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원주의 덕가산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7.12.22(토)맑음
나의 평가
연말을 맞아 줄기차게 부어댄 때문인지 온몸이 찌부덩하고 만사가 귀찮은 날이다. 느지감치 아침을 먹고 치악산의 상고대를 보러갈까 하였으나, 치악산이 가까와지자 상고대를 기대했던 치악은 뽀송뽀송하기만 하다. 치악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가까이 있는 덕가산이 미답이니, 궁굼하여 덕가산을 찾아간다. 덕가산은 원주와 충주를 연결하는 큰양안치재의 서쪽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과 문막읍에 걸쳐 있으며 충북과 강원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높이 700m로 그리 높지도 않고 수려함도 없어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겨울철 한적한 눈길을 걸을 수 있는 산이다. 주변에 치악산맥과 백운산이 있고 옥녀봉과 십자봉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욱 초라해 보이는 산이기도 하다.
충주에서 원주방향으로 가다보면 양안치고개를 지나 십자봉을 오르는 천은사계곡이 나오고, 고개를 조금 오르면 큰양안치고개의 정상에 다다른다. 모텔과 몇개의 가든이 자리한 큰양안치고개에는 돌로 만든 안내판이 서있다. 이곳에는 대형차도 주차할 곳이 많아 주차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개마루에서 산행들머리로 들어서면 밭가로 잘 가꾸어진 두개의 무덤이 있고 무덤뒤로 송림이 울창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눈은 거의 녹아 희끗희끗 잔설만이 남아 있고 산은 송림으로 가득하다.
조금 오르면 전형적인 육산에 몇개의 바위돌이 박혀있다. "쪼개진 땅콩바위"와 만화속의 짱구를 닮은 "못난이 얼굴" 위로" 선바위"가 서있다. 모두가 작은 바위이지만 송림이 우거진 육산에서 만나다보니,변화없는 육산산행의 양념역할을 해주는듯하다.
산은 갑자기 가파라지고 땀은 줄줄 흐른다. 요즘 날씨가 포근한 탓도 있지만 컨디션도 좋지 않으니 겨울산행으로는 적지 않은 땀을 흘린것 같다.
오르다 보면 균열이 가서 곧 무너져 버릴것 같은 미륵바위라 불리우는 입석이 하나 서있다. 입석을 지나 옹기종기 모여있는 바위군락을 지나면 삼거리 능선에 오르게 된다. 능선의 남서쪽으로는 넓은 헬기장이 있다. 헬기장에 서면 동남으로 십자봉이 우뚝하고 남으로 미륵산이 능선을 펼쳐 놓고 있으며 북쪽을 바라보면 덕가산이 올려다 보인다.
다시 북쪽으로 발길을 돌려 능선을 따라 오른다. 송림은 차츰 갈참나무 숲으로 변하고 능선옆에는 또하나의 입석이 서있다. 암봉위에 커다란 바위돌이 올라서 있는 선바위 끝에는 진달래 한그루가 균열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어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수가 있다.
다시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덕가산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은 헬기장처럼 넓게 다듬어져 있고 철판으로 만든 정상안내판과 그옆에 쇠파이로 만든 깃대봉이 있으나 깃발은 달려 있지 않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다. 개스로 인하여 뿌연하나 북동으로 치악이 웅장하고 백운산으로 이어져 옥녀봉과 십자봉으로 이어진다.
남으로는 현계산과 봉림산 능선이 이어지다가 미륵산을 일구어 놓았다. 날씨가 좋다면 멀리 월악산이 보인다고 하나 뿌연하여 식별하기가 어렵다. 덕가산은 강원도 영월에도 있으며, 충북 괴산의 악휘봉을 이웃하고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알려지지도 않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산이 원주의 덕가산이다.
하산은 큰양안이재로 원점회귀를 한다. 산행시간은 귀래로 하산을 하면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원점회귀를 하는데는 2시간이면 족하다. 덕가산은 시산제를 지내는 산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부부산행을 시작한지가 8년째인데 아직 산에 가서 산제를 올려보질 않았으니 알바산행이 잦은 모양이다. 이왕 시산제로 유명한 산에 올랐으니, 산제를 지내야 하겠는데 제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배낭을 뒤지니 나오는 것은 건빵과 양갱, 쪼코파이등 비상식량이 전부다. 약소하지만 이것이라도 바위돌에 올려 놓고 내년 한해도 무사산행, 즐거운 산행이 되기를 기원한다. 나는 절을 다섯번이나 하였는데....울마눌 겨우 이 자세로 두번이다. 정성이 부족하면 호박떡이 설는다고 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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