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잔뜩 내려 앉았다. 가끔씩 흩뿌리는 빗방울과 고산에 자리한 산꼬라이데이길은 더위를 한층 덜어 놓은 것 같다. 등산이 허리에 좋지 않다는 재활과장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고, 거산에 오르고 내리기도 만만치 않다. 둘레길이라도 걸어 볼까 싶어 찾아간 곳은 영월군 김삿갓면에 있는 산꼬라이데이 길이다.
관광의 고장 영월은 아름다운 곳이다. 60년대 석탄산업화의 영양으로 이고장엔 많은 광산이 생겨나고 생계를 위하여 광부들이 모여들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살던 곳이었다. 중석광산이 있던 상동에만 2만명의 광산가족들이 모여 살았고, 옥동광산이 있던 이 곳 망경대산 자락에도 1만5천명의 광산인구가 살았다고 한다.
<예밀리 출향인공원>
'산꼬라데이'는 산골짜기를 의미하는 강원도 방언이다. 석탄가루가 날리던 옥동광산 아래로 구름이 모인다는 모운동을 비롯하여 작고 아름다운 절 망경사와 불화박물관을 함께할 수 있는 곳으로 요즘들어 찾는이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불화박물관>
부드럽고 소박한 7부 능선을 따라 걸으며 그 옛날 이 길을 걸었던 김삿갓 시인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고, 인생막장에서 삶을 위하여 탄광 막장에 들어가 삶의 무게를 감내했던 광부의 고난의 흔적을 느낄 수 있으며, 산길을 내려오며 청정자연에서 약초와 버섯을 따러 다니는 심마마니를 만날수도 있는 길이기도 하다.
<망경산사>
'명상 시크릿 로드'를 부제로 달고 있는 ‘산꼬라데이 길’은 망경대산의 주 능선을 명상길, 망경대산길, 광부의 길 등의 테마로 나누어, 숨겨진 옛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 27km구간이지만 그 중에서 걷기 좋고 아름다운길인 망경사길과 광부의 길을 걸어보기로 하였다.
<망경사 오름길>
<망경사 들머리>
산꼬라데이길은 김삿갓포도의 고장인 예밀마을을 지나는 예밀마을길과 굽디굽은 18커브의 굽이길을 차를 몰고 올라야 한다. 그 곳 8부능선쯤에 만봉사 불화박물관과 들꽃으로 화사하게 장식한 망경산사가 니오고 주차를 하고 녹음짙은 숲속길을 걸어 오르면 작고 아름다운 절 망경사가 나온다.
망경사 들머리로 불두화가 화사하게 피어 있고 많은 불상들이 도열하고 있다. 그리고 노송 몇그루가 자리한 전망대에 서면 시원하고 멋스러운 전망이 펼쳐진다. 망경사는 깍아지른 절벽에 지은 작고 아담한 절이다. 법당에는 비구니스님 한분이 열심히 독경을 하고 있다. 시주함에 작은 정성을 표하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본다.
<망경사 불상들>
<망경사 전망대>
<망경사>
망경사를 내려와 솔숲길 아스팔트 포도를 따라 차를 끌고 광부의 길로 가다보면 모운동 전망대가 나온다. 망경대산 산중턱에 옥동광산 광부들이 모여살던 광산촌이던 모운동은 항상 구름이 모여든다 하여 모운동이라 부른다. 한때 만명이상이 모여살던 광산촌은 광산이 문을 닫으며 주민들이 떠나고 지금은 몇몇 팬션과 별장이 들어서고 관광객들이나 가끔씩 찾는 조용한 산골 마을이 되었다.
<모운동>
모운동마을 위쪽 광부의길 진입로 산비알엔 산딸기를 따는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망경대산 산허리엔 이곳 말고도 산딸기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다. 그래서 이곳이 고향인 출향민들이 산딸기 철이면 고향을 찾아와 숙박을 하며 산딸기를 딴다고 한다. 후드득 거리는 빗방울에 개의치 않고 우리 부부도 산딸기 따는일에 동참하였다.
광부의 길은 걷기가 편하다. 코스도 길지 않지만 부드러러운 숲길을 따라 옛 광산의 정취를 느끼며 한바퀴 도는 걷기 좋은 길이다. 길옆으로도 산딸기 군락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산 중턱에 모운동 마을이 만들어지게한 옥동광산의 흔적과 광부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광부의길>
<걷다가도 산딸기는 포기가 어렵다>
옥동광산앞 오토캠핑장은 썰렁하니 잡초만 우거져 있고, 철분성분이 많은 광산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는 황금색을 띠고 있다. 광산 앞으로 광부들이 막장에서 뒤집어 쓴 검은 탄가루를 씻어내던 목욕탕이 있다. 폐옥이 되어 잡목에 둘러쌓인 목욕탕 벽면에는 온갓 낙서가 가득하다. 가난하고 고달펐던 불과 몇십년전의 일들이 아득히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것은 망각의 장단점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알송달송하기만 하다.
<광부들의 목욕탕>
<옥동광산입구>
<누런색을 띤 광산수>
폐광산 앞으로 굉부들이 동전을 던지며 가족의 건강과 광부들의 무사를 소원하였다는 광부의 연못이 나오고 전망대에 오르면 황금폭포가 내려다 보인다. 황금폭포는 철성분이 많은 광상수를 자연수압으로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트려 폭포를 만들어 놓은 곳으로 폭포가 얼으면 황금색 얼음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나, 지금은 작동이 되지 않고 있다.
<탄차와 광부의 동상>
<황금폭포 전망대 오름길>
<황금폭포>
<광부들의 연못>
황금폭포를 지나 잠시 걸으면 모운동마을이 나오고 광부으의 길을 한바퀴 돌게 된다. 모운동 마을 벽에는 벽화를 그려 놓았고 산딸기를 따던 출향민들이 비를 피해 팬션에서 고기를 굽고 있고, 길옆으로 화사하게 피어난 돈나물 꽃이 여행의 정취를 더하게 한다.
노인전문정신과 전문
'산행.여행 > 강 원 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척의 숨은 비경 육백산<무건리 이끼폭포> (0) | 2016.07.11 |
---|---|
정선의 백운산 <하늘길-산철쭉길> (0) | 2016.06.28 |
한국의 나폴리 <장호항>과 <수로부인헌화공원> (0) | 2015.12.29 |
설화와 풍차와 바람의 능선길 <선자령> (0) | 2015.11.29 |
가을에 걷기 좋은 길 <치악산 금강소나무숲길> (0) | 2015.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