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괴산명산 도명산과 화양구곡에 다녀오다.
여행기간
2007.10.13(토)
나의 평가
도명산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화양계곡을 끼고 있는 작은 산으로 괴암괴석이 어우러진 괴산35명산중의 하나이다. 화양구곡 후문에 자리한 자연학습원 앞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매표소를 지나 화양구곡 탐방로를 따라 내려가보면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화양천을 따라 여유롭게 걸을 수가 있다. 이곳이 속리산국립공원내라서 입장료와 주차료는 받지 않고 있다.
오늘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날씨로 구름이 약간끼어 햇볕도 없으니 산행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내려오다 보면 학소대가 나온다. 바위를 층층이 쌓아 올린듯한 학소대는 예전에 학이 많이 날아 들어 학소대라 부른다 한다.
학소대 아래는 긴 철다리로 만든 학소대교가 계곡을 가로질러 놓여 있다. 좁으나 곡선미를 살려 놓아 나름대로 운치가 있으며 다리 아래로 와룡암이 있다. 학소대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도명산 산행이 시작된다.
육산으로 수목이 울창한 들머리를 지나면 등산로는 조금씩 가파라지고 등산로에는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오늘은 고향친구들의 모임이 있는 날이다. 모임겸 산행겸 가깝고도 가벼운 산행을 할곳을 찾다보니 도명산을 찾아 오게 되었다.
조금 오르다 보면 서서히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암봉을 돌기도 하고 위험구간에는 철다리 놓여 있어 누구나 어렵지 않은 산행을 할 수가 있다. 조금 오르다 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낙영산을 지나 공림사로 향하게 되고 오른쪽으로 오르면 도명산으로 오르게 된다.
오르다 뒤를 돌아다 보면 화양구곡의 북쪽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흰 화강암봉과 암벽이 소나무와 어우러져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잠시 쉬다보니 흙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길게 내리 뻗은 바위슬랩에 이름모를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고 있다. 첫번째 안부까지는 계속되는 된비알길로 곳곳에 통나무계단이 놓여 있어 걷기가 불편하지 않으나, 가파라서 초보들에게는 다리힘좀 쓰게 만든다. 오늘 산과는 소 닭보듯이 살아 온 몇몇 친구들은 고행길을 걷는 듯하다.
오르다 보면 커다란 바위군락을 만나게 된다. 아직 단풍을 보기엔 이르지만 산은 이미 퇴색되어 연록으로 가을 말하고 있다.
이 바위군락이 도명산의 백미로 꼽히는 마애석불이다. 마애석불의 초입에는 석굴이 있고 최고 30m높이의 바위에 15m 높이의 마애불이 새겨져 있고 양쪽으로 크기가 작은 2개의 마애불이 새겨져 있어 삼채불이라고 부른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채불에는 많은 사람들이 도를 닦기 위해서 찾아 온다고 한다. 마애석불의 발끝쯤에는 맑은 물이 솟아나와 식수로 사용할 수가 있다.
마애석불 사이를 빠져나오면 작은 석문이 하나 나온다. 석문은 좁지 않아 누구나 쉽게 빠져 나올 수가 있다. 어휴! 순이 걷는 폼이 엉거추츰하니 무릅이 안 좋아 치료중에 무리하게 따라 오른것이 화근인 듯하다.
마애석불을 지나 암봉을 돌아서 철계단을 타고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 도명산의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도명산 정상은 크고작은 바위 다섯개가 옹기종기 모여 서있는 암봉군락이다. 정상에는 많은 산객들이 찾아와 인산을 이룬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아주 뛰어나다. 조봉산과 쌀개봉이 보이고 동으로 백악산 줄기가 내리뻗어 있고 서로는 금단산이 오똑하다. 북으로 군자산이 위용을 자랑하고 남동으로 낙영산을 뒤로하여 속리의 서북능선이 길게 늘어서 있다. 괴산35명산중에 아주 작은 성불산과 주월산, 그리고 육산이라 제껴 놓았던 금단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두번씩은 올라 보았다. 도명산도 오래전에 아내와 함께 올라왔던 기억이 아련하니, 아마 6~7년은 아니 되었나 싶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잠시 쉰다. 모두 정상까지 올라왔으니 기념사진 한장쯤은 남겨야 할 것 같으니 다들 폼들 잡아봐유~, 히~ 내가 산엘 그렇게 다녀도 내 사진은 별로 찍은 적인 없는 듯한데 모처럼 죽마고우들이 함께 하였으니 같이 한방~ 맨앞에 쭈그려 앉은, 쬠 삭었지만 잘생긴놈이 바위산...^^*
정상엔 많은 산객들이 사진도 찍고 쉬며 점심을 먹기도 한다. 암봉 아래에는 <도명산 643M>라고 쓰여진 정상표지석이 있다. 작지만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산이 도명산이 아닌가 싶다.
정상에서 가파르게 철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바위가 길게 누운 끝청을 지나 다시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서면 8부 능선쯤부터는 부드러운 등산로를 타고 내려올 수가 있다. 등산로 주변엔 소나무와 갈참나무와 잡목이 빼곡하여 송이철에 잘 뒤지면 송이 수확이 가능할 것 같지만 지금은 송이철이 지났으니....
끝청에서 바라보는 도명산의 암봉이 올려다 보이고 암봉 아래로 폭포처럼 흰 화강암벽이 늘어서 있어 좋은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산행은 3시간 30분을 소요하고 화양3교에 도착하니 산행의 날머리다. 화양구곡은 언제 보아도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수려한 절경이 아홉곳이나 된다하여 화양구곡(華陽九曲)라 부르며, 우암 송시열 선생이 조정에서 물러나와 이곳에 은거를 하며 풍류를 읊었다 한다.
수려한 계곡을 타고 조금내려가면 화양2교 위로 반짝이는 금빛모래가 깔려 있는 금사담 위로 우암 송시열이 서재로 사용하던 정자인 암서재가 나온다.
가을의 냄새가 조금씩 더해가는 계곡의 풍경을 감상하며 암서재 맞은편에 자리한 음식점에서 동동주와 도토리부침과 묵과 버섯찌게로 뒤풀이를 하니 그 맛이야 말로 일품이다.
다시 주차장까지 계곡을 따라 오는데 30분 정도 소요되니. 도명산 산행은 화양구곡과 함께 4시간이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차장으로 오르는 중에는 층암으로 만들어져 별을 관측하였다는 첨성대와 능운대, 와룡암, 학소대와 너른 암반이 깔린 파천등을 구경할 수가 있다.
제모습을 찾아 가는 가을의 초입에서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도명산행은 화양구곡과 더불어 좋은 산행이 되었던 같다. 도명산에 올라서 가령산과 낙영산을 함께 돌아 온다면 6시간 정도 소요되니, 먼곳에서 오시는 분들은 함께 둘러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늘 특별손님으로 참석해 준 이쁜 후배님들과 무릅고장에 고생 엄청한 순이와 초보산행으로 힘들어 하면서도 끝까지 같이 해 준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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