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앙코르와트를 구경하고 점심식사 후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침범하여 괴괴한 현상을 만들어 놓은 '타프롬사원'을 둘러보고 툭툭이(오토바이에 마차를 부착한 캄보디아 텍시)를 타고 '코끼리테라스'를 찾아간다. 앙코르톰 동쪽에 거대한 나무뿌리로 유명한 타프롬(Ta Prohm)사원이 있다. 이 사원은 자야바르만 7세가 앙코르톰을 건설하기 전에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불교사원이다.
이 사원의 방 한 곳에는 벽면과 천장을 각종 보석으로 장식해 크메르왕조의 영화를 한껏 뽐냈는데 현재는 모두 도굴되어 보석이 박혀 있던 구멍만 남아 있다. 기록에 의하면 타프롬사원은 전성기 때 3000여 마을을 통치했고 8만 명이 사원을 관리했다고 한다. 이 사원은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장으도 유명하다.
크메르인들은 석재를 쉽게 구할 수 없는 밀림에다 어떻게 앙코르와트 유적의 건축물들을 세웠을까? 앙코르와트 유적군에 사용된 건축 재료는 연와(벽돌) · 라테라이트 · 사암이다. 벽돌은 서로 마주대고 비벼서 모서리를 매끈하게 한 후 조심스럽게 쌓고 라임 · 야자 · 설탕 · 덩굴식물의 수액으로 접합했다.
벽돌을 쌓은 후 벽 표면을 문지르거나 석회와 모래로 만든 회반죽을 바르고 그 위에 조각한 후 치장했다. 대부분의 벽돌은 직경 2.5센티미터, 깊이 3센티미터의 구멍을 뚫고 철제로 보강했는데 이것은 벽돌이 지정된 위치에 견고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매우 두꺼운 벽인 경우 내부를 벽돌 조각과 흙으로 채웠다. 회반죽 사용은 9~12세기에 절정을 이루었고 그 후 쇠퇴했다.
<타프롬사원 들머리>
후기에는 주로 라테라이트와 사암을 사용하여 건설했다. 라테라이트는 크메르 지역의 특수한 재료로, 공기와 만나면 단단해지고 절단하기 쉬운 철분을 함유한 점토이다. 주로 건물의 토대나 평평한 단, 계단이나 담을 쌓을 때 사용한다. 사암은 바위를 가열하여 약 4톤의 덩어리로 잘라 사용했다. 사암으로 건축할 경우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고 매끈하게 표면을 갈아 밀착시켰다. 문틀 · 창문 · 문턱 · 조각의 하단부는 편암과 현무암을 사용했다.앙코르와트 유적군의 건축은 아치를 사용하지 않고 돔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앙코르와트의 유적군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세밀한 설계와 치밀한 공법으로 지역의 유효한 자재로 척박한 환경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허물어져 가는 사원>
앙코르와트 유적군은 파괴의 흔적이 완연하다. 과거 도굴꾼들이 무차별적으로 유물들을 도굴해 엄청난 가격으로 팔았는데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도 자신이 도굴에 참여했다고 시인했을 정도이다. 앙코르와트 자체의 면적이 워낙 넓어 철저한 경비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도 많은 예술품이 도난되고 있다.
<나무를 감싸고 올라간 또 다른 나무의 뿌리>
<사원을 장악한 거대한 나무뿌리>
그래서 무려 7000여 점이 넘는 문화재를 박물관에 보관하면서 현장은 복제품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잦은 내전으로 인해 문화재를 제대로 보관할 여력도 없는 상태이다. 현재 앙코르와트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됨과 동시에 위기에 처한 유적 목록에도 등재되었다.
이 사원의 특징은 거대한 나무와 나무뿌리가 사원 곳 곳을 점령하고 있다. 이 거대한 나무뿌리는 유적의 곳 곳을 허물어뜨리고 훼손하고 있다. 그렇다고 나무를 제거하면 와르르하여 손을 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에서 복원작업을 하고 있긴하나, 역부족인 듯하다. 캄보디아의 여력으로 제대로 복구하기에는 어려울 듯하고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등에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툭툭이▼>
타프룸사원에서 앙코르 톰 쪽으로 툭툭이를 타고 이동하면 300m가 넘는 긴 벽을 따라 무수한 무리의 실물 크기의 코끼리상이 조각되어 있는 테라스가 나온다. 이 곳이 옛 왕궁터인 코끼리테라스다. 테라스의 앞은 "왕의 광장"이라 불리운다.
끝없이 무리지어 행진하는 코끼리 조각상을 따라 뻗어 있는 길다란 테라스는 왕궁의 주 출입구인 동문 바로 바깥에 위치하며 이곳 역시 왕궁에 부속된 로열 가든으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테라스 앞으로는 까마득히 넓은 쁘라삿 수오르 쁘랏까지 넓은 평지가 펼쳐진다.
"왕의 광장"은 평소에는 정원으로 사용되지만 외국 사신을 영접하거나 국가의 공식행사, 군대사열, 전투에 출정하는 군대를 전송하거나 귀환한 군대를 환영하는 등 왕이 일반 군중과 접하는 장소이기도 했다.동문 밖, 테라스 위에 2단의 건물 기단 흔적이 남은 곳이 있다.
이곳에는 12세기말에서 13세기 초에 쟈야바르만 7세에 의해 왕궁을 확장하면서 정원을 내려다보는 정자 형식(날렵한 지붕은 황금 도장을 하고 크메르 양식의 목조 건물)의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목조이었기 때문에 천년 세월동안 사라져 버렸고 기단과 그 기단을 장식하는 거위 등의 부조들만이 남아 옛 영광을 말해준다. 코끼리 테라스에는 중앙 계단 외에 남쪽과 북쪽 끝에, 그리고 그 사이에 쪽 계단이 있다. 중앙계단의 용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나가(뱀)의 낭창한 허리로 테를 두른 계단 위에는 늠름한 사자상이 서 있어 범상한 용도가 아님을 알 게 한다. 이 계단 위에 서면 현재의 풍광만으로도 어깨가 우쭐해진다. 도로 건너 저편 12개의 쁘라삿 수오르 쁘랏 건물을 에워싼 밀림까지 드넓은 평지를 뚫고 승리의 문까지 길이 쭉 뻗어 있다.
이곳은 예전에 왕이 국가 행사 시 민중들 앞이나 군대의 사열을 받을 때 서 있던 로열 박스이다. 계단을 떠받히는 단에는 가루다(힌두신화에서 비쉬누 신이 타고 다니는 천상의 새이며 불교에선 문수보살의 현신으로 부처와 중생을 수호하는 신)와 용맹스런 사자가 새겨져 있다.
테라스 벽의 코끼리들은 모두 양각 형태의 부조로 파져 마치 벽에 갇혀 있는 형태라면, 계단을 장식하는 코끼리들은 융기 형식으로 되어 있어 마치 벽에서 툭 튀어 나올 것 같은 형상을 취하여 보다 리얼하고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코끼리는 긴 코를 늘어뜨린 채 연꽃을 주워모으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코끼리테라스'를 구경하고 다시 툭툭이를 타고 '바이욘사원'으로 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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