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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봉 . 식기봉" 심심풀이 번개산행

바위산(遊山) 2016. 9. 6. 13:14

<식기봉>



비로 인하여 주춤하던 날씨가 다시 뜨거워 졌다. 전날의 폭음이 온몸을 찌부덩하게 만들고 입맛도 까칠하다. 운동이나 해볼까하여 가벼운 산책길 걸으려 한다고 마누라 살살 꼬셔 달랑 물한통 들고 식기봉을 찾아간다. 그래서 울마눌 복장이 등산복장이 아닌 장보러 가는 불량복장이 되고 말았다. 하여간 점심도 거른 오후에 벌천리에서 식기봉까지만 다녀올 생각으로 벌천교회에서 가마봉으로 오른다. 

산은 처음부터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바람한 점 없는 숲속, 70도는 될 듯한 된비알을 관목을 휘어잡고 오르다 보니, 초반부터 땀이 줄줄 뿜어나와 시야를 흐리게 만든다. 가파른 된비알을 오르다 보면 바위지대가 나온다. 암봉군락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전망대에 서면 출발지인 벌천리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암봉을 지나면 다시 숲이 우거진 가파른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한다. 서쪽 산허리를 돌아 오르는 길은 모난 돌들이 깔려있는 너덜지대다. 숨도 차오르고 다리도 무겁다. 허리가 안좋아 산행을 자제하던 것이 체력으로 증명되는 순간이다. 이 가파른 산판의 끝으로 흰 암봉군락인 가마봉에 오르게 된다. 멋지다. 그리고 양광에 달구어진 바위봉을 식히려는 듯, 바람마져 제법이나 시원하게 불어온다.


<전망대>



<별천리>



<제2전망대>




가마봉에서 시원한 바람에 흘린땀을 식히며 조망을 줄긴다. 일망무제의 조망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가보다. 청명한 날씨에 북으로는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하는 수려한 도락산이 도열해 있고, 동북으로 영인봉과 황정산이 마루금을 만들어 놓는다.  동으로 식기봉을 지난 능선이 만기봉을 지나 신선봉과 수리봉으로 이어져 나가고 남으로 황장봉산(작성산.황장산이라고도 부름)이 하늘금을 만들어 놓는다. 모두가 아름다운 중부 내륙의 산들이다.

<도락산>



<가마봉 오름길>



<가마봉 정상>



<만기봉.식기봉>



<당겨본 식기봉>



<도락산>









<황장산(작성산.황장봉산)>



가마봉을 내려오는 길은 다시 올랐던 곳으로 되돌아가 밧줄을 잡고 암봉을 내려가 우회하여 다시 암봉사이를 넘어 숲길로 내려서야 한다. 가마봉에서 식기봉까지는 지척의 거리다. 숲길도 잠시 다시금 식기봉 암봉을 기어 올라야 한다. 식기봉으로 오르는 길은 밧줄이 없으나, 그리 위험한 길은 아니다. 꺼칠한 화강암반이 신발 밑창을 잘 잡아주기 때문이다. 


<별천리>








<밧줄구간>



                 

   <코바위-만가봉 남릉의 코바위와 다름>                                           <가마봉 내림길>



<식기봉 오름길>



밧줄없는 암벽지대를 낑낑대며 오르면 식기봉 정상이다. 커다란 식기를 엎어 놓은 것 같다하여 식기봉이라 한다. 식기봉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명품바람이다. 땀에 젖은 살갓을 두드려 대는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보약이라도 한재 먹는 기분이다. 그리고 가마봉에서의 일망무제의 조망은 이곳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좋다. 너무 좋아 한참을 식기봉 정상에 머물다 내려온다. 


<식기봉 바위틈에 자란 노송>



<식기봉 정상>



<가마봉>



<작은식기봉>



<식기봉>



<절묘함>



<작은식기봉>



식기봉 아래로 작은식기봉이 놓여 있고, 장화를 닮은 장화바위가 멋스럽게 이웃하고 있다. 식기봉을 내려서는 길은 난코스다. 밧줄을 잡고 위태롭게 내려와야 한다. 식기봉을 내려와 잠시 망설인다. 어데로 갈까? 점심을 먹지 않고 달랑 물한통 들고 온 것이 화근이다. 허리가 괜찮은 것으로 보아서는 더 걷고 싶지만 저혈당 증세가 찾아온다. 밀려오는 허기를 견디며 산행하는 것은 회갑나이로 종 친 것 같다. 

<장화바위>



<밧줄구간>

38308

예전에 만기봉.식기봉 산행을 할 때는 등산로 희미한 남쪽 산비알을 치고 내려온 적이 있다. 이번에는 등산로가 없는 북쪽 산비알을 치고 내려와 내궁기로 하산을 한다. 숲은 울창하고 음습하다. 적막한 산중에 가끔씩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꽤나 크게 들리며, 산속의 적막을 깨트린다. 잡목을 피하여 관목을 잡고 버벅대고 내려오면 사모바위와 사모폭포가 있는 계곡에 다다르고, 벌천리로 이어지며, 산행을 마친다.

도락산 남쪽에 자리잡은 내궁기는 도락산 남쪽 골짜기 안으로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민왕이 이성계에게 쫓겨 평민으로 가장해 머물렀다는 궁터골이 있다. 그래서 이 곳을 내궁기라 부르고, 벌천교회가 있는 곳을 외궁기라 부른다. 아래 사모바위와 사모폭포는 봄에 찾아와 찍은 사진이다. 

<사모바위>



<사모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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