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에서 구인사로 구불구불 넘어가는 보발재는 단풍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지난해의 단풍은 어느곳을 찾아가던 아름다웠다. 보발재와 구인사의 단풍은 특히나 아름다웠던 것 같다. 올해는 가을가뭄으로 인해 단풍이 시원찮다는 것을 알고도 혹시나 하여 보발재를 찾아 갔으나, 소문을 너무 퍼트렸나? 보발재는 몰려드는 차량으로 뒤죽박죽 엉켜 애를 먹는다.
올해의 단풍여행은 망했다. 갑자기 몰려온 추위에 찬바람이 몰아치는 보발재의 풍경은 작년에 비하면 흑백사진이나 다름이 없다. 사진 한 장 찍지 않고 호떡 구워 파는 차량앞에 찬바람을 맞으며 줄을 서서 겨우 호떡 두어개 사들고 급히 보발재를 빠져 나온다. 보발재를 어지간히 내려오다보니, '산촌체험 피화기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구인사 단풍>
승용차로 피화기마을로 오르는 길은 차량 한대 겨우 다닐만한 구불구불한 콘크리트 포장길로 차가 뒤로 넘어갈지 않을까, 마주 오는 차량을 만나면 어떻게 피할까, 매우 걱정이 되는 길이다. 오지여행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운전하기도 버거운 좁고 구불구불한 된비알 길이다. 2km 정도의 이 된비알길을 숨을 헐떡이며,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런 곳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는 것이 의심스럽다. 피화기란 화를 피한다는 뜻인데 누가, 왜, 세상을 피하여 이곳에 둥지를 틀었을까?
<피화기마을>
소백산 용산봉(943m)의 7부능선(700m) 언저리에 자리한 피화기마을은 전쟁도 피해간다는 곳이다. 피화기(避禍基)란 뜻도 화를 피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주소지로는 충북 단양군 가곡면 보발1리다. 이곳에는 6.25때 피난 내려온 평안도 사람들이 정감록이나, 격암록 같은 예언서를 믿고 화가 미치지 않고 안전하다는 십승지를 찾아 들어 왔다고 한다. 실제로 6.25 전쟁 3년 동안 이 마을 사람들은 군인들을 보기는 커녕 총소리 한 번 듣지 못하였다고 한다.
예전에 30여가구가 모여 살며, 감자와 옥수수 담배 농사를 지으며 목숨을 연명하였다는 이곳은 지금은 아홉가구(12명) 정도가 산비알에 모여 살고 있으나, 그나마 숙박시설이나 전원주택을 빼고나면, 농사를 지으며 이곳을 지키고 있는 원주민은 몇명 되지 않을 것 같다.
마을에서 바라다 보이는 북쪽 건너편 산 중턱에도 이 같은 마을이 보인다. 금(金)이 섬(2가마니)으로 나는 금광이 있었다는 마을 성금마을이다. 성금마을 아랫쪽에도 또 다른 마을이 있으니, 말금마을이다. 이곳은 금이 말로 나왔다는 것인가? 다음엔 이곳에 가 보아야 겠다. 혹시 흘린 금덩어리라도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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