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설화가 만발한 태백산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8.01.13(일) 눈
나의 평가
이틀동안 내린 눈이 포근한 날씨로 녹으니, 한낮의 질척한 도로가 영 불편하다. 처음으로 원내 산악회를 조직하고 산악회 발대식을 할 겸 태백산을 찾아간다. 그리 춥지 않은 날씨덕에 길은 녹아 미끄럽지 않으나 간간히 세설이 흩뿌린다. 20여명의 산악회원중, 오늘 산행에 참석한자는 9명으로 그리 많지 않은 인원이니 조촐한 산행이다.
태백으로 향하는 길에도 휴게소에도 산객들을 가득 태운 관광버스가 즐비하니 태백산이 만원일것을 예감한다. 유일사 매표소 앞에 도착하니 역시 차량과 인파로 만원이다. 강원도에서 환경유지명목으로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으나 사람이 너무 밀려 누가 내고 안냈는지 구분하기도 힘들다. 앞서 오른 산객만도 5,000명이 넘든다 하며 4시간 안쪽의 왕복코스는 8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한다. 들머리의 낙엽송길에도 눈꽃이 화사하고 인파로 붐비니 인화와 설화가 같이 만발하였다.
산은 오를수록 상고대가 만발하여 좋은 경치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많은 산객들로 인하여 트레픽이 심하니, 등산이 아니고 인파에 밀려서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다. 상고대가 만발한 수목위로 세설이 흩날리어 온통 백색으로 가득찬 태백은 울긋불긋한 복장을 한 산객들의 행렬로 또 하나의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태백에 설화가 만발하니 모두가 즐거운 표정들이다. 모두 오길 잘왔다는 표정이니, 다같이 기념사진도 찍어보고... 헐~카메라맨을 하다보니 나만 빠져 버렸네....ㅠㅠ
민족의 영산이라는 태백산은 장군봉과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우람하나 부드러운 산으로 높이가 1,566.7m다. 3신산 중의 하나로 정상에는 천제단이 있고 당골계곡으로 단군성전이 있어 개천절에는 이곳에서 제를 올린다 한다. 그밖에도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만덕사 등의 사찰이 있고 단종대왕을 모신 단종비각이 있는 산이다.
태백은 맞은편에 우뚝한 함백산 보다는 조금 낮은 산이지만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을 끼고 있는 산으로 그 명성이 함백산을 능가한다. 일출이 아름다운 산으로 해마다 새해 첫 일출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이 다가올수록 설화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 겨울이면 여러번 태백산을 찾아 왔었지만 칼바람과 주목에 대한 기억이 더 크고 상고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는데, 오늘 태백의 설화는 최고의 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인파와 설화로 어느곳을 보아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날씨마져 포근하여 겨울이면 드세게 불어 닥치는 칼바람도 없고 눈발마져 흩날리니 오늘 태백산을 찾은 분들은 보람이 클것 같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은 인파로 인하여 좋은 경치를 카메라에 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능선에는 많은 산객들이 사진도 찍고 설경을 감상하기도 하며 점심을 먹는 팀도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 오는 것은 등산로가 부드럽고 산행거리가 짧아서 오르고 내리기도 수월하고 2시간 안쪽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지만 이 아름다운 설경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연은 언제 접하여도 좋은 것 같다. 때론 순박하고 침묵하는 것 같아도 때론 포악하고 심술 궂으면서도 계절이 바뀔적마다 나름대로의 특성으로 가끔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경이롭도록 아름답다움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사람들이 자연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태백산의 능선은 온통 설화로 가득하다. 땅엔 흰눈이 쌓여 하얗고 수목에는 온통 상고대가 만발하여 아름답다.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백색의 설원에서 자꾸 소주 생각이 나는 것은 무엇인지? 준비해간 소주 한잔으로 감흥을 돋구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있을까 싶다.
눈발이 흩날리는 날씨로 인하여 정상에서의 조망은 전혀 되지 않는다.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북으로 함백의 눈덮힌 능선이 장쾌하게 내려다 보이겠지만 오늘은 설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장쾌한 백색의 능선을 타고가다 백단사 입구로 하산길을 택한다. 하산길도 온통 설화가 만발하였다. 한잔술에 얼큰한 탓인지? 설화에 취한 탓인지? 마냥 어린아이처럼 순박해지고 가벼워짐을 제어하지 못하는 철없는 모습도 그리 대수롭지가 않은 느낌이다.
능선에서 10여분 정도 내려서면 망경사가 나온다. 망경사 주변의 경치가 수려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설화가 만발하여 풍치를 더하는 듯하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계단을 타고 오르면 단종비각이 있다. 단종비각은 인파에 밀려 그냥 지나친다.
계곡을 건너 백단사 입구를 지나 매표에서 도착하니 산행의 날머리다. 일부는 차를 찾으러 유일사 매표소로 향하고 이곳에서 기다리며 뒤풀이 중인 관광버스에 꼽사리껴 마셔댄 술이 발동되어 뒤풀이가 넘 과했나 싶다. 내몸이 내 기억이 그리고 아침밥을 아니 챙기는 울마늘의 침묵이 그리 말하고 있다. 그러나 태백의 설화는 오랫동안 기억에서 자리잡을 좋은 풍광으로 모처럼 태백의 설경에 흠뻑 취한 듯하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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