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성불산을 찾아가다.

바위산(遊山) 2007. 11. 11. 23:46
여행지
괴산 35명산 성불산
여행기간
2007.11.10(토) 흐림
나의 평가
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보통입니다
오늘은 할아버님 기고가 있는 날이다. 고향인 청주로 향하는 도중에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찾다보니 성불산으로 향한다. 해마다 틀리게 퇴보하는 기억력 때문인지 미답지로 알았던 성불산은 오르다 보니 예전에 다녀간 기억이 난다. 요즘은 블로그에 산행기록을 남기니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지만 예전엔 산에 올라도 사진한방 찍지 않고 다녔으니, 가끔은 아내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예전에 왔었다, 처음온 산이다, 하는 정도의 별로 소득없는 논쟁이다.
성불산은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산이다. 괴산읍에서 쌍곡계곡과 연풍으로 향하다 보면 괴강다리가 나오고, 괴강다리를 건너면 "만남의광장"이라는 휴게소가 나온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차량이 서있고 점심을 먹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도 이곳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수안보로 향하는 19번 국도를 5분쯤 타고 가다보면 기곡리가 나온다. 기곡리에 들어서면 노인정 옆으로 등산객을 위하여 작은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고 도랑을 타고 조금 가다보면 콘크리트로 만든 수로 앞으로 400년이나 묵은 느티나무가 단풍으로 아름답게 서있다.  
마을 끝으로 커다란 비닐하우스가 나오고 허물어 질 듯 초라한 스레트가옥에 돌담이 쳐저 있고 돌담을 들머리로 하여 잡목이 빼곡하고 70도는 될 듯한 가파른 등산로를 타고 10여분쯤 오르다 보면 구불구불 자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첫번째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다시 능선을 타고 10분쯤 전진을 하면 310m의 제1봉 오르게 된다. 1봉에서 부드러운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차츰 바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20여분쯤을 오르면 410m의 2봉에 오르게 된다. 성불산은 코스에 따라서는 6~7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여야 한다. 
산은 오를수록 제멋대로 구불구불 자란 노송들이 암릉과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멋을 풍긴다. 성불산은 옛날에 산위에 부처를 닮은 상이 있었다 하여 성불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괴산 35명산중에서도 높이가 532m로 작은 편이라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성불산만 돌아 보기에는 아쉬울 터이고, 가까운데 사시는 분들이라면 성불산을 산행하고 여름철 괴강의 배나무여울에서 올갱이를 잡으며 더위를 식힌면 좋을 듯하다.
오르다 보면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진 429봉에 오르게 된다. 남쪽은 단애를 이루고 바위위에는 멋지게 자란 노송이 한그루 서있다.
다시 안부로 내려와 가파르게 치고 오르면 480봉에 오르게 된다. 바람이 제법 불어오고 구름이 잔뜩 내려 앉아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스산한 날씨다.
505봉에 오르면 남동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산은 단풍이 거의 지고 가장 늦게 가을을 지키는 일본잎갈나무(낙엽송)만이  단풍으로 산을 장식하고 있다. 이곳의 남사면은 유독 고사목이 많다. 고사목이 군락을 이루는 것을 보니 예전에 산불이라도 났던 것 같다. 
505봉의 정상에는 작은 케언이 하나 있다. 울마눌, 며칠후면 수능시험을 보는 조카들을 위해 돌하나 주워 올려 놓는다. 동으로 박달산이 웅장하게 보이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월악산과 조령산, 신선봉, 덕가산과 보개산이 보인다 하나 오늘은 개스로 흐릿하여 시야가 좋지 않다. 남쪽으로는 쌍곡계곡의 군자산이 보이고 뒤로 비학산과 멀리 장성봉과 막장봉서릉이 마루금을 이루고 늘어 서 있다.
산은 오를수록 아기자기함을 더해준다. 제법 밧줄구간도 나오고 암릉을 타는 재미도 좋다. 능선은 어느 곳에나 힘들게 자란듯한 소나무들이 구불구불 자라고 있어 나름대로 운치를 더한다. 
큰절골로 갈라지는 안부로 내려서면 기다란 암릉을 밧줄에 의지하고 올라야 한다. 암봉타기가 부담스럽다면 북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으므로 궂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
암봉을 타고 성불산 정상에 오르면 정상에는 돌이 없어 쌓다가 말은 미완성 케언이 하나 있고 정상표지석이 있다. 울마눌 억지로 돌을 한개 캐다가 하나 올려 놓는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아주 좋다. 낙엽송 단풍으로 울긋불긋한 산아래로 매전리가 보이고 위로는 매전저수지가 보이고, 멀리 장성봉과 막장봉까지 보인다.
하산은 다시 안부로 내려와 큰절골로 내려와도 되고 능선을 타고 458봉을 거쳐 내려와도 된다. 종주를 하려면 504봉을 지나 오성리로 향할 수도 있다. 오늘은 458봉을 경유하는 능선을 타고 내려온다.
처음에는 가파르게 내려오다 차츰 경사가 완만해진다. 몇기의 무덤을 지나 큰절골의 하류에 다달으면 지금은 폐쇄된 다래원 건물이 나오고 주변에는 단풍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길옆으로 마지막 단풍이 화사하고 곳곳에 샛노란 은행잎이 휘날린다. 길옆에 수확하고 남은 탐스럽게 익은 모과를 슬쩍하니, 그 향이 아주 좋다. 오늘 모처럼 하는 부부산행이니 울마눌도 기분이 아주 좋은 듯하다.
이탄마을에 들어서면 성불사가 나온다. 이곳에서 기곡마을까지는 도로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 도로를 걷는 것이 싫어서 괴강변을 따라 걷는다.
은병암 맞은편으로 괴강이 휘돌아 흐르는 제월대가 보인다. 괴강변은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지저분하니, 걸으면서도 기분이 영 아닌 듯하다. 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술병과 낙시밥통 등 쓰레기좀 챙겨 가시면 얼나나 좋을까 싶다. 
걷기가 매우 불편한 은병암 암벽을 따라 돌면 기곡마을로 올라서게 된다. 산행시간은 여유롭게 걸어서 2시간 30분이 소요되고 괴강변을 돌아서 기곡마을로 돌아 오는데 1시간정도 소요되니, 모두 3시간 30분을 소요하였다. 성불산은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산행시간도 짧으니 가까운데 사시는 분들이 한나절을 할애 한다면 가볍고 좋은 산행이 될 것 같다.  
                                    성불산 등산지도 (출처:한국의 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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