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강 원 권

바닷가에 솟아오른 침봉의 향연 - 추암촛대바위

바위산(遊山) 2015. 7. 1. 15:10

고장난 허리를 잡느라 산행을 한지도 한달이 넘은 것 같다. 역마살이 끼었는지 집안에 들어 앉아 있는 것은 영 적성에 맞지 않는다. 그래! 이 답답증을 해소하는 방법이 어데 산뿐이더냐? 인자요산 지자요수(仁者樂山 知者樂水)라! 어진 자 산을 찾고 지 자는 물을 찾는다 하였는데, 어진놈 노릇 평생하며 살았으니, 오늘은 모처럼 유식한 놈 한 번 되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 찾아 간 곳이 동해의 푸른바다다.

영월을 지나, 태백준령을 구불구불 넘어 다다른 삼척, 삼척하면 그래도 추암 촛대바위 풍경이 제일 아니던가. 바다속에서 솟아오른 침봉들 그 중에서 송곳처럼 뾰족한 바위가 촛대바위이고 주변을 능파대라고 부른다. 나라안에서 10손가락 안에 든다는 풍경으로 세조때 한명회가 이 곳의 경치를 보고 미인의 걸음걸이를 비유하여 능파대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해변의 바람은 세차다. 그 세찬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너울성 파도가 사납게 울부짖으며 바위를 두드리며 스스로 몸을 부숴버린다. 끝없이 갈구하는 이루질  못할 슬픈 짝사랑의 비애처럼....... 


기암괴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촛대바위에는 하나의 전설이 있다. 옛날에 한 어부가 살았는데, 그 어부는 첩을 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첩이 천하일색이라, 정실의 시기를 사고 말았고, 밥만 먹으면 처첩이 서로 아웅다웅 싸우는데, 종래는 하늘도 그 꼴을 보지 못하고, 그 두 여인을 데리고 갔단다. 그러자 홀로 남은 어부는 하늘로 가버린 두 여인을 그리며 그 바닷가 그 자리에 하염없이 서 있다가 망부석처럼 바위가 되었는데, 그 바위가 지금의 촛대바위라고 한다고 한다. 그 촛대바위 들머리에 해암정(海岩亭)이 있다. 강원도유형문화재로 삼척심씨 종중에서 관리하고 있다. 해암정은 고려공민왕때 삼척심씨의 시조 심동로(沈東老)가 낙향하여 건립한 정자다.


심동로의 자는 한(漢)이요, 호는 신제(信齊)이다. 어려서부터 글을 잘하여 한림원사(翰林院使) 등을 역임하고 고려 말의 혼란한 국정을 바로잡으려 하였으나 권세가의 비위를 거슬려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였다. 이때 왕이 이를 만류하다가 동로(東老:노인이 동쪽으로 간다는 뜻)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 낙향한 후에는 후학의 양성과 풍월로 세월을 보냈다. 왕은 다시 그를 진주군(眞珠君)으로 봉하고 삼척부를 식읍(食邑)으로 하사하였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현종 때 송시열이 덕원으로 유배되어 가는 도중 이곳에 들러 '초합운심경전사'(草合雲深逕轉斜 : 풀은 구름과 어우르고 좁은 길은 비스듬히 돌아든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다.

동해시의 명소인 추암 촛대바위는 수중의 기암 괴석이 바다를 배경으로 촛대바위와 함께 어울려 빚어내는 비경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장소다. 촛대처럼 생긴 기이하고 절묘한 모습의 바위가 무리를 이루며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촛대바위와 주변 기암괴석군을 둘러싼 바다는 수시로 그 모습을 바꾼다. 파도 거친 날에는 흰거품에 가려지며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닮기도 하고 파도 잔잔한 날에는 깊은 호수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곳 해돋이는 워낙 유명해 많은 여행객들과 사진작가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능파대 凌波臺> 

                                                                석천 임억령 ( 1496 ~ 1568) 
         秦帝作長橋(진제작장교) 시황이 일출을 보기위에 놓은 돌다리가 
           歲久風濤決(세구풍도결)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부서진 것인가, 
壯士擲蜀筍(장사척촉순) 어느 장사가 촉나라 죽순을 던져 
      浮出龍王穴(부출용왕혈) 그 석순이 용왕굴에서 떠나온 것인지 

기암괴석에 부딧쳐 하얀 포말을 만들어 내는 풍경, 그리고 촛대바위 옆으로 길게 자리잡은 추암해수욕장의 드넓은 백사장으로 밀려오는 강한 너울성 파도, 아직은 이르지만 바다의 향기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성급한 피서객들의 물놀이 모습이 마냥 평화로운 풍경으로 다가와 잠시 번뇌를 떨구고 생각없이 여름바다에 푹 빠져본다. 아래로 쭈~욱 추암 촛대바위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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