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충 청 권

소백산 눈꽃산행

바위산(遊山) 2006. 12. 12. 13:25
여행지
환상의 소백산 눈꽃 산행기
여행기간
2006년 12월 9일(토)
비용
오천원(차량유류대 제외)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나의 여행 스토리

지난 밤에 눈이 내리더니 아침이 되어서는 가느다란 진눈깨비가 내린다.

이런날 소백산에 오르면 멋진 눈꽃을 볼 수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잘하면 함박눈을 맞으며 산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아내와 함께 소백산으로 향한다.

다리안 관광지나 희방사코스는 몇번 가 보았으니 이번에는 어의곡으로 향한다. 어의곡에 도착하니 벌써 열두시가 다 되어 버렸다. 날씨가 좋고 해가 길으면 어의곡에서 비로봉에 오른뒤에 국망봉을 다녀오면 좋겟지만 해도 짧고 눈길산행이니 비로봉만 다녀 오기도 빠듯한 시간이다.

산아래 도착하니 흐린날씨에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고 산은 온통 운무에 가려저 있다. 

 

 

소백산은 해발 1,439m로 5월 말이나 6월 초순경이면 철쭉꽃 축제가 열리고 비로봉 서북능선의 주목군락지가 유명하다. 구인사가 있는 북쪽 끝으로 신선봉을 시작으로 국망봉과 주봉인 비로봉을 거쳐 제2,1연화봉을 잇는 장대한 산으로 산봉우리를 이어가는 정상의 능선이 부드럽게 펼쳐지는 산이다.

들머리에 들어 서니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다 조금 올라가니 비도 그치고 등산로에는 많지 않은 눈이 쌓여 있고 수목은 내린눈과 함께 눈꽃이 피어 있어 멋진 경치를 보여준다. 

 

 

눈꽃은 오를수록 더하고 등산로에도 눈이 조금씩 늘어나니 이곳에서 부터는 아이젠을 차고 오른다.

날씨는 비교적 포근하고 산을 오를수록 운무도 짙어져서 조망은 거의 안되고 주변의 풍경만을 볼 수가 있다.

 

 

완경사로를 오르다 경사가 심한 눈길을 올라야 한다. 몇사람이 먼저 올라 갔는지 발자욱은 있으나 산객이 적어 눈이 다져지지 않았으니 눈길을 걷기가 더디다.

 

 

땅에는 눈이 쌓여 있고 모든 수목은 하얀 눈꽃이 피어 있는데다 운무가 짙으니 하늘도 보이지 않고 주변은 온통 백색으로 가득 차 있어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지난 늦겨울에도 희방사쪽으로 소백산 연화봉에 오르고 태백산 겨울산행도 하였지만 눈꽃을 보는데는 실패하였는데 오늘은 날을 제대로 잡은 것 같다.  

 

 

정상으로 다가 갈수록 운무도 짙어 지고 눈꽃의 모습도 더욱 화려하여 갈수록 장관을 이룬다.

약간씩 바람이 불어 오나 산행으로 흐른 땀을 식혀주니 고맙기 짝이 없다. 

 

 

 

 

평소 같으면 두시간 반이면 오를 수 있으나, 눈길이니 세시간 정도를 걸어서야 국망봉과 비로봉으로 갈라 지는 안부에 다다른다. 국망봉은 12월 15일까지는 입산금지 구간으로 오를 수가 없다. 하기야 오르라 해도 겨울산행에 국망봉으로 향하기는 버거울 터이고 사람의 발자욱도 없으니 눈으로 인하여 등산로를 찾아 가기도 힘들 것 같다. 

 

 

안부의 눈꽃은 절정을 이룬다.

눈꽃이 피다 못해 덕지덕지 할 정도이니 눈떡이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러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느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다만 운무로 인하여 조망이 안되니 시원한 능선을 볼 수가 없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세시가 넘었는데 점심을 먹지 않았으니 라면이라도 끓일까 하여 물을 올려 놓았으나 고도가 높은데다 바람이 불어와 영 끓지가 않는다. 추위가 몰려오니 포기하고 미지근한 물에 스프를 타서 마시고 비상으로 가져 온 양갱을 두어개 먹고 정상으로 향한다.

 

 

안부에서 정상까지는 불과 400m를 남겨 두고 있다.

그러나 짙은 운무로 보이지가 않는데다 능선으로 휘몰아 치는 칼바람으로 전진이 어렵다. 

 

 

앞사람의 발자욱이 금새 묻혀버릴 정도이니 목책이 없다면 등산로를 찾기도 힘들 것 같다.

칼바람이 운무를 몰고 다니며 수목에 눈꽃을 만드니 그 모습이 장관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거센 칼바람으로 전진이 되지 않고 발길은 무겁기만 하다. 삼보전진 일보후퇴 오보전진 이보후퇴를 되풀이 한다. 강행을 하다가는 하나 밖에 없는 마누라를 잡을 판이다.

 

 

능선길을 100m나 전진 하였는가?

도저히 전진이 불가능 하다. 정상을 300m정도 남겨 둔체 아쉬움을 남기고 되돌아 온다.

8년 산행에 맞이 하는 최고의 칼바람이니 능선길 산행 모습은 아예 사진도 찍지 못하였다.

 

 

울 마늘도 아쉬움이 큰 모양이다.

소백산의 겨울철 눈꽃산행은 다리안 관광지 쪽에서 비로봉으로 오르거나 죽령에서 연화봉으로 오르는 포장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늘 이곳으로 산행을 하시는 분은 올라 오다가 만난 홀로산행 한분 부부산행 한팀을 만난 것이 전부이니 우리부부를 합쳐서 다섯명 밖에 없는 듯하다.

 

 

아쉬움은 크나 멋진 눈꽃을 본 것으로 위로를 하고 설경이나 많이 담아 가자고 셧터를 눌러 대며 내려온다.

 

 

불과 몇백미터를 내려 왔는가?

바람도 없고 온화하기가 그만이다. 큰산은 변화가 무쌍하니 능선의 칼바람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올라 가 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올라오다 만난  홀로 산객의 눈꽃을 허옇게 뒤집어 쓴 모습과 "능선의 칼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아마 오르시기 힘들 것입니다" 하시는 말씀으로 보아 일시적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불과 십여분의 사투에 모자와 장갑, 눈썹 등에 허옇게 눈꽃이 피어나니 능선에 나무가 없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는 설레임으로 남기고 하산을 서두른다. 해가 많이 짧아지고 날씨마져 흐리니 다섯시가 조금 지났는데 땅거미가 몰려 온다. 주차장에는 우리 차와 함께 관광버스 한대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다리안쪽에서 비로봉을 올라 어의곡으로 하산하시는 것 같은데 하산길이라고는 하지만 어둠도 밀려 오는데 칼바람을 맞으며 능선길을 타고 내려 오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정상을 밟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모처럼의 멋진 눈꽃산행이 아닌가 싶다.

허기사 뭐~ 비로봉 한두번 간 것도 아니고 올라가야 운무로 인하여 조망도 안될터이고~

그 까짓꺼~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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