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갈론계곡과 옥녀봉 불발산행

바위산(遊山) 2007. 12. 2. 19:18
여행지
충북 괴산의 칠성댐과 갈론계곡.
여행기간
2007. 12. 01일(토) 맑음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갈론계곡은 괴산 35명산인 옥녀봉과 남군자산과 비학산을 사이에 두고 있다. 1957년 우리나라 최초기술로 만들어지고, 이승만대통령의 친필로 명명한 수력발전용댐인 괴산댐(칠성댐)의 동쪽 호반을 따라 소형차량 두대가 겨우 피할 수 있는 좁은 도로를 구불구불 따라 오르다 보면 갈론마을이 나온다. 아직도 노선버스가 운행되지 않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힘들고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여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는 괴산의 오지이다. 20여가구가 살고 있는 갈론마을은 예전에 칡뿌리를 양식삼아 숨어살기 좋다고 하여 갈은마을이라고도 부른다.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는 깊은 골을 타고 옥류와 같은 맑은 물이 흐르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며 아홉개의 수려한 풍광이 있다하여 갈론구곡이라도 부른다. 갈론마을 끝으로 작은 폐분교가 썰렁하게 비어있고 분교 앞으로 작은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 오르면 곧 갈론계곡의 수려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갈천정과 갈은동천이 수려한 계곡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자칫 등산로만을 따라 오르다 보면 수려한 계곡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수도 있다. 오늘은 청주에서 저녁에 아내와 나의 초딩망년회가 각각 있는 날이고, 낮엔 지인의 대사에 들러야 한다. 아침일찍 청주로 가서 지인의 대사에는 인사만 하고 옥녀봉산행을 목적으로 갈론마을을 찾아간다.
쌍곡계곡에서 군자산에 오르면 비학산과 남군자산 능선이 옥녀봉으로 이어지다가 괴산댐으로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날씨는 화창하나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한낮인데도 골이 깊은 등산로는 서리가 허옇다. 

암벽으로 만들어진 강선대에서 계곡은 두줄기로 갈라진다.

동으로 반듯이 뻗어간 계곡과 남으로 휘어진 계곡으로 나뉘는데, 동쪽 직곡이 주계곡 같아서 그리로 오르기가 쉬우나, 갈론계곡은 남으로 뻗은 계곡이 주계곡이므로 이쯤에서 조심을 하여야 한다.

 

우리도 동쪽계곡을 타고 오른다. 한참을 오르니 노산객 세분이 하산을 하고 있다.

 

길을 잘못들었는지 등산로를 못찾겠다고 한다. 이쯤에서 지도를 보았어야 하는 것을 무시하고 그냥 오른다.

 

그러나 계곡은 갈수록 협소해지고 등산로도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되풀이 한다.

더구나 수려한 계곡을 상상했던 갈론은 영 아니듯하다.

조금 더 오르면 좋은 풍광이 나오겠지 하며 계속 골을 타고 오른다.

울마눌 며칠째 감기몸살로 끙끙 거리니, 집에서 쉬라고 하였지만 동창들 모임도 있고 하니 굳이 따라 나선다. 군데군데 유실되어 걷기가 불편한 등산로는 희미하고, 산은 잡목이 울창하여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난히 굵은 칙넝쿨과 다래넝쿨이 얼키설키 엉켜있다. 칡이 많아서 칙갈(葛)자를 써서 갈론마을이라 부르는가 보다.
계곡을 타고 오르는 등산로는 갑자기 능선쪽으로 휘어져 오른다. 그러나 조금 전진을 하다보니, 앞으로 대나무숲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지역에는 대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데, 죽림은 꽤나 넓고 빼곡하여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우거져 있다. 이곳에서 등산로는 끝이나 버렸다. 그제서야 지도를 보니 삼거리부터 잘못들어 왔다. 아까 길을 묻던 노산객분들도 그렇지만 대부분 갈론계곡을 삼거리에 잘못 들어와 이곳에서 되돌아 가는 것 같다.
한시간 넘게 알바를 한 셈이니. 다시 원점회귀를 한다. 하산중에 커다란 감나무에는 붉은 홍시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저것 하나 따 보겠다고 스틱을 던졌는데 홍시는 떨어지지 않고 스틱만 나무끝에 걸려 버렸다. 돌도 던지고, 나무가지도 던지고 여차 여차하여 한참만에 스틱을 내리고는 계곡의 삼거리로 내려와 다시 남쪽으로 뻗은 갈론계곡으로 향한다.
남쪽으로 향한 갈론계곡으로 들어서니, 역시 계곡은 무언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하얗게 피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지구를 지나면 수백년은 묵음직한 여러 갈래로 가지를 뻗은 두아름은 될 듯한 우람한 밤나무가 한그루 나온다.  

역시 갈론구곡의 모습은 수려하다. 이 오지의 산중에 이런 좋은 풍광을 자랑하는 계곡이 숨어 있었다니, 여름철 피서지로 삼는다면 제격이 아닌가 싶다.
갈론계곡은 속리산국립원내 구역으로 취사나 야영은 안된다. 더구나 우리가 알바를 한 비학산 아래로 뻗은 동쪽계곡은 출입금지 구역이란다. 울마눌 모든 것이 귀찮으니 이곳에 주저앉아 혼자 다녀 오란다.
벌써 4시이니 모임에 가려면 옥녀봉에 오르기는 틀렸고, 갈론계곡만이라도 끝까지 돌아 보고자 혼자 계곡을 타고 오른다.
갈론구곡은 1.갈은동문, 2.갈천장, 3.강선대, 4.옥류벽. 5.금병, 6.구암, 7.고송류수재, 8.칠학동천, 9.선국암 등으로 이어진다 한다. 혼자서 등산로가 아닌 계곡을 타고 오르다 보니, 수려한 풍광은 카메라에 담아 왔는데.... 이놈들이 명찰을 안 달고 있어 어느 것이 어느것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옥녀봉은 예전에도 딸과 마눌과 같이 찾아왔었으나, 길을 잘못들어서 등산로도 없는 모난 바위돌로 가득한 가파른 너덜산판을 엉금엉금 기어 오르다. 포기한 적이 있는데, 오늘도 알바로 끝내고, 이 작은산 옥녀봉 정상을 밟아 보지 못하였다.
옛날에는 봄, 여름, 가을이면 전국의 풍류객들이 이 오지의 갈론계곡에 모여들어 풍류를 읊었다고 전한다. 과연 폭은 좁고 초겨울이라 수량은 많지 않지만 좋은 풍광을 보여주고 있다.
선국암에는 4명의 노인이 바둑을 두다 해가 저물어 그대로 두고 집에 돌아 갔다가 다음날 다시 찾아오니 바둑알이 알알이 모두 꽃으로 변해 있었다는 싯귀가 있다고 한다.(겨울에 상고대가 달라 붙었나?)
하산길에 북으로 비학산이 우뚝하다. 산행은 알바를 포함하여 계곡만을 돌아오는데 3시간쯤 소요되었다. 옥녀봉을 돌아온다면 5시간정도는 소요될 것 같다. 괴산35명산 중에 모두 한두번씩은 올랐는데. 겨울철에 가려고 아직 찾아가지 않은 금단산을 빼고는 유독 옥녀봉과 인연이 없는 것 같다.
오늘부로 옥녀봉은 나에게 있어서 산행삼적으로 분류한다. 첫째가 덕유산으로 볼일차 찾아 갔다가 양복바지에 구두를 신고 억수로 쏟아지는 장대비속에서 정상까지 다녀온 경험이 있고, 한번은 아내와 함께 처음부터 길을 잘못들어 가파르고 험한 산판을 헤메며, 4시간 넘게 비지땀을 흘리며 정상에 오른 혹독한 알바로 갈적마다 고생을 한 산이다. 둘째는 겨울철 눈이 수북히 쌓인 백년계곡에서 4시간 넘게 헤메다 빠져나온 기억과 알바산행으로 헷갈린 사자산이며, 셋째가 옥녀봉으로 두번 다 알바로 끝내고 정상에 오르지 못하였기 때문에 산행삼적에 올린다. 다음에 찾아 올때는 제수라도 장만하여 산신제라도 한번 올려야 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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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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