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영 남 권

가을에 걷기 좋은길 - 소백산 자락길 '달밭길'

바위산(遊山) 2015. 10. 12. 16:48

<비로사>

<소백산자락길 열두자락길>

 

- 1 자락길 : 선비길, 구곡길, 달밭길

- 2 자락길 : 학교길, 승지길, 방천길

- 3 자락길 : 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 4 자락길 : 가리점 마을 옛 길

- 5 자락길 : 황금구만량길

- 6 자락길 : 온달평강 로맨스길

- 7 자락길 : 십승지 의풍 옛길

- 8 자락길 : 접경길, 대궐길

- 9 자락길 : 방물길, 보부상길

- 10 자락길 : 쌈지길, 소풍길

- 11자락길 : 과수원길, 올망길, 수변길

- 12자락길 : 도란길, 성낭당길, 배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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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락길: 소수서원 → 금성단 → 죽계구곡 → 초암사 → 달밭골 → 비로사 → 삼가동 (12.6km)

   선비길 : 선비촌(소수서원) – 금성단(순흥향교) – 송림호 - 배점분교(삼괴정) → 거리 3.8km          
  구곡길 : 배점분교(삼괴정) - 죽계구곡 - 초암사 → 3.3km(50분)
  달밭길 : 초암사 – 달밭골 – 달밭재 – 비로사 – 삼가주차장 → 5.5km(150분)

소백산 자락길은 국립공원소백산 둘레를 한 바퀴 감는 열두자락(12구간)으로, 총 160km를 잇는 생태 중심의 산자락길이다. 특히 국내 관광부분 최고의 영예인 '한국관광의 별' 생태관광부분으로 최종 선정되었을만큼 자연자원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그리고 '길'로는 유일하게 생태자원 모델화사업으로 뽑혔다.특히 열 두 자락길 중 가장 아름다운 달밭길은 꼭 걸어보셔야 할 소백산 자락길이다. 달밭길은 초암사에서 곧바로 오르면 국망봉이고, 왼쪽으로 산자락을 돌면 소백산의 숨겨진 비경인 달밭길이다. 

달밭길은 광복과 6.25사변 전후에 북한에서 월남한 사람들이 피난처로 모여 살았던 곳이라 한다. 그래서 달뙈기만한 밭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달밭골이라 불렸다는 설이 있으며, 국망봉과 초암사의 바깥 골짜기라는 의미로 달밭골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 옛날 화랑도들이 유오산수하던  길이었다고 하며, 구 한말 의병들이 다니던 길이라고도 한다. 지금은 차도도 없는 오지에서 몇채의 허름한 산채가 남아 있어 요양하는 사람이나 순박한 산 사람들이 조금의 딸뱅이 밭농사와 약초나 산나물 등을 채취하며 살고 있는 곳이다.

들머리 매표소에서 5천원이라는 거금의 주차비를 내고 공원내로 들어서면 소박하고 쓸쓸한 시설지구가 나오고, 옆으로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캠핑장을 지나 비좁은 인도리킹 포도를 덜덜거리고 올라가면 비로사가 나온다. 비로사에 주차를 하고 달밭길로 접어든다. 달밭골 들머리로 깔끔하게 지은 몇채의 팬션이 늘어서 있고 팬션을 지나면 가파른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길옆으로 보이는 작은 억새군락과 이따금 보이는 밤나무엔 알알이 영근 밤송이가 가을을 말하고 있다. 우중충한 날씨다. 가끔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비끝의 가을날씨는 온도를 푹 낮추었고 바람마져 불어 여름 등산복을 무력하게 만들어 놓는다. 방한복을 준비하지 않아 우의를 입고 우산을 쓰고 산길을 오른다. 가파른 초입길이 다리를 무겁게 하고 숨을 차게 만든다. 등줄기에 땀이 솟을만치 오르니, 잦나무 숲이 울창한 고갯마루에 오르게 된다

고갯마루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길을 걷는다. 이곳부터 초암사까지는 완경사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길은 걷기도 좋고 풍경도 좋다. 내리막길 초입 숲속으로 두어채의 산채가 보인다. 사람이 살기는 하는지? 환경이 매우 열악해 보인다. 출입금지 팻말 너머로 빼꼼이 들여다보니, 인기척은 없고, 집토끼 한마리가 수풀에 몸를 숨기고 낮선이를 경계하듯 바라본다. 과자 몇개로 다정하게유혹을 해보나, 험한 세상에 지친 피곤한 인간의 눈빛을 선뜻 받아 드리기는 어려웠나 보다.   

인기척 하나 없이 굳게 닫힌 산채 앞에 그래도 "쉬었다 가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 닫는다. 특히, "복은 상대를 잘 만나는 것, 상대는 선택이 아니다" 라는 글귀가 길을 걸으면서도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는 누구를 잘 못 만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이렇듯 첩첩 산중에 묻혀 지낼까? 나는 왜, 이 적막한 산길을 헐떡이며 걷고 있는 것일까?

산채를 지나 가파르게 내려서면 달밭1교가 나온다. 이곳부터는 제법 주변이 풍경을 만들어 놓는다. 제1교 아래로 제법 깔끔하게 지어진 산채가 내려다 보인다. 인기척은 없으나, 마당에 풀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은 틀림 없는 것 같다. 산길은 가을의 정취를 듬뿍 느낄만큼 단풍이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추색은 완연하다. 1~2주 후라면 좋은 단풍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계속 한길로 걷고 있는데. 빗방울은 오락가락이다. 영락없이 요즘 심하게 변덕스럽고 삐지기 잘하여 스트레스를 만들어 주는 내 주변의 몇몇 사람들과도 같은 모습이다. "다들 힘들어서 그럴꺼야" "이해하고 참아야지" 하며 자위해보나, 그것도 그리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우산을 접었다 펴는 것이 그리 힘든일도 아닌데.... 짜증은 왜 나는 것일까?  

<달밭제2교>

 

 

달밭제2교를 지나면 제법 암곡을 이루는 계곡의 물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풍경도 점점 좋아지고 오대산 소금강계곡만은 못해도 같은 소백산의 명품 계곡인 부곡계곡의 풍경은 머쓱하게 만들만 하다. 가끔 돌밭길도 나오나, 부드럽고 낙옆이 떨어져 뒹구는 계곡길은 부드럽고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오랜 허리 고생으로, 급격히 떨어진 영감의 체력안배는 염두에 없이 자꾸 앞서 달아나는 마누라 따라 잡느라 숨이 차 오른다.

 

 

 

 

 

 

요즘들어 급격히 부실해진 체력에 허리까지 말썽이니, 걷기가 편치 않다. 그래도 방 구석에 틀어 박혀 TV와 씨름을 하던지, 주지육림에 코 처박고 헹~알 행~알 하는 것 보다는 훨 좋다. 그리고 사랑하는 마누라와 함께하는 산행이야 말로 더욱 좋다. "상대는 선택이 아니다"   

<달밭제3교>

 

 

 

 

 

<달밭제4교>

 

 

달밭4교에 다다르니, 풍경은 절정을 이룬다. 더 위쪽에도 단풍이 없고, 아래쪽에도 단풍이 없는데. 중간에 위치한 이곳엔 단풍이 화사하여 제법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한다. 항상 중간이 좋아! 내가 6남매의 중간이라서 하는 말은 아니다. 제4교를 지나면 길은 더 유순해지고 초암사가 멀지 않다. 죽계9곡중 제1곡이 자리한 초암사 들머리에 다다르며 돌밭길 트레킹을 마친다. 작지만 아름다운절 초암사에서 물도 마시고 배설도 하는 냉각수 교체작업 후 주차지인 비로사로 돌아간다. 조금은 식상하지만 길은 하나뿐이다. 오던길을 되돌아 가는길~

 

 

 

소백산 자락딜 돌밭길은 초암사에서 비로사까지 왕복 6.8km로 3시감 남짓 소요되며, 주차장부터 걷는다면 왕복10.4km정도로 4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소백산 자락길 제1코스는 소수서원에서 출발하는 '선비길' 죽계구곡을 걷는 '구곡길' 그리고 오늘 걸은 '달밭길'을 연결하는 길이다. 그러니 먼곳에서 오시는 분들은 한 번에 쭈~욱 걸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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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계제1곡 쉼터>

 

 

<초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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