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봉은 금수산 서북자락에 붙어 있다.
높이 845m로 학현리에서 오르는 길과 정방사 쪽에서 오르기도 한다.
상천리에서 금수산을 거쳐 신선봉을 경유하여 미인봉과 족가리봉을 이어 산행하기도 한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신선봉은 아니고 저 곳에서도 1.2km를 더 가야 신선봉에 다다른다.
일요일 산엘 가야지 하는데... 울 마늘 꾀가 나는 모양이다.
바람 많이 불고 날씨도 차다는데 오늘 집에서 쉬다가 청풍호 벗꽃놀이나 가자 한다.
요즘 피로도 많이 쌓이고 그럴까 싶은데 머리속에서는 어제 미인봉에서 바라 본
신선봉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시간은 점심때가 다 되고 라면 한개 삶아 둘이서 나누어 먹고 아무런 준비도 배낭도 없이
신선봉을 찿아 갔다.
학현리에 도착하니 벌써 주차장은 등산객들의 차량으로 만원이다.
학현리에서 금성쪽으로 빠지다 왼쪽으로 정방사로 가는 좁은 아스팔트 길이 나온다.
이 길로 가다 보면 청풍리조트가 나오고 곧바로 능강교를 지나자 마자 얼음골로 들어서고
얼음골을 따라 오르면 정방사가 나온다.
정방사를 지나 미인봉을 거치는 코스는 어제 다녀 왔으니
오늘은 곧바로 정방사 주차장에서 오른쪽 숲으로 들어가는 등산로로 들어섰다.
대부분 학현리에서 오르다 보니 이곳의 등산로가 발달되지 않아 길을 잃기가 쉽상이다.
소나무와 낙엽교목이 우거진 숲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곧 암봉이
잘 발달된 능선에 이르게 된다.
멋진 암봉과 송림의 풍경을 감상하며 아기자기한 등산로를
오르락 내리락하다 보면 워킹산행과 암봉산행으로
즐거움이 배가 된다. 이쯤에서 학현리에 오르는 등산객과 만나게 된다.
이 정도면 안내표지판 하나 정도는 있어야 될 터이지만 아무리 둘러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벌써3시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 배속에선 시위하는 소리가 들린다.
허기가 밀려오고 분명 비상용으로 초콜릿 한봉지 마늘 주머니에 넣어 두었는데
달라고 하니 없단다. 2시간 정도면 다녀온다해서 빼놓고 왔단다.(사실이긴 하지만...)
주머니를 뒤지니 밤톨만한 초코릿 대여섯개 나오는데 이것으로 요기가 될리 없다.
서서히 온몸에 힘이 빠지고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그렇다고 그냥 내려 갈 수야 없지 않나?
이 봉우리를 전후로 난코스의 암봉산행이 시작된다.
거의 로프에 의지하고도 아슬아슬한 구간을 지나야 한다.
바위산행이 아기자기하다.
이 친구도 배가 고프긴 할텐데....일부러 인지, 이제야 아침 먹은 것이
소화가 된다나 어쩐다나....난, 허기로 허리가 안 펴질 정도인데......
이 곳의 암봉과 송림의 풍경으로 눈요기 삼으니 허기도 잠시 잊혀지고......
자세히 보면 로프가 보이죠? 로프를 따라 등산로이다.
유독 오늘 따라 암봉 타기가 귀찮은 것이
배고프고 힘 빠진 때문인 듯 하다
.
암봉 타기가 만만치 않은지 가끔은 뒤돌아 오는 등산객들도 보인다.
이 곳부터 난 코스의 산행이 시작된다.
산 아래로 뻗어 내린 암릉의 모습도 아름답고......
멀리 충주호의 모습이 오후에 햇살을 받고 반짝인다.
수위가 높았으면 더욱 좋았을 것을.....
저 멀리 금수산이 보인다.
허기도 지고 힘도 빠지고 사진도 찍을 겸 잠시 쉬는 동안
마늘 혼자 암벽을 기어 오른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 다드니~처음엔 안도와 준다고 투정이드만
요즘은 거들면 귀찮다나....
부부산행 7년이니 풍월만 읊겠소~도사가 되어 버린거지........
진기한 풍경 발생, 커다란 포인터를 데리고 온
어느 아저씨가 어찌 올라 왔느냐 하니 개를 업고 올라 왔다나요....
암벽을 오르면 이곳부터는 낙엽관목이 빼곡하게 우거지고 완만한 등산로를
오르락 내리락 걸어야 된다.
한참을 가다 보니 더 이상 허기 때문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물과 소금이라도 있음 이 정도야 견디 겠구먼~혈당 조절이 안되는가 보다.
풀밭에 벌러덩 누워 십여분 가수면을 취하다 보니 마눌의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신선봉이란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관목이 우거져 조망이 전혀 안되니 코 앞에 있는 정상이 보이지 않은 것이다.
언제고 좌절은 금지 인듯하다. 우리들의 정상이 코 앞에 있는지 모릅니다.
정상의 돌무지와 정상 표지판과 웬 태극기가...
굉장한 애국자가 국경일 날 올라 왔는가?
이 곳에서 금수산까지는 2.5km를 더 가야 한다.
다음엔 먹거리 준비하고 금수산엘 가리라.
요것이 뭘 닮았다고?
위에는 눈, 중간엔 코, 워쩌구 저쩌구....
난 잘 모르겠다. 그냥 돌이 울퉁불퉁 할 뿐.
허긴 녹초가 되어 무엇이 보이겠는고?....
배가 고파야 예술이 된다든데~넘고프니 그것도 아니네...
설상가상이다.
내려오다 길을 잘못 들었다.
관계자 여러분 이곳에 안내판 좀 세워주쇼.
지, 말고도 헤멘 사람들 오늘 두팀이나 만났소
내려오니 6시가 넘었다.
얼음골 맑은 물로 세수를 하고 목을 축이니 조금 살것 같다.
이날요, 지가 평소에 고기 반인분도 안 먹는데요...
평생에 기록 세웠답니다.
돼지비게 많은 볼떼기 삼겹살을 오자마자 소주 2잔에 2인분을 꿀떡~
산에 갈땐 준비덜 꼭 잘 하세유...^^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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