암이 노송들과 어우러져 있고 암봉 사이를 이어주는 암릉이 아기자기하여 탄성을 내�게 한다.
4봉에 올라 잠시 주변의 멋진 암봉과 조망을 즐긴다. 날씨가 좋다면 5봉부터는 멀리 동해바다의 상사해상공원과 주왕산 줄기까지 보인다고 하나, 오늘은 흐린 날씨로 인하여 멀리 있는 조망은 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팔각산을 한바퀴 돌아 오는데는 왕복 4.5km의 길지 않은 산행으로 3시간 남짓이면 족하니, 오늘은 산책삼아 쉬엄쉬엄 느긋한 산행을 즐긴다.
아래로 쭈~욱 암봉들의 모습~ (그림이 넘 작으면 클릭~ )
암릉을 타고 가다 길게 우회를 하면 하산로와 정상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을 못미쳐 다시한번 밧줄에 의지하여 암봉을 오르면 길은 부드러워지고 팔봉인 팔각산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는 작은 정상표지석이 서있고 한팀의 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정상에서 잠시 쉬었다 하산길로 내려선다. 참나무가 늘어서 있고 낙엽이 덮힌 등산로는 매우 가파라서 밧줄에 의지하여 내려서야 한다. 가파른 등산로를 내려서면 능선은 완만하게 부드러워지고 구불구불한 소나무가 늘어서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를 지나 노송이 운치를 더하는 등산로를 타고 내려오다 다시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서야 한다. 하산중에 산림욕장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팔각산은 산행거리가 짧은 것이 흠이니, 산악회에서 오신분들은 청석바위~독립문바위~황소바위를 돌아서 옥계계곡옆 산림욕장으로 하산하는 길을 택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광해군 원년에 이곳에 숨어 들어와 살던 "손을성"이라는 선비는 옥계리 주변에 흩어져 있는 계곡미에 반하여 "침수정"을 짖고 팔각산에서 일생을 마쳤다고 전한다. 그가 경치가 좋은 곳을 정하여 이름을 지으니, 무려 37곳으로 일월봉, 팔각봉, 북룡다, 천연대, 부벽대, 삼층대, 향로봉, 촛대암, 삼귀담, 소영담, 세심대, 탁영담, 학표석, 학소대, 병풍암, 조연, 전조, 구정담, 부연, 존심대, 옥녀봉, 마재석, 선인굴, 구룡담, 진주암, 부암, 봉관암, 광명대, 귀남연, 둔세굴, 강선대, 다조연, 계관암, 풍호대, 채악봉, 영귀대, 사자암 등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다. 이렇듯 수려한 풍광을 다 보지 못하고 돌아 가는 아쉬움이 크지만 언젠가는 다시 찾아와 한바퀴 돌아 보아야 할 것 같다.
하산중에 나무가지 사이로 올려다 보이는 주능선의 암봉들은 수려함과 웅장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파른 암릉을 내려서면 옥계계곡의 지계곡과 합류지점인 들머리로 원점회귀를 하며 산행을 마치게 된다. 산행시간은 느긋하게 4시간 남짓 소요 되었다. 처음 찾은 팔각산은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뿔처럼 솟아 오른 암봉들과 암봉을 이어주는 암릉의 수려함으로 지루하지 않은 좋은 산행이 된 것 같다. 하산하여 계곡에 자리 잡고 세수를 하니 그 시원함이 일품이다. 제천에서 멀리 팔각산까지 왔으니, 이곳에서 가까운 영덕게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강구항을 찾아가 한잔하고 얼큰한 취기를 안고 제천으로 돌아 온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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