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요일이다.
담주부터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니 토요일의 의미는 오늘이 마지막인듯 싶다.
일요일 산행을 하고는 싶으나 의사 면접일정이 잡혀 있으니 병원에 나가 보아야 할 것 같다.
울마늘 같이 갈까 물으니 날씨가 넘 뜨거워 못 가겠단다.
그럼 홀로 산행이지....
등산복차림으로 출근하니 최과장이 묻는다
"산에 가십니까?" "응" "어데로 가십니까?" "가볍게 학현에 있는 작은동산에 가볼까 하는데"
" 누구랑 가십니까?" "혼자서~" "같이 가실랍니까?" "응"
그리하여 부랴 부랴 청풍호반 도로를 따라 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학현리를 찿아 갔다.
학현리 팬션앞에 차를 세우고 간단한 등산안내판을 따라 올라 간다.
에구~아래 보이는 것이 작은동산 인줄 알았다.
팬션앞을 흐르는 작은 계곡을 가로 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너 산행을 시작한다.
다리 아래로는 수량은 적으나 맑은 물이 흐르고 계곡가에는 몇팀이 주안상을 차려 놓고
여흥을 즐긴다.
남들은 편하게 계곡가에서 더위를 식히며 놀고 있는데 나는 왜? 이 푹푹 찌어대는 더위에
산에 오르는고?
산행의 들머리는 키작은 잡목이 우거진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완만하고 수목이 우거진 등산로를 한참 오르다 보니 작은 골짜기가 나온다.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올들어 가장 더운 날인 듯하다.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흠쳐대며 오르니
여름산행의 가장 큰 고충이 아닌가 싶다. 울마늘 꾀부리고 안따라 나서는 이유가 이거구나 싶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땀을 식힌다.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서서히 바위의 모습이 보이고 군데군데 로프를 매어 놓아 로프를 잡고 오른다.
오늘의 모델은 최과장이다. 잘났거나 못났거나 한사람 밖엔 없으니...^^
산이 넘 조용하다.
등산객 하나 보이지 않고 우짓는 산새소리만이 적막을 가른다.
산행길에 만난 나리꽃이 군데군데 피어 우리를 반긴다.
오르다 보니 암봉의 모습이 보인다.
암봉 밑으로 쇠기둥을 박아 로프를 매어 놓았다.
거대한 암봉이 올려다 보인다.
암봉위에 오르니 열악한 환경에 뿌리를 박은 분재 같은 작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멀리 오른쪽으로 보이는 것이 조(족)가리봉이고 왼쪽에 오똑한 것이 미인봉(저승봉)이다.
미인봉은 높지가 않고 아기자기하니 정방사와 함께 다녀오면 아주 좋은 곳이다.
멧돼지가 많이 오르 내린다 하여 저승봉이라고도 부른다.
모두 전에 올랐던 산으로 보구 싶음 이전글을 찾아 보면 볼수 있다.
아래 보이는 것이 신선봉이다.
왼쪽 맨끝부분이 신선봉이니 위에 저승봉이나 족가리봉을 경유하여 오르면
멋진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몇달 전 아내와 함께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르다
오르다 보니 암벽과 송림이 잘 어우러져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등산로가 의심스럽다.
렌드마크(목표점)는 작은동산인데 작은 동산이 아닌듯~최과장과 맞느니 틀리느니 하면서
다시 산을 오른다.
능선에 오르니 등산로가 눈에 익는다.
안내도를 보니 성봉이란다. 분명히 한번쯤은 와 본 산인 듯 싶다
작은동산은 오늘 처음으로 찾아 왔는데......
능선을 타고 계속 오르니 성터가 나온다.
아름다운 암능이 나오고 암능을 타고 계속 전진한다.
워쩐지~이것이 동산을 오르는 길이 아니던가.
올 늦은 겨울 아내와 함께 오르던 작성산 앞에 있는
동산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아닌가?
아래로 장군바위와 낙타바위가 있는 등산로이거나
그 유명한 남근석이 있는 암능으로 이루어진 등산로인데.....
그럼 작은동산은 어드메뇨?
아래로 작성산이 보이고 산 아래로 멀리 무암사가 보인다.
ㅠㅠㅠ오르고 보니 동산의 중봉인것이 아닌가.
작은동산이 545m인데 중봉은 885m이니 한참을 더 올라 왔는데~
등산로를 잘못타서 삼천포로 빠진 모양이다.
중봉의 정상에 등산객들이 하나둘 쌓아 놓은 돌무지.
하산을 시작한다.
최과장은 오던길로 되돌아가지 말고 골짜기를 타고 내려 가자 한다. 이친구 모험심은
나 보다 더 한 듯하다.
저번 미인봉 산행때는 골짜기 등산로를 쉽게 찾아 성공을 했으니 이번에도~?
그러나 오판이다. 등산로도 없고 수목이 빼곡하고 너덜지대에 낙옆이 수북하니 걷기가
장난이 아니다.
환상산행에 걸렸는고? 한참을 헤메다 보니 등산로는 없고 군데군데 멧돼지 똥덩어리만
수북수북 쌓여 있다. 앞산이 저승봉이니 멧돼지가 많은가 보다.
한참을 헤메며 아래로 향하다 보니 버섯이나 약초, 나물들을 채취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있어 그길을 따라 내려온다.
이곳에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아니 하니 취나물과 더덕이 많아 조금캐다가 서둘러 하산한다.
하산하니 등산로도 아닌 길을 한참은 돌아 온 듯하다.
계곡에 도착하여 세수를 하고 나니 더위가 달아나는 듯하다.
땀을 몇대박은 아니 흘렸을랑가?
에고~힘들다....작은동산은 어델가고 중봉엘 다녀 왔는고...
집에 와서 지도를 보니 작은동산은 산 들머리에 두고 멀리 있는 중봉을 다녀 왔으니
수목이 울창하여 조망이 쉽지 않은 탓이리라.
계곡의 물이 맑고 시원하니 팬션이 있고 몇몇팀들이 삼겹살 파틸 할 모양이다.
그래 우리도 부지런히 돌아가서 통닭에 시원한 맥주라도 마시자~~~
이날 집에 연락도 안하고 늦도록 맥주 마시다 마늘한테 혼났다...
삐지면 며칠은 갈텐데 꼬득이기 작전을 써 봐야지...^^*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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