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홀로 걷는 주론산 심설산행

바위산(遊山) 2007. 12. 9. 18:04
여행지
제천의 주론산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7.12.08(토) 맑음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주론산은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을 경계로 하고 있는 산이다. 치악산맥이 비로봉에서 향로봉으로 이어지다, 남대봉, 시명봉에서 뚝 떨어졌다가 백운산과 이어지며 구학산(970m)에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4km쯤 내려오면 주론산에 다다르고 박달재가 있는 사랑산과 다릿재가 있는 천등산과 인등산으로 이어진다.
산행은 박달재 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하여도 되고, 배론성지가 있는 봉양읍 배론에서 시작하여도 된다. 배론성지는 천주교 박해시, 박해를 피하여 천주교인들이 숨어 살던 천주교 순례지다. 배론성지에 관한 것은 <여행기>"배론성지를 찾아가다"에 자세히 소개하였으니, 별도로 설명하지 않는다. 배론성지에 주차를 하고 조백석골을 따라 오른다. 골짜기에는 티없이 맑은 물이 흐르고 임도에는 눈이 수북히 쌓여 있다. 오르다 보면 농가 두채가 나오고, 조금 더 오르면 염소와 개를 키우는 농가가 한채 나온다. 농가에서 염소를 방목을 하여 양지 바르고 눈녹은 산판에는 염소들이 무리를 지어 풀을 뜯는 모습이 평화롭게 보인다.
오늘 산행은 홀로 산행이다. 울마눌 며칠째인지? 몇주째인지? 감기몸살로 골골한다. 오늘 저녁에 청주에서 열리는 망년회에 참석하려면 서둘러 다녀와야하니, 가까이 있으나 미답지인 주론산을 찾아왔다. 조백석골은 박달재휴양림 탐방로가 있는 파랑재까지 임도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오르기가 편하여 가족단위의 산행에 좋을 듯하다. 산행중에 올려다 보이는 산상에는 상고대 하얗게 피어 아름답다. 부지런히 오른다면 멋진 상고대를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파랑재까지는 한시간 정도 소요된다. 눈길이 아니라면 조금 단축이 되겠지만 역시 눈길을 걷는 것이 맨땅을 걷는 것보다는 시간과 체력을 조금더 소모하게 하는 것 같다. 파랑재에는 화사한 햇살이 눈부시고 눈가루가 바람에 날리어 반짝반짝 빛난다.
베론성지부터 이곳까지 3.4km이고 파랑재에서 주론산까지는 3km 거리다. 파랑재에서 주론산으로 향하는 길은 제법 경사가 가파르다. 눈이 발목까지 채일 정도로 쌓여 있고 사람들이 밟지를 않아서 오르기가 미끄럽다.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할까 하다 그냥 오른다.
등산로에는 크기가 다른 두개의 발자욱이 나 있다. 눈이 온지 며칠되었지만 아무도 오르지 않다가 오늘 처음으로 부부산객이 앞장을 선 것 같다. 능선의 바람은 제법 강하고 차다. 오늘 제천의 아침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갔다고 하니, 햇살이 화사하기는 하나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첫번째 능선에 오르니, 햇살과 바람에 녹은 상고대가 뚝뚝 떨어져서 눈위에 곰보를 만들어 놓았다. 군데군데 얼마남지 않은 상고대는 한시간만 일찍 올라왔어도 좋은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남긴다.
첫번째 봉우리에 올랐다가 안부로 내려서서 다시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주론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주론산은 높이가 903m로 이곳에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4km쯤 가면 구학산(970m)으로 향하게 된다. 차가 배론성지에 있으니, 원점회귀를 하여야 한다. 정상에는 앞서 오른 부부산객이 점심을 먹고 있다. 이곳에서 884봉으로 향한다.
주론산은 잡목으로 인하여 조망이 어렵다. 나무가지사이로 884봉이 보인다, 884봉의 남사면에도 상고대가 하얗게 피어있다.
884봉으로 향하는 길은 사람의 발자욱 하나 없다. 내가 처음으로 눈위에 발도장을 찍으며 나간다. 능선에는 바람이 몰아다 쌓아 놓아서 눈이 제법 깊은 곳도 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홀로 부지런히 걷는다. 그러다 보니 배론을 출발하여 이제껏 한번도 쉰적이 없는 것 같다. 부부산객은 원점회귀를 하는지 따라오지를 않고, 눈덮힌 산은 적막 그대로이이니, 들리는 것은 나의 가쁜 숨소리와 눈밟는 소리뿐이다. 이렇게 적막한 산중을 홀로 걷는 것도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는 듯하다.
884봉에는 제법 상고대가 남아 있어 만개한 벗꽃처럼 화사하게 보인다. 884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제법가파른데다 눈이 쌓여 있어 걷기가 불편하다.
등산로에는 멧돼지 한마리가 길을 만들어 놓았다. 발자욱으로 보아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잠시 등산로를 벗어 난 멧돼지 발자욱은 다시 등산로로 올라오고 이렇게 안부까지 멧돼지 발자욱을 따라 내려온다. 이놈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우찌할꼬 싶다. 설마 마주치면 지가 도망가겠지만.....
884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갈참나무 아래로 진달래가 온통 군락을 이루어 놓았다. 진달래가 만개한 봄철에 이곳을 찾아 온다면 아주 좋은 풍경을 볼수가 있을 것 같다.
가파르게 안부로 내려서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그러나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왼쪽 숲사이로 제법 큰 건물이 하나 내려다 보이는데 그것이 배론성지인줄 알고 무심코 왼쪽길로 내려섰다. 낡은 리본도 달려 있고 눈덮힌 등산로도 희미하나마 흔적이 있다. 그러나 조금 내려가다 보니 등산로도 없어지고 산은 잡목과 칡덩쿨과 다래덩쿨이 엉켜 있어 빠져 나가기가 만만치가 않다.
한참을 잡목을 헤집고 눈덮힌 골짜기를 빠져 나오자 임도가 나온다. 이때까지도 길을 잘못들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임도에서 바라본 건물은 배론성지가 아니다. 그때서야 길을 잃었구나 하는 판단이 선다. 어디로 내려온 것인지도 분간하기 어렵다. 임도에는 토끼와 노루인지, 고라니인지의 발자욱만 나있고 사람이 다닌 흔적은 전혀 없다. 임도를 따라 가면 되겠지 하였는데 이넘의 임도가 산허리만 타고 돌뿐 아래로 내려가지를 않는다.. 다시 탈출시도~무작정 마을이 보이는 곳으로 헤집고 내려온다. 마을에 다다르니, 이곳이 노목마을 이란다. 산행을 시작한 배론성지에서는 20여리는 떨어진 곳으로 내려온 것 같다.
884봉 안부 삼거리에서 한발 잘못 디딘것이 20리 먼곳으로 내려오게 만들었으니 우리들 인생도 한순간의 판단에 의하여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하는 것 같다. 점심도 먹지 않았으니 뱃속에서도 도랑물 소리가 나는데. 엎친데 덮친 격이랄까? 지갑을 양복저고리에 넣어 두고는 가져오지 않았다. 방법은 차를 얻어 타는 수밖에.....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두차례나 신세를 지고서야 배론성지에 도착한다. 두분께 감사하고 특히 자신의 목적지를 지나서 배론성지까지 태워다 주고 되돌아 간 야생초를 키운다는 아저씨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연속 3알바산행이니......요즘 왜그런다냐?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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