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말목산을 찾아 가다 운무속에 헤메다.
일자 : 2006년 12월 16일(토요일)
동행 : 홀로 산행
(산행기)
아침부터 하늘은 잔뜩 흐린데다 안개마저 자욱하다.
오늘 멀리서 지인의 결혼식이 있어 결혼식에 참석하여야 하고 청주에서 열리는 망년회에도 참석해야 하는데 멀리 가는 예식장에는 마누라 살살 꼬셔서 보내고 청주에는 조금 느지감치 가도 될 것 같아 헬스나 하러 갈까 하다 시간상으로 가까운 말목산은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아 말목산으로 향한다. 말목산은 인연이 없는지 전에도 찾아 갔다가 다른 곳으로 올라 가까이 있으나 한번도 올라 보지 않은 산이다.
지도하나 뽑아 들고 먹거리를 챙기고는 말목산을 찾아 간다.
말목산은 충북 단양의 금수산 아래쪽에 위치하며 충주호 장희나루나 제비봉에 올라서면 맞은편으로 호수를 끼고 보이는 암봉과 암능으로 이루어져 길게 늘어서 있는 산으로 옥순봉, 구담봉과 가은산, 둥지봉을 이웃하고 있다.
호수의 맞은편에 있으니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산으로 단양쪽에서 금수산을 오르는 상리에서 조금 내려오면 하리라는 마을이 나오고 이곳부터 오르면 된다. 소형차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2km쯤 타고 들어 갈 수 있으며 길 끝으로 광업소가 나오고 작은 산골마을이 나온다. 이곳부터 광업소 왼쪽 비탈길을 타고 오르면 된다.
임도를 타고 조금 오르다 보면 산 허리를 가로질러 새로 조성되는 도로가 나오고 잔뜩 흐린 하늘에서는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등산로가 보이지 않아 임도를 타고 가며 등산로를 찾다보니 얼었다 녹은 뒤에 가랑비까지 내리는 임도는 미끈 질척 장난이 아니니 등산화는 온통 진흙으로 떡이 되어 무게가 배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가까스로 임도 끝 쪽에서 등산로를 찾아 오르니 숲속에 초라하니 작은 "국립공원"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가랑비는 싸락눈으로 변하여 낙옆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린다.
산은 오를수록 운무에 덮혀 조망도 되지 않고 산객도 볼 수가 없으며 등산로는 낙엽으로 수북하다.
첫번째 능선에 올랐는데 방향을 잡기가 힘들다. 안내판도 없어 왔다 갔다 하다 가장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전진한다. 등산로를 따라 전진을 하기는 하나 위치를 분간하기가 힘들다.
노송이 빼곡한 노송군락지도 나오고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 듯 늘어선 풍경도 보인다.
등산로에는 낙엽이 수북하고 먹이를 찾느라 그랬는지 여기저기 멧돼지가 산을 일구어 놓아 삭막하다.
싸락눈은 가랑비로 변하였다가 다시 싸락눈으로 바뀌고 이건 완전히 하늘님 맘대로이다.
산행을 하면서도 제대로 찾아 가고 있는지 의구심도 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가면 갈수록 운무가 짙어지니 사방을 분간하기가 힘들고 도무지 주변의 풍경을 볼 수가 없으니 위치 파악이 안된다. 안되면 오던 길을 되돌아 가면 될 터이지 하고 가는 길을 숙지하고 앞으로 전진한다.
마누라에게 축의금 봉투 쥐어주고 먼 곳에 다녀오라 해놓고 혼자 산에 오르니 산신령이 노하셨는지
이렇게 사방을 분간을 하기 힘이 들까?
한참을 전진하다 보니 안내판이 나온다. 헉!~그런데 내가 타고 온 길은 등산로가 아니란다.
반대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상천휴게소 1.5km라고 쓰여져 있으니 금수산 입구의 상천휴게소로 향하는 길이란 말씀인데...그럼 말목산은 어디로 간다는 말인고?
그렇다고 돌아 갈 수는 없고 상천으로 가도 안될터이고 등산로가 뚜렷한 왼쪽 능선으로 향한다.
능선을 타고 오르니 제법 바위도 나오고 풍경이 그럴싸 하다.
운무속에서 나즈막히 방송소리가 들리니 장희나루에서 유람선 안내방송을 하는가 보다.
운무에 덮힌 산은 주변 밖에는 볼 수가 없으며 능선에 올라도 조망이 전혀 되지 않으니 느낌상으로 방송소리가 들린 진행방향 오른쪽은 호수이고 앞으로 향하면 말목산이 나올 것 같아 앞으로 전진을 한다.
싸락눈은 내리면서 금새 녹아 버리기도 하고 일부는 조금씩 나무가지에 쌓여 흰 꽃이 핀 것처럼 보인다.
때가 지났는데 점심을 먹을까 하다 집에서 나올 때 라면하나 끓여 먹었으니 부지런히 다녀가서 망년회에 가서 먹자 하고 참는다. 이것 저것 무겁게 짊어 지고 오기만 하고....ㅠㅠ
그런데로 이곳은 많은 산객이 다녔는지 등산로가 뚜렸하고 풍치도 있어 보이고 눈에 익은 듯도 하다.
말목산은 처음인데..... 허긴~산이 다 그렇지 뭐.....?
작은 암봉들도 눈에 띄고 싸락눈도 제법이나 내리는 양을 더 한다.
드디어 정상표지석이 보인다.
그럼 그렇지 내가 산행경력이 몇년인데 운무 때문에 말목산을 못 찾을려구~ㅎㅎ
그런데 정상표지석을 들여다 보는 순간 또 다시 헉!.......이것이 말목산이 아니고 가은산이란다.
가은산은 두번이나 오고 얼마 전 가을에도 아내와 함께 온 곳인데.....지도를 꺼내 놓고 아무리 돌려보고 바로보고 하여도 감이 안 잡힌다....에구~홀렸나?
임도에서 산행의 들머리를 잘 못 드는 바람에 길이 점점 멀어진 것인지?
중간에 잘 못 접어 들은 것인지 감이 안 잡힌다. 진행방향으로 계속 간다면 가은산 7개 봉우리를 넘어 상천쪽으로 하산하여야 할 것 같다. 다시 안부로 회귀하여 타고 온 등산로를 따라 되돌아 온다.
말목산에는 못가도 차 있는 곳은 찾아 가야 할 것이 아닌가?
첫번째 능선까지 되돌아 와서 지도를 보니 오른쪽으로 희미한 등산로가 있고 그곳으로 진행하면 말목산이 나올 듯하여 그곳으로 향한다. 한참을 가다보니 또 다시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낙엽과 싸락눈 때문에 길이 보이지 않으니 또 다시 오락 가락하다 왼쪽으로 산이 올려다 보인다.
이곳에는 그리 큰산은 없으니 저곳에 오르면 뭔가 해결이 될 것 같아 등산로도 없는 곳을 헤집고 오른다.
산을 타고 오르니 낙엽이 덮힌 바위 때문에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아름드리 노송의 모습도 보이고 풍치는 좋으나 오르기가 힘들어 산 허리를 타고 등산로를 찾아 220도는 돌았나 싶으니 희미한 등산로가 나타나고 나무가지에 낡은 리본이 하나 달려 있다.
적막 산중에서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저 낡은 리본 하나가 얼마나 반갑던지...^^*
등산로를 찾아 오르니 작은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진 정상에 다다른다.
혹시 무슨 표지판이라도 있는가 싶어 살펴보나 아무런 표시가 없으니 무명봉인가 싶다.
이곳에는 바람이 제법 불고 운무가 조금 덜하니 아래쪽이 희미하게 내려다 보이는데 운무가 골을 타고 밀려 가는 뒤쪽으로 산이 있는 듯하여 그쪽으로 내려간다.
맞은 편 산인지 계곡인지 어데선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 소리를 질러보나 응답이 없다.
안부로 내려서니 말목산으로 향하는 길 인 듯 등산로가 보이니 그쪽으로 향한다.
조금 가다 보니 싸락눈이 쌓인 너덜지대가 나오니 이곳에서도 등산로를 찾기가 또한 만만치 않다.
4시간이면 한바퀴 돌아 올 말목산에는 가 보지도 못하고 4시간이 넘도록 밥도 못 먹고 쉬지도 않고 헤집고 돌아 다니기만 한 것 같다. 포기하고 다시 안부로 돌아와 하산을 서두른다.
5시간을 헤집고 다닌 곳은 말목산 근처인 듯 한데 확실하게 다녀온 곳은 가은산이니 어느 산을 다녀 왔다고 하는 것이 좋을런지?
질척거리고 다니다 보니 완전 방수라던 새로 산 등산화 속은 찌걱찌걱 엉망이고 차도 거지꼴이니 오다가 세차하고 세발도 하고, 청주까지 가야 하는 망년회도 늦어서 못 가고....마누라 미안하여 오기 전에 쌀을 찾아 박박 씻어서 밥을 안친다.
마누라 먼 곳에 보내 놓고 굿은 날씨에 혼자서 산엘 간다고....?
벌을 받아도 한참 싸지~ 허기야 궂은 날씨에도 운동은 제대로 한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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