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구간에 다다르고 더 이상 눈으로 인하여 전진할 수가 없다. 일단은 적당히 주차를 하고 들머리를 찾으나 그리 만만치가 않다. 언제나 헤메기를 정례행사처럼 자주하는 것은 준비성이 부족하고 즉흥적인 것에 기인되었으리라. 1m라는 무식할 정도의 폭설이 퍼부어댄 이곳에서 등산로를 찾기가 그리 쉬울리가 있나? 겨우 들머리를 찾았다. 그러나 그것이 들머린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으나 사람의 발자욱이 있으니, 그리 간주하고는 발자욱을 따라 오른다.
발왕산은 "발왕이와 옥녀의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이 고을에 유난히 발이 크고 기골이 장대하여 발왕이라고 불리우는 청년이 살고 있었다. 너무 기골이 장대하여 장가를 못가던 중, 우연히 옥녀라는 아가씨를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둘다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하여 결혼비용이 없어 결혼비용을 벌기 위하여 각각 남쪽과 동쪽으로 헤어지게 된다. 그 후 발왕이는 산적두목이 되어 호의호식하며 옥녀를 잊고 주색잡기에 빠지게 된다. 10년이 지난 어느날 관군의 기습을 받은 발왕은 세력을 잃고 남쪽으로 도망쳐 옥녀를 찾아가다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고 만다. 고루포기산에서 이 소식을 들은 옥녀가 찾아와 정성껏 무덤을 만들고 머리카락이 희게 될때까지 무덤을 지키었다고 하며, 그때부터 발왕이가 죽은 산을 발왕산이라 부르고 옥녀가 평생 무덤을 지킨산을 옥녀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밤이 되자 꽤나 강한 추위가 몰려온다. 산행시간은 4시간을 소요하고 다시 미끄럽고 어두운 길을 따라 차를 찾으러 간다. 늘상 겪는 자차 이용의 불편함이다. 무차별 경쟁사회속에서 갈등하고 가식과 위선속에 묻혀 사람의 역할을 잊고 살다가도 산에 오르면 다시 사람이 되는 것을 느낀다고 어느 산꾼이 말했든가? 가끔은 틈을 내어 자연을 벗하고 살아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것이 각박한 이 시대를 살며, 오염되어 가는 우리의 인성을 순화시켜줄 방법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어서이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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